ALM 선교 통신 90호

양한갑/최영인 선교사

하카(Hakha) 부흥회

    하카부흥회는 에벤에셀교회에서 주최되었다. 교회에 도착하자 목회자들이 죄송하다는 말부터 했다. 하카 크리스천들이 생각하는 부흥회(Crusade)는 최소 7일에서 최대 14일 동안 오전, 오후, 저녁까지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입에서 저절로 헉소리가 나왔다. 그런데 하카에 있는 교회들 가운데 4개 교회가 이미 7일 전부터 부흥회를 시작했기 때문에 에벤에셀교회 집회에는 많이 나오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전혀 죄송할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보니 작년에 바룽(Valung)에서 하루 종일 4일 동안 집회를 한 것도 특별한 일이 아니었고, 이번 람챠오에서 하루 종일 한 집회도 특별한 일이 아니었고, 하카신학대학에서 이틀 동안 하루 종일 강의을 한 것도 특별한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오전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14일 동안 모여야 그것을 부흥회라고 말한다니 할 말이 없었다. Chin 크리스천을 깊이 알아갈수록 너무 흥미로운 일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엄청난 도전이 되었다.

    첫 날 집회가 시작되었다. 큰 통성 기도로 예배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찬양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그들의 찬양에서 받은 충격과 도전은 지금도 그 어떤 말로도 표현이 불가능하다. 찬송 하나를 무려 20분 동안 불렀다. 강단에 선 찬양 인도자들의 영성은 온 회중을 압도하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발적으로 강단 앞으로 많은 성도들이 나왔다. 찬양과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는데 그냥 춤이 아니었다. 어린 어린이들까지 앞으로 나왔다. 청년들, 장년들, 노인에 이르기까지 함께 어우러졌다. 성령님의 강력한 임재하심은 모든 회중 가운데 임하시고 계셨다. 선임 예배 인도자는 뜨거움을 이기지 못하고 강단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오랫동안 기도를 했다. 그러나 찬양은 중단되지 않았다. 결국 어린아이들까지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했다. 지난 30년 동안 목회를 하면서 그와 같은 찬양 예배는 본 적이 없었다. 특별히 예배 속에 들어나는 하카 어머니들의 영성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이 될 수 없었다. 부흥회를 인도하려고 온 목사였지만, 그 하늘의 사람들과 함께 드렸던 그 높은 예배는 영광이었다.

    긴 여정과 수면 부족 그리고 계속된 집회로 인해서 조각날 대로 조각났던 몸은 어느새 다 치유되고 있었다. 첫 집회에서부터 마지막 집회를 마칠 때까지 피곤함을 단 1분도 느낄 수가 없었다. 특별히 준비해 갔던 설교 원고는 30%도 사용할 수 없었다. 강단에 서면 아담이 통역하는 시간에 그 다음 할 말씀을 성령님이 계속해서 머리 위로 내려주셨다. 양곤에서 출발할 때 아담에게 하카에서 전할 설교 원고를 건네주며 통역을 위해서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머릿속에 집어넣으라고 했었다. 그래서 첫 번째 설교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갈 때 아담에게 “오늘은 내가 설교한 것이 아니었다. 준 원고대로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라고 했다. 아담목사는 비행기에서 읽었던 설교보다 몇 십 배 더 강력한 성령님의 메시지였다고 말했다. 강단 위에 서기만 하면 확 바뀌는 설교는 3일 동안 계속 되었다. 내가 할 수 있었던 설교가 아니었다.

    설교 후에는 안수 기도가 있었다. 머리에 손을 얹으면 이미 그들의 머리는 불덩이가 되어 있었다. 얼굴에는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들의 기도가 멈추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하나님이 모두를 붙잡아 주셨다. 부흥회는 은혜 충만, 성령 충만한 가운데 마쳤다. 헤어질 수 없는 아쉬움이 예배 후에도 우리들을 오랫동안 붙잡아 놓고 있었다.

    긴급 모임이 교회 사무실에서 있다는 전달이 왔다. 나도 참석을 해야만 한다는 전달이었다. 교우들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교회 사무실로 내려갔다. 약 20명이 모여 있었다. 담임목사님이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했는데 대부분 장로님들이었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 일어나 이번 집회에서 받은 은혜와 감사 인사들을 짧게 짧게 했다. 그리고 긴급하게 모인 모임의 본론이 나왔다.

    외국인 선교사가 하카에 와서 부흥회를 인도한 것은 하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큰 은혜를 받았다는 인사부터 했다. 그러면서 두 가지 부탁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이번에 주신 말씀들을 들으면서 하카에 있는 모든 목회자들이 양목사를 반드시 만나야만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러니 하카 목회자들만을 위한 세미나를 1주일 동안 인도해 달라. 그리고 두 번째는 하카 크리스천들을 위해서 다음에는 3일이 아니라 14일 동안 부흥회를 인도해 달라고 했다.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하카에 내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시 오겠다고 답변을 했다. 장로들은 언제 다시 오겠느냐고 밀어붙였다. 그것은 아담목사를 통해서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날짜를 주지 않으면 보내 주지 않을 기세였다. 그때 담임목사님이 “그것은 하카에 있는 우리가 열심히 기도하면 빨리 응답을 받을 수 일이다.”라고 하면서 양목사는 내일 새벽에 칼라이미오로 내려가야만 하기 때문에 이제 그만 그를 보내줘야 한다고 해서 나를 구출해 주었다.

    호텔로 돌아왔다. 잠을 청할 수가 없었다. 여전히 침대는 축축했고, 여전히 밍크 담요에서는 썩는 냄새가 풀풀 났지만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람챠오에서 만났던 수 백 명 청년들, 하카 신학대학에서 만났던 보배 같은 신학생들, 에벤에셀교회에서 만났던 하카의 어머니들을 비롯한 수 백명의 뜨거웠던 성도들의 열정 때문이었다. 하카로 오는 길을 그렇게 가로막으려고 질기게 괴롭혔던 사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침대 위에 누었지만 천장은 돌지 않았다. 그리고 혼자 중얼거렸다. “칼슨선교사님, 지금 내 말을 듣고 있다면 들으십시오. 당신처럼 하카가 오늘 저를 품어주었습니다.” 주신 은혜와 붙잡아 주신 축복 때문에 잠을 쉽게 청할 수가 없었다.

부족한 종을 위해서 기도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모든 찬양과 감사와 영광을 여러분 그리고 하카의 형제들과 함께 올려드립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