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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M 선교통신 170호 부활절 예배

양한갑님 | 2020.04.12 16:08 | 조회 100

ALM 선교통신 170

동남아 한센 선교회

양한갑/최영인선교사

 




주님과 함께 했던 부활절 예배

 


부활절 예배


   모든 찬양과 경배와 영광을 부활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올려드립니다.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부활절 예배가 드려지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필리핀 딸라에서는 하나님의 은혜로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필리핀에서도 부활절 예배는 금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두테르테 법을 어긴 자는 총으로 사살을 해도 좋다는 대통령의 명령이 공포되어 있었습니다. 두테르테 특별법에 의하면 430일까지 어떤 종교든 모든 모임과 예배는 가질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필리핀에는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인프라가 준비되어 있지 못합니다. 그래서 천주교회도, 모슬렘도, 개신 교회도 모든 예배를 닫았습니다. 그런데 딸라교회는 지난 주에 고난주일 예배를 드렸고, 오늘은 부활절 예배까지 드렸습니다. 필리핀 정부를 상대로 무모한 짓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칫 잘못하면외국인 신분으로 추방을 당할 수 있고, 교인들은 범법자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예배를 드릴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공산권 지하교회 성도들처럼 순교를 각오하고 드렸던 예배는 아니었습니다. 무서운 폭우가 지나고 평화롭게 향해했던 노아의 방주처럼, 거센 폭풍과 파도를 잔잔케 하신 후에 평화롭게 항해했던 갈릴리 제자들의 배처럼, 저희는 오늘 특별한 은혜의 바다에서 그렇게 평화롭게 항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즐거웠던 예배 이야기를 전해드려고 합니다.

 

   집에서 교회로 갈 때마다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렸습니다. 여러 개 검문소를 통과할 때마다, 324일에 딸라 동사무소로부터 받았던 [긴급 식량 수송 차량]이란 증명서를 제시하면 무조건 통과시켜 주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 증명서를 받았던 다음 날부터 저희는 쌀 배급을 시작했습니다. 매주 수요일과 주일에 교인들에게 쌀 5kg씩을 주었는데, 오늘까지 73 가마니를 배급했습니다. 이 쌀 배급은 5월 마지막 주일까지 이어집니다. 그때까지 약 200가마니의 쌀이 배급될 것 같습니다. 믿음으로 시작했던 일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쌀 헌금을 보내주셨습니다. 한국에서 김광훈집사님, 나애란선생님,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조용숙권사님, 손신실권사님, 뉴질랜드에서 이현모장로님, 미국에서 ECO 선한목자교회(고태형목사님)가 후원해 주셨습니다.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루존 섬이 통째로 격리되면서 곧바로 쌀 배급을 시작했던 것은 딸라교회 성도들의 형편이 그만큼 위급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경제적 형편으로 보면, 그들은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를 의지한 중환자와 같았습니다.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하는 것은 집에서 굶어 죽으라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쌀 배급을 한 두 번만 하는 교회 자선행사(?)로 진행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324일에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던 하나님께 지금은 깊은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까지 딸라 사람들은 필리핀 정부로부터 쌀 한 톨 보조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딸라에서 유일하게 저희 교회만 매주 2회 쌀을 배급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희 교회 성도들뿐만 아니라 주변에 먹을 것이 없어서 굶고 있는 가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저희의 섬김을 넓히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부활주일을 맞아 가난한 이웃 100가정에게도 쌀을 배급했습니다. 이웃들을 위해서는 오늘 한번만 섬기기로 했었는데, 오늘 나온 분들을 보니 정말 쓰러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쌀 배급을 2주 연장해서 419일과 26일 주일에도 딸라교회 성도들뿐만 아니라 가난한 이웃 200 가정을 선정해서 쌀을 배급하겠다고 광고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그 감사를 여러분들에게 전합니다.

 

   쌀 배급 외에 주일학교 어린이들에게는 매주 주일 오후에 특별한 선물이 배달됩니다. 선물 꾸러미에는 10개 정도 다양한 간식과 그림 그리기 재료들이 함께 들어갑니다. 오늘은 부활절 주일이라 장난감을 하나씩 더 넣어서 전달했습니다. 지금 딸라 어린이들은 감옥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두 평짜리 방 한 칸에서 나오지 못한 채 한 달째 갇혀서 지내고 있습니다. 길거리로 나오지도 못합니다. 그래서 매주 전달되는 선물 꾸러미는 어린이들에게 큰 기쁨이 되고 있습니다. 60세 이상 된 노인들에게는 매주 2회 교회에서 준비한 특별한 점심 도시락이 전달됩니다. 원래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잘 이기시라고 비타민 C를 드리려고 했지만, 비타민이 품절되어 단 한 개도 구입할 수 없어서, 특별 점심 도시락으로 대신 드리고 있습니다. 노인들에게도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섬기고 있는 일들을 이렇게 길게 말씀드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섬김이 딸라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향기로 퍼져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저희가 순조롭게 고난주일 예배와 부활절 주일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해준 일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두테르테 법으로는 예배가 금지되어 있었지만, 동사무소 직원은 우리의 예배를 묵인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악한 사탄이 교회를 해하려고 한다면 악한 짓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지혜롭게 예배를 위장했습니다. 고난주일 때는 4부 예배로 오전 8, 9, 10, 11시에 드렸습니다. 성도들을 분산해서 교회로 오도록 했습니다. 부활절 예배도 동일한 방법으로 드리겠다고 광고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48일 수요일, 딸라에 확진 환자 1명과 의심 증상 환자 10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정부에서 강력한 격리 조치가 내려왔습니다. 전도사들에게 매 시간 상황을 보고하라고 했습니다. 확진 환자는 병원에 격리되었고, 의심 증상 환자들은 가택 격리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토요일 오전에 전도사들을 동사무소로 보냈습니다. 412(주일)에 교회에서 쌀 배급을 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동사무소로부터 놀라운 대답을 받아왔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가난한 주민을 위해서 쌀을 배급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딸라교회의 쌀 배급은 예외 규정으로 두고 특별히 허락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믿음으로 허락될 것을 믿었지만, 딸라교회 Facebook에 올리는 예배 광고 포스터는 엉뚱한 것을 올렸습니다. 내일 부활절 예배는 없습니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우리를 잘 알지만, 파견나온 경찰과 군인들은 우리를 잘 모르고, 그들은 정부의 지시대로만 움직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부활절 예배를 더 철저히 위장해서 준비해야만 했었습니다. 그래서 전도사들에게 별도의 지시를 내렸습니다. SNS(Facebook)을 통해서 공개적으로는 "부활절 예배는 없다"는 광고를 올렸지만, 비공식적으로 비상연락망을 통해서 모든 교인들에게는 고난주일처럼 교회에서 부활절 예배가 있다고 알리라고 했습니다.

 

   47(화요일)에 주문했던 열화상 체온계가 교회에 도착했습니다. 알코올 손 소독제도 충분히 확보했습니다. 그래서 교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안내문을 전달했습니다. “부활절 예배는 10부 예배로 드립니다. 오전 7시에 첫 예배를 시작으로 매 30분마다 1130분까지 열 번 예배를 드립니다. 교회에 올 때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합니다. 체온이 37.5도 이상이 되면 입장할 수 없습니다. 입장할 때 알코올 소독제로 반드시 손을 닦아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는 1미터 거리두기를 지켜야 합니다. 성도끼리 접촉은 없어야 합니다. 예배 후, 쌀을 받은 후에는 즉시 가정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성도들은 이미 고난주일에 해 본 일이었기에, 10번의 예배는 혼란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교회에서 약 20미터 앞에 검문소가 있었습니다. 경찰과 동사무소 직원들 약 10명이 항시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들이 밖으로 나온 저를 보자 멀리서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몇 사람은 저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워주었습니다. 30분마다 교회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가슴에 쌀이 가득 들려 있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예배를 다 마치고, 검문소 앞으로 지나갈 때, 몇 사람이 저에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저희들을 위해서는 뭐 없습니까?” “미안해요....” “아닙니다. 그냥 해 본 말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습니다.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눈감아 준 그들에게 내가 감사의 인사를 해야만 했습니다.


   이제는 여러분에게 드리고 싶은 말을 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계셔서 너무 너무 감사했고, 행복했었습니다. 제 주머니에 돈은 없었지만, 성령님의 지시에 순종하고 일을 덜컥덜컥 저지렀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항상 주님과 여러분이 그곳에 계셨습니다. 이번에도 굶주린 필리핀 형제들을 마음껏 도울 수 있도록 주님께서 여러분을 제 곁으로 보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더 크신 축복하심이 여러분에게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딸라 성도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선교사가 나오라고 해도 두테르테 대통령의 공포정치 때문에 집에 납작 엎드려 있었을 것인데, 딸라 성도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서 더 단단한 크리스천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두테르테 법을 어기면 체포될 수도 있는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예수의 신앙을 어떻게 지켜야만 하는지 배워가고 있습니다. 어떤 종교도 [예배]라는 모임을 갖지 못하게 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어떻게 예배를 드릴 수 있는지 성도들은 배워가고 있습니다. 쌀 배급을 통해서 우리는 그렇게 하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두테르테 법이 두려워서 검문소를 피해서 다른 길로 돌아가고 있지만, 딸라교회 성도들은 교회 앞에 쳐놓은 검문소 앞을 당당하게 질러서 교회로 들어와 예배를 드리고 돌아갔습니다. 오늘 그렇게 부활절 예배 앞으로 나왔던 성도들은 약 200명이었습니다. 쌀 때문이었을까요? 먹고 살기 위해서 그런 위험을 감수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예배는 포기할 수 없는 성도들의 기쁨이고, 의무이고, 특권이고, 영광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선교사가 열 번의 예배를 마련해 놓고 나오라고 했을 때, 성도들은 그 예배의 부름 앞에 아멘하고 나왔습니다. 그들은 큰 시험을 그렇게 담대히 통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딸라교회 성도들이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이 은혜와 승리를 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모든 찬양과 경배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또 한 가지 기쁜 소식


   지난 48일에 드린 선교통신 169호에서 저는 여러분에게 필리핀 교도소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이대로 계속 간다면 재소자들이 한 날에 다 죽을 수도 있으니, 필리핀 정부는 속히 재소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서 조기 석방을 해주거나, 지불해야 할 보석금이 없는 사람은 면제를 해주거나, 그것도 안 되면 임시 수용소를 만들어 죄수들을 분산 수용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인터넷으로 필리핀 일간지를 보는데, 너무 너무 기쁜 소식이 있었습니다. 필리핀 법무부가 오늘 재소자들 가운데서 몸이 쇠약한 사람과 형기를 90% 이상 마친 사람과, 보석금이 많지 않는 사람들은 가석방시켜주기로 결정했다는 보도였습니다저는 매주 월요일마다 한 교도소에서 재소자를 상대로 교정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이 가석방 소식을 들은 형제들과 자매들이 얼마나 기뻐하고 있을까를 생각하니 오늘 부활절에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는 너무도 크고, 너무도 놀라운 선물이 되었습니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제 입에서 외친 첫 말은 예수 부활하셨네!였습니다. 그런데 교회로 가면서는 불만이 섞인 푸념을 하면서 갔습니다. “부활절 예배를 열 개로 쪼개서 드리다니... 세상에... 이런 부활절 예배가 어디 있어. 난생 처음이다그런데 이 선교통신을 쓰면서 제 입에서 나오는 말은 하나님, 이처럼 놀라운 부활절 예배는 처음입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였습니다. 저 뿐이겠습니까? 여러분에게도 동일한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과 승리가 넘치는 부활절 예배가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모든 영광을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올려드립니다.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는 자를 찾으시는 하나님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 되도록 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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