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 선교통신 92호

양한갑/최영인 선교사

메얀청 선교 센타에 교육정보센타 설치

    교회정보기술연구원(CITI) 선교팀 정철우목사님, 안만호목사님과 함께 메얀청 선교를 가졌다. 특별히 정목사님은 본 선교회 창립 이사이며, 선교회 웹사이트 제작해서 현재까지 운영 관리자로 섬겨주고 계신다. 특별히 이번에 정목사님이 설립한 사단법인 교회정보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특별 컴퓨터 시스템을 메얀청 선교 센타에 최초로 설치하게 되었다. 원래는 20대를 설치하려고 했으나 인천공항 세관에서 17대를 압수당해 메얀청에는 3대만 설치하게 되었다. 인터넷이 없고,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서도 와이파이(Wifi) 기능처럼 많은 데이터 정보를 수 십 명이 동시에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메얀청은 인터넷 서비스뿐만 아니라 쉘폰 시그널도 잡히지 않는 철저히 고립된 지역이다. 그런 사막과 같은 곳에 IT 오아시스가 설치된 것이다.

     일반 인터넷 네트워크와는 접속되지 않는다. 단지 CITI에서 보유하고 있는 교육용 데이터 정보에만 접속된다. 그 안에는 초등학교 전 과목을 비롯해서 전문 분야 과목까지 다양한 학습이 가능한 동영상 자료들이 저장되어 있다. 특별히 크리스천 애니메이션과 영화들도 저장이 되어 있어서 선교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영화 상영을 위해서 프로젝터까지 기증해 주셔서 메얀청에 크리스천 영화관이 생긴 셈이다. 이 설치에 필요한 모든 경비를 교회정보기술연구원(CITI)에서 담당해 주셨다. 엄청난 정보 도서관을 설치해 주신 정철우목사님과 CITI 선교팀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메얀청 한센센타 방문

     두 분 목사님과 함께 메얀청 한센센타를 방문했다. 모든 분들이 여전히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준비한 간식이 너무 작았지만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주셨다. 기도 후, 예수의 이름이 선포될 때, 모든 한센인들이 “아멘”이라고 했다. 가슴 뭉클한 감동이 되었다.

Hope Children Home 고아원 방문

     양곤 시내에 있는 한 고아원을 아침 일찍 방문했다. 마침 아이들이 등교를 하려던 집에서 나오는 참이었다. 원장 Josiah는 45명 대부분의 아이들이 전쟁고아들이라고 했다. 카렌(Karen)에서 내려온 아이들, 카친(Kachin)에서 내려온 아이들, 멀리는 티벳(Tibet)에서 내려온 아이들도 있었다. 모두 미얀마 정부군과 내란이 지금까지 되고 있는 지역이었다. 아이들은 그 전투에서 전사한 소수민족 군인들의 자녀들이었다. 부모들이 말라리아와 결핵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서 고아가 된 아이들도 있었다. 어린 나이에 큰 아픔을 겪은 아이들이었다. 예수의 복음을 통해서 그들의 아픔이 위로를 받고, 그들의 상처가 회복될 수 있기를 기도했다.

     다른 고아원들처럼 Hope Children Home 고아원도 개인용 방은 없었다. 남학생 전체가 큰 홀에서 함께 잤다. 여학생 역시 커튼 하나 없는 뻥 뚫린 방에서 함께 잤다. 옷장도 없었다. 여기저기에 보자기로 묶은 짐들이 보였다. 각자의 옷을 싸놓은 보따리들 같았다. 식당 역시 어디를 보아도 먹을 것이 보이지 않는 텅 빈 부엌이었다. 그처럼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는 많은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마음 듬뿍 느낄 수 있었던 방문이었다.

Royal Kids Myanmar 고아원 방문

     두 번째 고아원은 메얀청으로 가는 길에 있었다. 큰 길로부터 두 개 냇가를 건너야만 했다, 대나무로 만든 다리였는데 흔들리는 것은 둘째 치고 너무 낡아서 “바삭바삭” 깨지면서 아래로 "풍덩" 떨어질 것만 같았다. 사내아이들이 냇가에서 옷을 훌렁 벗고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우리를 보자 서둘러 강둑 위로 올라왔다. 고아원 아이들이었다. 멀리 집 세 채가 눈에 들어왔다. 왼쪽 집은 몇몇 남자 아이들이 자는 작은 오두막이었다. 오른쪽 집은 조금 컸는데, 아래층에는 남자 숙소가, 2층에는 여자 숙소가 있었다. 우리의 도착을 알게 된 아이들이 밖으로 나왔다. 호랑나비들처럼 날아서 앞으로, 옆으로, 뒤로 철거덕 철거덕 붙었다. 유난히 내 손을 꼭 잡은 아이들이 많았다. 그냥 잡은 것이 아니라, “다시는 헤어지지 않을 거예요”라고 하는 것처럼 애절함이 손끝으로 전달이 되어 왔다. 아이들과 함께 중아에 있는 작은 집으로 갔다. 예배실이었다. 아이들은 논에 심겨지는 벼들처럼 순식간에 자기 자리들을 찾아서 꼭꼭 들어가 앉았다. 예배가 시작되었다. 사실 아이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예배가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하나 더 다른 고아원을 방문해서 [미얀마 복지 선교]에 대한 가능성을 좀 더 알아보고자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50명 아이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게 되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찬양은 감동이었다. 그냥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눈을 지그시 감고 진지하게 찬양하는 모습에서 하카 신학생들의 모습을 보았다. 은혜와 축복의 시간이었다.

     예배를 마치고 원장 잔윈(Zan Win)목사를 만났다. 잔윈목사는 복음 전도자(Evangelist)로 모슬렘 지역인 라킨(Rakhine) 주(州)를 다니면서 약 6년 동안 60개 교회를 세웠다고 한다. 그때 미얀마 정부군과 불교 신자들에게 공격을 받아 전쟁고아가 된 모슬렘 자녀들을 보고 고아원 선교에 헌신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 모슬렘 아이들이 지금은 신실한 크리스천들이 되어 있었다.

    설립할 때부터 지금까지 정부 후원이나 외부의 후원 없이 고아원을 운영해 오고 있었다. 식량 공급을 위해서 손바닥만 한 논에 쌀농사를 짓고 있었다. 바나나도 심고, 오리도 사육하고, 작은 양어장도 있었다. 그런데 식수가 없었다. 아이들이 수영했던 그 냇가에서 물을 길러다가 먹는다고 했다. 식수로 사용될 수 없는 수질이었다. 우물이 절실히 필요한 고아원이었다.

     예배실 안에 붙여놓은 5대 기도 제목이 눈에 띄었다. 첫째 필요한 후원이 이루어지게 해주십시오. 둘째 영육이 강건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셋째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넷째 남자 기숙사가 필요합니다. 다섯째 1주일에 적어도 세 번 고기나 생선을 먹을 수 있게 해주십시오. 다섯 번째 기도 제목을 읽을 때 눈물이 핑 돌았다. 목표가 세 번인 것을 보니 그렇게 먹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처럼 배가 고픈 아이들이었지만, 아이들의 모습에는 슬픈 표정이 없었다.

     우리를 보내는 것이 아쉬웠는지 아이들이 지남철처럼 붙어서 따라왔다. 큰 길까지 많은 남자 아이들이 따라 왔지만, 여자 아이들은 강둑 위에 서서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물도 없는 들판에 천사 같은 아이들을 두고 떠나는 발걸음이 너무도 무거웠다.

     두 고아원을 돌아볼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큰 은혜였다. 아이들을 만난 것도 큰 축복이었지만,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귀한 목회자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더 큰 축복이었다. 첫 번째 고아원 원장 Josiah는 주변 2km 안에 고아원이 6개가 더 있다고 했다. 양곤에 고아원이 모두 몇 개가 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조사한 사람도 없고, 조사한 국가 기관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분명했던 것은 정부 보조도 없이, 외부의 보조도 없이, 허리를졸라매고 많은 크리스천들이 전쟁고아들을 돌보고 있다는 점이었다. 특별히 두 번째 고아원 원장 Zan Win목사는 느헤미야와 같은 사람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그의 깊은 영성과 강한 리더쉽을 따라서 많은 아이들이 그를 따라서 하나님의 도성으로 향하고 있었다. 미얀마의 미래들이 그런 척박한 곳에서 그렇게 힘차게 자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