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HM 통신 261호

(사) 글로벌한센미션

양한갑 최영인 선교사

미얀마 지진 소식

    미얀마를 향하신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간절히 간구하며 이 서신을 드립니다. 2025년 3월 28일, 미얀마에서 진도 7.7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그 강진 주변에 숨겨진 미얀마의 민낯 이야기를 다시 한번 정리해서 말씀드립니다.

∎ 미얀마의 간추린 역사

    미얀마의 역사는 끊임없이 전쟁과 내전으로 이어진 역사였습니다. 1824년 영국의 침략으로 버마 왕조는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1948년에 버마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습니다. 당시 독립 버마를 이끌었던 사람은 아웅산장군이었습니다. 그는 소수민족을 껴안으면서 통일 버마를 세웠지만, 갑자가 암살되면서 연방정부는 깨지고 말았습니다. 그 혼란의 틈을 타고 1962년 3월 2일 네윈(Ne Win)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군사정부를 수립했습니다. 버마의 비극은 그때부터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네윈의 군사정부는 버마식 사회주의 국가를 세우고 국교는 불교로, 모든 산업은 국가에서 독점한다고 했습니다. 아웅산과 달리 네윈은 소수민족을 탄압했습니다. 결국 1988년에 민주 항쟁이 일어났습니다. 군사 정부는 긴장하면서 2010년에 국호를 버마에서 미얀마로 바꿨습니다. ‘미얀마’의 뜻은 “모든 다름을 하나로 묶는다.”라는 의미였습니다. 소수민족을 품겠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2015년에 총선이 있었지만, 아웅 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80% 득표하면서 군부를 무너트렸습니다. 군부가 완전 퇴장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2021년 2월 1일에 민아웅흘라잉 총사령관이 다시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고 정권을 잡았습니다.

∎ 미얀마의 현재 상황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4년이 된 현재 미얀마는 풍전등화입니다. 진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하기 전 시대를 춘추전국시대(BC770~221)라고 합니다. 수많은 부족 국가들이 치고받으면서 당시 중국은 한마디로 개판이 되었던 시대를 말합니다. 지금의 미얀마가 그때 그 춘추전국시대와 같습니다. 미얀마에는 약 135개 부족이 있습니다. 그 중에 8개 대표 부족이 있습니다. 인구 숫자별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제일 큰 부족은 버마족(Burman; 3,900만)입니다. 다음으로 산족(Shan, 600만), 라카인족(Rakine, 300만), 몬족(Mons, 200만), 카친족(Kachin, 170만), 카렌족(Karen, 160만), 친족(Chin, 50만), 까야족(Kayah, 30만)입니다. 이 부족들을 다시 세 그룹으로 분류합니다. 먼저 3,900만 명의 버마족을 두 그룹으로 나눕니다. 하나는 군부 쪽에 있는 버마족이고, 다른 하나는 아웅산 수치 쪽에 있는 민주 세력 버마족입니다. 세 번째 그룹은 두 버마족을 제외한 나머지 소수민족들입니다.

    아웅산 수치가 정치에서 실패했던 가장 큰 원인은 소수민족들을 품어주지 않은데 있습니다. 그의 아버지 아웅산장군은 소수민족을 품고 연방정부를 세웠지만, 아웅산 수치는 그 소수민족들을 버렸습니다. 군부를 달래기 위해서 군부가 소수민족 로힝야 족을 대량 학살한 사실을 묵인해 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소수민족들은 아웅산 수치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군부 역시 쿠데타를 통해서 아웅산 수치를 제거해 버렸습니다. 결국 아웅산 수치는 군부와 소수민족으로부터 모두 버림을 받고 현재까지 가택 연금되어 있습니다.

∎ 미얀마의 핵분열

    지난 4년 동안 군부의 통치 아래에서 벌어진 참극은 이렇습니다. 군부는 아웅산 수치가 이끌었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완벽하게 해체시켜 버렸습니다. 그러자 소수민족들이 미얀마 군부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서 우후죽순처럼 일어났습니다.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은 군부와 싸우기 위해서 연합군을 조직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부족 중심의 독립된 국가를 세우기 위해서 군대를 조직하고 전투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군부와의 전투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다른 부족들을 제거하고 그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서 부족들 끼리 또 다른 전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처럼 지금 미얀마는 [핵분열]하고 있습니다.

    현재 민아웅흘라잉이 이끄는 미얀마 군부가 장악한 영토는 미얀마의 32%입니다.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장악한 영토는 44%입니다. 미얀마 안에는 330개 타운십(구)이 있습니다. 타운십은 한국의 구(區)입니다. 그 330개 타운십 중 144개 타운십이 소수민족 무장 단체가 통제하고 있고, 48개 타운십은 소수민족에게 완전히 점령되었습니다. 군부가 장악하고 있는 타운십은 107개이고, 79곳에서 교전 중이다. 미얀마 군부가 열세에 있다는 뜻입니다. 그처럼 계속 되고 있는 내전으로 현재 약 300만 명이 고향을 떠나 실향민이 되어 난민촌에서 살고 있습니다.

∎ 새로운 미얀마 연방 정부

    소수민족 반군들 가운데 약 20개 반군 무장 단체들이 자체적으로 대량의 살상 무기와 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부족의 자치권을 주장하면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2025년 2월부터 군부 중심의 중앙집권적인 기존의 헌법을 폐지하고, 연방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헌법으로 개헌하자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제안을 거부한 민아웅흘라잉은 중국과 러시아로 직접 찾아가 군사 협정을 맺고, 군부 체재를 더 확고히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치 상황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합니다.

∎ 더 잔인해지고 있는 미얀마 군부

    수적으로 소수민족 반군에게 밀린 미얀마 군부는 2025년 2월 10일에 징집법을 개정하고 현재 시행 중입니다. 18세~35세에 해당하는 남자와 18세~27세에 해당하는 여자들은 국가가 부르면 언제든지 무조건 그 징집에 응해야 한다는 법입니다. 복무 기간은 3년이지만, 5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징집을 거부하면 5년 징역형에 처해집니다. 징집은 추첨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한 마을로 가서 징집 대상이 되는 나이에 해당하는 모든 젊은이들을 모으고, 모든 주민이 보는 가운데 추첨을 통해서 뽑힌 사람이 군대로 끌려가게 됩니다. 현재 그 징집법이 시행되어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터로 끌려가고 있습니다.

∎ 미얀마 탈출 러시

    강제 징집을 피하기 위해서 많은 미얀마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고 미얀마를 탈출하고 있습니다. 국경을 접하고 있는 나라 가운데 인도와 태국이 그 대표적입니다. 그들은 비자 없이 국경을 넘어가 불법체류자가 됩니다. 비자를 받을 수 있는 젊은이들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 한국으로의 탈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비자]를 신청하고 받는다는 것은 거액의 돈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는 액수이기 때문입니다.

    리안목사를 6월에 한국으로 초청하려고 했습니다. 10일 동안 한센교회들을 순례하는 목적이었습니다. 모든 서류를 준비하고 양곤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 접수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 3월 26일에 한국대사관에서 영사 인터뷰를 위한 대기 번호표를 받고, 잠시 동안 리안이 숨을 쉬지 못했다고 합니다. 리안이 받은 대기 번호는 14,195번이었습니다. 리안 앞에 약 14,000명이 대기 중이었습니다. 인터뷰가 언제 있을지 모르니, 집에 가서 무작정 기다리라고 했답니다. 지금 미얀마는 숨이 막힙니다.

∎ 미얀마 지진 발생

    미얀마 군부는 공군 전투기를 출격시켜 포격지점을 정조준해서 폭탄을 투하하고, 다시 선회해서 저공비행으로 기관단총을 난사하여 시민들을 대량 학살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전투기들이 사가잉과 만달레이를 표적으로 공격해서 매달 약 100명의 시민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5년 3월 28일 오후에 바로 그 사가잉(Sagaing)과 만달레이(Mandalay)에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현재 1,000명 이상이 사망했고, 수천 명이 부상당했다고 하지만, 무너진 건물 아래에 매몰된 시신들이 발굴되면 수천 명의 사망자가 나오게 될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긴급 구조대를 파송해 왔습니다. UN과 미국에서도 필요한 원조를 약속했습니다. 이번 만달레이 강진에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지난 4년 동안 국제사회는 미얀마 내전을 보고도 얼굴을 돌렸습니다. 그런데 민아웅흘라잉 총사령관이 대문을 열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미얀마를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국제사회가 강진에 대한 보도를 하면서 미얀마 군부의 불의한 군사 독재 통치에 대해서도 함께 보도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만달레이 강진이 미얀마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미얀마 메얀청 선교

    이번 강진은 진원지 만달레이에서 동쪽으로 뻗어갔습니다. 그래서 미얀마 동쪽에 있는 태국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메얀청은 만델레이로부터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어서 진동은 있었지만 건물이 무너지는 피해는 없었습니다. 리안목사에게 저의 결정을 전달했습니다. 6월에 계획했던 한국 방문을 취소하고 내년에 보자고 했습니다. 메얀청에 지진 피해는 없지만, 지금은 미얀마 전국이 비상사태이기 때문에 메얀청을 24시간 지키고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리안은 기꺼이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듀듀자매의 한국 유학 프로그램은 계획대로 추진한다고 했습니다.

∎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구호 물품

    미얀마 군부와 국제 사회가 지진 피해 지역에 대한 복구와 생필품 지원을 속속히 보내주고 있지만, 혹시 저희 선교회에서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함께 하려고 합니다. 만달레이에 잘 아는 지인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이미 소식을 보냈습니다. 저희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주저 없이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들을 통해서 저희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돕도록 할 것입니다.

∎ 미얀마를 위한 기도

- 지진으로 생명을 잃은 사람들과 부상자 그리고 이재민들을 도와주소서.

- 리안목사와 메얀청 성도들과 학생들을 끝까지 지켜주소서.

- 미얀마가 핵분열되지 않도록 도와주소서.

- 시민을 학살하는 미얀마 군부가 되지 않도록 역사하소서.

-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간섭으로 군부가 속히 탄압을 멈추게 하소서.

- 미얀마에 하루속히 자유와 평화가 올 수 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