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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M 선교통신 169호 마지막 날의 모습들

양한갑님 | 2020.04.08 10:27 | 조회 103

ALM 선교통신 169

동남아한센선교회

양한갑/최영인 선교사

 




마지막 날의 모습들이 여기 필리핀에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전 세계가 끙끙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코로나 때문에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된 것 같습니다. 한 국가가 국민 보건을 위해서 준비하지 못했던 허술함들이 낱낱이 민낯으로 들어났고, 이 난리 속에서도 부당한 이득을 챙기려는 악한 자들의 흑심도 들통났고, 정치인들은 나랏돈으로 자기 세력을 넓히는데 쓰려고 빠득빠득 안간힘을 다하고, 여기저기에 꽂아놓았던 비밀들이 하나하나 폭노되는 것 같습니다. 필리핀에서 살은지도 오래되었지만, 필리핀이란 나라가 정말 이런 나라였는가 할 정도로 매일 매일 놀라고 있습니다. 필리핀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하는 마음으로 지금 필리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중 몇 가지를 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마지막 날에 있을 일들이 조각구름처럼 떠오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선별진료소 앞에서 일방통행 하는 사람들

   검진 키트도 부족한 상황에서 대기줄에 서지 않고, 고급 차에서 내리자마자 곧바로 선별진료소 안으로 들어가 검진을 받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응급 환자들이 아닙니다. 돈 있고, 백 있는 사람들입니다. “혹시나해서 미리 체크를 해보는 사람들입니다.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들(PUI: Person Under Investigation), 아니 가난하고, 백이 없는 사람들은 그 "일방통행" 사람들이 마치고 나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만 합니다. 필리핀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민주주의는 모두 사람을 위아래가 없이 평등하게 여깁니다. 그런데 민주주의 국가라고 말하는 필리핀에서 인간의 평등은 돈과 권세 앞에서 그처럼 균형을 잃고 맙니다. 마지막 날, 적그리스도 앞에서 인간의 인권은 그처럼 산산이 파괴되고 말 것입니다. 

 




빈곤층에게 지급되는 현금 보조비(Cash Aid) 

   필리핀 정부는 빈곤층 1,800만 가정에게 두 달 동안 지역에 따라 매월 5,000페소(12만원)에서 8,000페소(20만원)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빈곤층 1,800만 가정을 선별해내는 기준이 모호합니다. 필리핀의 인구는 1억 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필리핀에는 아직까지 주민등록증이 없습니다. 그것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개인별 데이터 베이스가 없다는 뜻입니다. 사진도 없고, 지문 정보도 없습니다. 특별히 가장 모호한 것은 빈곤층과 서민층으로 나누는 경계선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방이 하나 있으면 빈곤층이고, 방이 두 개 있으면 서민층이 됩니까? 자건거가 한 대도 없으면 빈곤층이고, 오토바이가 한 대라도 있으면 서민층이 됩니까? 먹을 것이 없는 서민층도 불만을 터트리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필리핀 중앙정부는 각 지자체 단체장들에게 각 동사무소에서 빈곤층 대상자 명단을 만들어 중앙정부로 올리면 심사해서 통과된 가정에게 현금 보조비를 내려 보내겠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물속에 큰 몸통을 숨기고 물 위로 눈만 빼꼼이 올려놓고 목표물을 무섭게 노려보고 있는 악어들이 생각났습니다. 그 악어들처럼 중간에서 빈곤층을 위한 보조비를 빼먹을 수 있는 틈을 찾기 위해서 무섭게 노려보고 있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싶었습니다.


   그 염려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고난주일 예배를 마치고, 교인들이 다 돌아간 후에, 한 여자가 교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바농(Banong)전도사가 교회 현관 쪽으로 가서 그 여자를 만났습니다. 한 참 동안 이야기를 하더니, 그 여자가 건네준 종이에 뭘 쓰고 있었습니다. 여자가 떠나고, 바농에게 뭐냐고 물었습니다. 바농는 웃으면서, “하하하, 목사님, 제가 현금 보조비를 받을 수 있는 대상이라고 하네요. 확인을 위해서 제 주소와 이름과 사인을 달라고 해서 해주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에게 몹시 화를 냈습니다. “교회에서 월급을 받고 있는 네가 빈곤층이냐? 맞아? 정말 그래? 나중에 누군가가 네 이름으로 나온 보조비를 중간에서 가로채고, 너에게는 중앙정부의 심사 결과, 자격 미달이 되었다고 할지 모른다. 지금 악한 자들이 중간에서 빈곤층을 위한 보조비를 빼먹기 위해서 가짜 리스트를 만들고 있는데, 전도사가 그런 일에 협조를 해! 너 같은 사람 때문에 진짜 가난한 빈곤 가정들이 보조비를 받지 못하게 되는거야.”라고 호되게 야단을 쳤습니다. 마지막 날, 사회 정의와 공의는 악한 자들에 의해서 그렇게 매도될 것입니다.

 




필리핀 죄수들이 겪고 있는 공포

   필리핀의 감옥은 지옥입니다. 필리핀에도 기결수 교도소가 있고, 미결수 교도소가 있습니다. 문틴루파(Muntinlupa)는 기결수를 위한 교도소인데, 201912월까지 총 49,114명이 수감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필리핀 전국에는 476개 미결수 교도소가 있는데, 134,549명이 수감되어 있습니다. 50명 정도 누울 수 있는 감방 하나에 200명이 들어가 있습니다. 살과 살을 완전히 밀착해서 앉아야 합니다. 금방 들어온 신참 죄수들은 앉아서 자야 합니다. 고참(?)들은 철판으로 만든 선반 위로 올라가 잡니다. 각 선반의 높이는 앉으면 머리가 닿는 높이입니다. 실제로 닭장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지금 필리핀은 1년 중 가장 더운 영상 35도에서 40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감방 안에 땀 냄새는 독가스처럼 수감자들을 괴롭힙니다.


   필리핀 정부에서는 [거리두기] 지침을 강력하게 하달했습니다. 거리에는 사람도, 차도 볼 수 없습니다. 슈퍼마켓과 약국 앞에는 1미터 이상 간격을 유지한 채 서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교도서 안에서는 1cm가 아니라, 1mm 간격도 만들 수가 없습니다. 저는 지금 교도소 선교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필리핀 교도소 안에 있는 모습을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과장된 사진이 아니라, 지금 제가 보고 온 교도소 모습 그대로입니다. 그 밀집된 공간 안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염된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


   교도소 안에 있는 사람들은 죄를 지은 사람들입니다. 교도소 밖에 있는 사람들도 죄를 지은 사람들입니다. 교도소 안에 있는 사람들은 죄를 짓다가 들킨 사람들이고, 교도소 밖에 있는 사람들은 아직 들키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해서 그들은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가 되었지만, 그들의 목숨은 정부의 것이 아닙니다. 그들을 이 밀집된 환경에 가두고 방치하는 사이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침투하게 되면 다 죽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간염을 막기 위해서 80% 이상 형기를 마친 모범수들은 석방해줘야 합니다.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을 달라고 시위했던 사람들은 즉시 석방시켜야 합니다. 형 집행이 많이 남아 있는 사람들은 감염 차단을 위해서 휴교 중인 학교 교실과 같은 시설에 임시로 분산 수감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는 죄수들의 고통과 공포를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죄수는 인권이 없는 귀찮은 물건과 같습니다. 마지막 날에 적그리스도는 사람들을 그렇게 취급할 것입니다. 인격체가 아니라, 그의 명령에만 복종하고 따르는 로봇에 붙여진 [번호]로만 취급하고 통치할 것입니다. 적그리스도 자신이 [666]이기 때문입니다.

 




또 사살

   필리핀 국회는 323일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국가 비상 통치권]을 부여했습니다. 국회의 사전 동의 없이 대통령이 원하는 법을 만들어 즉시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 통치권]이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 다음 날 324[Bayanihan to Heal As One Act] 법을 공포했습니다. 그 법 안에 있는 수많은 조항들을 다 열거할 필요는 없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내 법을 따르지 않는 자들은 다 죽이라.”는 법이었습니다. 거리로 나아와 먹을 것을 달라고 외치는 시민들을 체포했고, 그 동네 사람들에게는 [국물도 없는(No Mercy)] 복수를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사살해도 좋다는 대통령의 명령때문에, 며칠 전 민다나오(Mindanao) 섬에서 60대 남자가 검문소에서 사살되었고, 어제(47)는 마닐라에서 가까운 라구나(Laguna)에서 39세 여성이 검문소에서 사살되었습니다. 마지막 날에 적그리스도에게 죽음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에게는 생명을 존귀하게 여기는 인식이 없습니다. 이마에 인을 받겠느냐? 아니면 죽음을 받겠느냐?라고 물을 것입니다. 적그리스도는 네 생명을 지키는 것은 내가 아니라, 네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는 죽고 사는 모든 책임을 힘없는 자에게만 떠넘길 것입니다.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Sara Duterte: 411978년생)311일 갑자기 필리핀 육군 예비군 대령(Colonel) 임관식을 가졌습니다. 아버지 두테르테는 20년 이상 민다나오 다바오 시장이었습니다.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그 시장 자리를 그의 딸 사라에게 물러주었습니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입니다. 앞으로 2년 후에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필리핀에서는 두테르테가 대통령 자리를 다바오에서처럼 그의 딸 사라에게 물려줄 것이라는 소문이 오래 전부터 흘러 나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라가 머리를 남자처럼 짧게 자르고, 군복을 입고 대중 앞에 나타났습니다. 군대 훈련소 앞에도 가본 적이 없는 사라의 견장에는 소위도 아니고, [대령] 계급장이 붙어있었습니다. 두테르테 가문은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 것입니까? 국가적 위기를 그들의 개인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필리핀의 내일이 너무 너무 걱정되고 염려스럽습니다.

 




너만 있고, 우리가 없습니다.

   지금 필리핀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엉뚱한 것들과 싸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위로부터는 공포 정치가 내려 오고, 중간에서는 악어들이 가난한 자들의 밥 그릇을 가로채고, 특권층은 마음대로 일방통행을 하면서 활보하고, 없는 사람들과 갇힌 사람들은 사살이 되어도 불평 한 번하지 못하고 그 죽음을 운명으로 받아드려야만 합니다. 필리핀의 숨겨진 비밀들이 이렇게 악할 줄은 몰랐습니다.


   필리핀에는 지금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없습니다. “우리 함께 이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자는 말이 없습니다. 대통령은 우리 함께라는 단어를 모른 것 같습니다. “내 법을 어긴 자는 죽어도 돼.”라는 말만 아는 것 같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는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던 양 한 마리를 꺼내주셨습니다. 법을 좋아했던 자들은 이때다 싶어 모세의 법을 가지고 나와서 쫀쫀하게 따졌습니다. 예수님께는 법보다도 위기에 빠진 한 생명을 구하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한 마리의 잃은 양을 찾기 위해서 99마리 양을 두고 위험한 길로 떠나셨던 예수님이셨습니다. 우리가 그 분의 양이 되었다는 그 자체가 얼마나 감사하고,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필리핀 거리에는 떨어진 낙엽으로 수북합니다. 가을이라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 가물어서, 너무 더워서 나뭇잎들이 이글거리는 햇볕에 타서, 죽어서 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처럼 죽어서 떨어지는 그 낙엽들이 가난한 필리핀 형제와 자매들로 보이는 것은 저만의 착시는 아닐 것입니다. 힘없는 필리핀 사람들이 너무 가엾고 안쓰럽습니다


   20살 때 예수님을 영접하고, 지난 40여 년 동안 크리스천으로 살아오면서, 이렇게 고통스런 고난주간을 맞이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이런 아픔과 고통을 주시는데는 하나님의 섭리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 뜻을 알기까지 더 겸손히 엎드려 무릎으로 이 고난주간을 지나가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과 용서와 축복이 부활절의 승리와 함께 여러분들에게 충만히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필리핀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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