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몇 걸음 

마태복음 14:22-33

 

오늘 본문을 연극 무대에 올리는 대본으로 지문과 대사를 넣어서 재구성을 해보겠습니다.

   무대구성: 제자들이 배를 타고 간다. 예수는 없다. 시간은 새벽 4시다.

              갑자기 돌풍이 불어온다. 성난 파도 위로 한 사람이 걸어온다.

   제자들: (무서워 소리 지르며) 유령이다.

   예수님: (지체하지 않고) 안심하라. 나니 두려워 말라.

   베드로: (일어나면서) 만일 주님이시라면 나를 명하사 물 위로 오라 하소서

   예수님: (지체하지 않고) 오라

   베드로: (배에서 내려 물 위로 걸어서 예수를 향해 걷는다.)

   베드로: (거센 바람을 보고 물속으로 빠진다.) 주여, 나를 구원하소서.

   예수님: (지체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 붙잡으며)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

   무대음향: (거센 바람 소리와 성난 파도 소리를 내린다.)

   제자들: (예수께 절을 하며) 당신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여러분이 이 연극 대본을 보셨다면 어느 부분이 여러분의 마음을 사로잡습니까? 나에게는 지문들 속에 있는 “(지체하지 않고)”입니다. 예수님은 그 위기 상황 속에서 지체하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살아가면서 위기를 만나게 되면 제자들처럼 소리칩니다. 예수님은 보이지 않고, 예수님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고,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더 악화되고 있다고 소리칩니다. 그럴 때, 사람들은 오늘의 본문은 성경에 있는 한 이야기일 뿐이고, 지금 내가 당하고 있는 위기는 “진짜 현실”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가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위기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만 그 예수님은 살아있는 분이 되고, 그래서 믿을 수 있는 분이 된다면 그것은 인간의 오만입니다. 성경에 일어난 모든 일들이 내 앞에서 다시 [현실]로 나타나야 한다면, 홍해처럼 한강도 열려야 하고, 바디매오처럼 모든 시각장애인의 눈이 열려야 하고, 모든 소아마비 장애인들은 일어나야 하고, 죽은 자들은 나사로처럼 다시 살아나야 합니다. 

   반대로 성경에 일어났던 그 모든 일들이 당신에게도 동일하게 일어나야 한다면, 당신도 아브라함처럼 아들의 가슴에 칼을 꽂아야 하고, 삼손처럼 두 기둥을 부수고 그 아래에서 죽어야 하고, 구레네 시몬처럼 억지로 십자가를 지고 가야하고, 스데반처럼 돌에 맞아 죽어야 하고, 베드로처럼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혀 죽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나쁜 일은 나에게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아야 하고, 나에게는 축복과 기적만 일어나야만 그 하나님은 살아계신 하나님이고, 그 예수님은 나의 구주가 되신다고 한다면 당신은 이미 크리스천이 아닙니다.

   청계천 동대문 시장에 가면 아직도 무거운 짐들을 지고 배달을 해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저씨, 아저씨, 이리 좀 와요. 아이구~~ 힘들어 죽겠네. 이 짐 메고 나를 따라오세요.” “네, 사모님.” 우리는 그 사모님처럼 하나님을 큰 소리로 부릅니다. “저기요. 하나님, 이리 좀 빨리 와 봐요. 빨리요! 내가 지금 죽게 되었어요. 예수님도 서둘러요. 빨리! 빨리!” 그런 사람들은 예수님을 따라가는 제자가 아니라, 예수님을 지게꾼처럼 끌고 다니는 지체 높은 ‘사모님’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존재와 하나님의 능력을 자신의 상황에 맞춰서 생각합니다. 

   자기가 아프면, 하나님도 아픈 노인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자기 일이 풀리지 않으면, 무능한 하나님으로 제쳐버립니다. 자신이 성공하면, 하나님은 한없이 위대하고 높으신 분이 됩니다. 그런데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더 이상 이용할 가치가 없는 하나님으로 여깁니다. 하나님은 그런 사모님의 지게꾼이 아니십니다.

   손녀에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를 얼마만큼 사랑해요?” 손녀는 부들부들 떨면서 양팔을 끝까지 펼칩니다. 그것도 모자라 가슴이 뜯어질 정도로 늘리면서 “이~~~만~~~큼~~~이요”라고 합니다. 그것이 평생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자라면서 그 넓었던 양손이 엄지와 검지만 포개지는 사랑으로 쪼그라듭니다. 여러분은 하나님을 얼마만큼 사랑하십니까? 그 어떠한 상황에 처해도 하나님을 향한 여러분의 사랑은 여러분의 가슴이 찢어지도록 한없이 펼쳐지는 큰 사랑이 되기를 바랍니다.

   앞에서 보았던 연극 대본으로 돌아갑니다. 그 연극 대본에서 대사가 없이 모든 사람들이 주목했던 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 장면에서 예수님도 아무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베드로도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제자들 역시 입을 꼭 다물고 있었습니다. 그때가 언제였습니까?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발을 물 위에 올려놓았을 때였습니다. 그리고 몇 발자국을 걸을 때까지도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이 이 연극의 클라이맥스였습니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십시오. 우리의 삶 속에도 믿음으로 걸었던 그 “몇 걸음”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간증]이라고 말합니다. 짧았지만 당신에게는 최고의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 클라이맥스를 잊지 않고 살아야 합니다. 큰 간증을 하고, 베드로처럼 다시 타락한 생활에 빠져서 살아가는 형편없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더 악한 “안티(Anti) 기독교인”이 됩니다. 그들에게는 그 다음 지문인 (예수께서 지체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 붙잡으시며)는 결코 주어지지 않습니다.

   우리는 얼마든지 아플 수 있습니다.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뼈를 상하게 하는 고통과 위기 상황이 오래 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외로울 수 있고, 우울증이 올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원망하지 마십시오. 그렇게 된 원인을 찾으려 하지도 마십시오. 안 풀리고 있는 이유를 찾으려고도 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주목해야 할 것은 당신의 믿음입니다. 당신과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놓치면 작은 믿음이 되고, 그 작은 믿음은 여러분으로 하여금 나쁜 상황 속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게 합니다. 믿음이 아니라 생각이 당신을 죽입니다.

   베드로가 물 위로 내딛었던 그 “몇 걸음” 속에는 큰 믿음이 있었습니다. 당신이 찾아야 할 것은 문제의 원인이나, 문제가 풀리지 않는 이유가 아닙니다. 당신이 찾아야 할 것은 큰 믿음입니다. 큰 믿음으로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십시오. 큰 걸음으로 주님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물에 빠졌던 이 사건을 통해서 제자들이 배운 것은 바로 큰 믿음이었습니다. 베드로는 순교를 당할 때까지 작은 믿음 때문에 물속으로 빠졌던 것을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큰 믿음으로 물 위를 걸었던 그 “몇 걸음”을 늘 생각하며 갔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그에게 엄청난 고난과 환란과 핍박과 순교가 거센 바람처럼, 성난 파도처럼 밀려왔을 때 그는 흔들리지 않고, 큰 믿음으로, 큰 걸음으로 그 환란의 위를 걸어서 천국으로 갔던 것입니다. 당신의 염려가 예수님의 존재를 지우고, 당신의 얇은 생각이 예수님의 능력을 제한합니다.

   연극 대본에서 지문을 생략하고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에만 다시 한번 귀를 열고 들어보십시오.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 말라. 오라.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 이 말씀 안에는 당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모든 해답이 들어있습니다.

   나는 요즘 죽음을 생각합니다. 나도 사고로 죽을 수 있고, 나도 암으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 생명이 시(時) 바늘이 아니라, 분(分) 바늘이 아니라, 초(秒) 바늘에 매달려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시간을 향해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아쉬워해야 합니까? 그래서 슬퍼해야 합니까? 아닙니다. 나는 나에게 남아 있는 그 마지막 “몇 걸음”을 생각합니다. 나에게 그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하나님을 향해서 큰 가슴을 열고, 큰 믿음을 가지고, 큰 걸음으로, 나에게 남아 있는 그 [몇 걸음]이 내 인생에 최고의 절정이 되도록 걸어가고 싶습니다. 

   큰 믿음으로 물 위로 걸어가십시오. 염려와 걱정과 두려움은 물속으로 떨어트리십시오.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 말라.” 그렇게 말씀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향해서 지금 손을 내밀고 계십니다. 그 예수님의 손을 "지체하지 말고" 지금 잡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