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임마누엘 가족

잠 15:17

     미국 방문에서 인상적인 것은 방문하는 가정마다 동서양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는 것입니다. 잘 정돈된 길, 울창한 가로수, 울타리 없는 예쁜 집, 푸른 잔디, 넓은 정원에 핀 다양한 꽃들... 거기까지는 서양입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 안에는 짙은 동양이 있습니다. 밥 짓는 냄새, 고소한 참기름 냄새, 콩나물, 시금치, 두부조림, 된장찌게, 김치가 식탁 위로 올라와 “Welcome! 어서 오세요.”라고 합니다. 응접실 벽에는 30년, 40년 이민의 역사가 담긴 사진들이 수북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그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고생하셨구나, 성공하셨구나, 자랑스럽겠구나.”하게 됩니다. 해묵은 사진들 속에는 고생이, 일했던 사진들 속에는 성공이, 자녀와 손자들과 찍은 사진들 속에는 자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방문했던 대부분 가정은 그 넓은 집에 두 내외만 살고 있었습니다. 장성한 자녀들이 다 나가서 살기 때문입니다. 한 분이 먼저 천국 가시고 한 분만 남아 있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미국에서 살든, 한국에서 살든 노년의 외로운 모습은 비슷한 듯 합니다. 그러나 필리핀과 미얀마는 다릅니다. 그들의 가족 속에는 헤어짐이 없습니다. 끈끈하게 뭉쳐서 함께 살아갑니다. 열 가정 중 아홉 가정은 대가족으로 뭉쳐서 출생에서 장례식까지 끝까지 함께 갑니다. 노인들이 외로울 수가 없습니다. 오늘은 [가족]에 대해서 묵상하려고 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형, 언니, 동생, 남편, 아내, 딸, 아들, 손자. 우리는 그들을 [가족]이라 부릅니다. 모두 귀중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 가족이 원수가 될 때도 있습니다. 성경은 그 비극의 속내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아담의 아들들은 원수가 되었습니다. 형 가인은 동생 아벨을 죽였습니다. 노아의 아들 함은 아버지를 부끄럽게 생각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스마엘을 낳아 이삭의 후손과 평생 대적이 되게 했습니다. 야곱의 아들들은 시기심 때문에 동생을 노예로 팔아 버렸습니다. 욥의 아내는 남편을 저주하고 떠났습니다. 다윗의 아들 압살롬은 아버지의 왕권을 찬탈하기 위해서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들은 가족이 아니라 원수였습니다.

    그 가족들은 왜 그처럼 공중 폭발했을까요? 가족의 소중함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가족을 돌보는 법을 몰랐기 때문입니다. 가족을 묶는 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끈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돈으로 회칠합니다. 명품으로 입히고, 세계 최우수 아이비리그 대학에 보내려고 과다한 지원도 아끼지 않습니다. 명품 부모가 되는 것, 명품 자녀로 만드는 것이 가족의 최후 목표라면 그것은 불행입니다. 구멍 난 옷을 입고 살아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 되어 사는 가족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요?

    신약 성경은 사랑스런 가족을 지킬 수 있는 말씀들을 우리에게 아낌없이 내어 주고 있습니다. “아내들이여, 자기 남편에게 복종하기를 주께 하듯 하라.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그 교회를 위하여 자신을 주심 같이 하라. (엡 5:22, 25)”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엡 6:1-4) 이 말씀 안에 하나님이 찾으시는 임마누엘 가족이 있습니다. 행복한 가족은 신뢰로 심고, 사랑으로 묶고, 용서로 녹이고, 존경으로 하나 되고, 말씀으로 양육하고, 구원으로 함께 천국 가는 가족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했습니다. (행16:31) 바울은 너와 가족을 구원의 끈으로 묶었던 것입니다. 돈이 아니라, 성공이 아니라, 구원으로 묶인 가족이 가장 행복한 가족이기 때문입니다.

    혼자 사는 권사님이 정원 한쪽에 있는 텃밭으로 가서 싱싱한 상추, 풋고추, 깻잎을 땁니다. 가지도, 오이도, 방울토마토도, 애호박도 땁니다. 한 바구니에 가득 담아 흥얼거리며 부엌으로 가지고 들어옵니다. 내일 멀리 사는 딸과 사위와 손자들이 토요일이라 온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 할머니를 춤추게 하는 것이 가족입니다. 할머니가 지은 밥을 맛있게 먹고, 둘러앉아 하나님의 말씀을 함께 읽으며 하나님께 예배를 드린다면 그곳이 천국일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가 꿈꾸는 임마누엘 가족입니다.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잠언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