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을 은혜로 바꾸라.

대하 18:30-34

     북왕국 이스라엘과 남왕국 유다에 있었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남왕국 4대 여호사밧 왕과 북왕국 7대 아합 왕이 사돈이 되었습니다. 여호사밧은 경건한 왕이었고, 아합은 사악한 왕이었기에 그 두 집안의 하나 됨은 참으로 희귀한 일이었습니다. 몇 년 후에 여호사밧이 북왕국을 예방했습니다. 아합은 여호사밧을 국빈 대접했습니다. 그때 아합이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연합군을 조직해서 아람을 치자고 했습니다. 여호사밧은 아합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그리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두 나라는 연합군을 결성하고 아람 군대 앞에 섰습니다. 그런데 교활한 아합이 여호사밧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사병 군복으로 변장하고 최전선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사돈은 왕복을 입고 뒤에서 우리를 지휘하세요.” (대하18:29) 여호사밧은 영문도 모른 채 그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람 왕은 지휘관들에게 사병들과는 싸우지 말고, 오직 이스라엘 왕만을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대하18:30) 그래서 아람 군대는 왕복을 입고 있는 여호사밧을 향해서 돌격했습니다. 여호사밧은 자신이 적의 표적이 되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그를 돕자 아람 군대의 모든 공격이 허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람 왕은 왕복을 입은 자가 아합 왕이 아님을 알고 공격을 멈추고 퇴각했습니다.

    진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아람 군대가 물러갈 때, 한 병사가 북왕국 진영을 향해서 화살 하나를 당겼습니다. 그런데 그 화살이 날아가 한 사병의 갑옷 솔기에 꽂혔습니다. ‘솔기’란 옷의 조각을 이은 이음새 사이를 말합니다. 그 화살을 맞은 사병은 결국 죽었습니다. 그 사병이 바로 아합 왕이었습니다. 그 어이없는 아합의 죽음을 오늘 성경은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한 사람이 무심코 활을 당겨 이스라엘 왕의 갑옷 솔기를 쏜지라.” (대하18:33) 이 말씀에서 “무심코(at random)”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아합을 정조준해서 쏜 화살이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마치 남은 화살 하나를 들판을 향해서 그냥 무심코 쏘았는데 그 화살이 [우연히] 아합의 갑옷에서 가장 약한 부분인 ‘솔깃’으로 깊이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100만 분의 1 확률이었을 것입니다. 무심코 날아온 화살을 맞고 죽었던 그 일이 과연 우연이었을까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우연’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그 ‘우연’이란 단어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좋은 우연은 ‘행운’이 되지만, 나쁜 우연은 ‘무진장 재수 없는 일’이 됩니다. 과연 크리스천에게 다가오는 ‘우연’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나오미의 며느리 룻이 밭에서 이삭을 줍다가 보아스를 만났습니다. 과연 그들의 만남이 우연이었을까요? 다윗이 볶은 곡식과 떡과 치즈를 가지고 형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서 전쟁터로 나갔습니다. 그때 골리앗이 하나님과 이스라엘을 모욕하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의 만남이 과연 우연이었을까요?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로 가실 때, 북아프리카 구레네에서 온 시몬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 시몬이 예수님을 대신해서 십자가를 지고 갔는데, 그 일이 우연이었을까요? 빌립보에 오네시모라는 노예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 오네시모가 그의 주인의 재물을 훔쳐서 도망쳤다가 붙잡혀 감방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 감방에는 사도 바울이 있었습니다. 도망친 노예와 사도 바울의 만남이 과연 우연이었을까요? 로마에서 크리스천 박해가 일어났습니다.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가 로마에서 추방되어 고린도로 내려갔습니다. 같은 시기에 사도 바울도 아덴을 거쳐 고린도로 내려갔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고린도에서 만났는데, 과연 그들의 만남이 우연이었을까요?

    믿음이 없는 이들에게는 그 모든 일이 [우연]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이 있는 이들에게는 그 모든 일이 [은혜]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섭리가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그렇게 [우연]을 통해서 우리에게 옵니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는 어느 한 작은 교회에서 아내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때는 우연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살아오면서 아내와 저는 여러 가지 질병과 만났습니다. 암과의 만남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치매, 뇌종양, 시력까지 잃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된 친구들이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은 ‘우연’을 통해서 저희에게 들어온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그 우연의 아픔들을 통해서 저희는 하나님 앞에서 더 성결할 수 있었고, 더 헌신할 수 있었고, 더 단단해질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에게 수많은 위기가 우연이란 통로를 통해서 옵니다. 그 우연을 하나님의 은혜로 바꾸십시오. 여호사밧의 이야기로 오늘 말씀을 정리합니다. 오늘 본문은 역대하 18장이었습니다. 그런데 20장으로 가면 더 큰 전쟁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압과 암몬과 마온 사람들이 연합군을 결성해서 여호사밧을 공격해 왔습니다. 그때 여호사밧은 온 국민에게 금식기도를 명령했습니다. (대하20:3) 그리고 여호사밧은 하나님에 엎드렸습니다. “하나님, 우리를 치러오는 이 엄청난 대군을 막아낼 힘이 우리에게는 없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주만 바라봅니다.”(대하20:12) 그 기도를 마치고 여호사밧은 일어나 찬양대를 조직하고, 그들에게 거룩한 예복을 입히고, 적군을 향해서 진군하게 했습니다. 칼과 창을 든 군인들이 아니라, 비파와 나팔을 든 찬양대를 보낸 것입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습니까? 성경은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찬양대가 찬송을 부르자 여호와께서는 침략군들에게 혼란을 일으켜 자기들끼리 서로 치게 하셨다. 이때 암몬 사람과 모압 사람들이 에돔 사람을 쳐서 그들을 완전히 죽이고, 다음은 암몬 사람과 모압 사람들끼리 싸움이 붙어 서로 치고 죽게 했다.”(대하20:22) 연합군은 그렇게 자멸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위기’라는 [우연]을 만나게 되면 기도하십시오. 아합은 무심코 날아온 화살을 맞고 죽었습니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지붕에서 떨어진 고드름을 맞고 죽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런 [우연]으로 우리의 삶이 허무하게 끝나게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하루하루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채워질 수 있도록 여호사밧처럼 기도해야 합니다. 상황을 바꾸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결과를 바꾸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을 이길 수 있는 자는 없습니다. 하나님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기도가 우연을 하나님의 은혜로 바꿉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도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