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도 충분

살전 1:1-4

    빌립보 감옥에서 풀려난 바울과 실라는 데살로니가로 이동했습니다. 데살로니가는 그리스의 항구도시로 경제와 정치의 요충지였습니다. 그런 곳에는 어김없이 유대인들이 들어가 큰 사업을 했습니다. 그곳에도 유대인의 회당이 있어 복음을 전파했습니다. 바울은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선포했습니다. (행 17:3) 그때 많은 헬라인과 귀부인들이 예수님을 믿었습니다. 그러자 유대인들이 격분하면서 일어났습니다. 바울은 회당을 떠나 야손의 집으로 갔습니다. 유대인들은 불량배들을 이끌고 그곳까지 몰려갔습니다. 야손이 미리 알고 바울을 빼돌리자 그들은 야손을 관청으로 끌고 가서 고소했습니다. 가이사(Caesar)가 유일한 로마의 황제인데, 예수가 만왕의 왕이라 말하여 세상을 소란케 한 바울을 숨겨줬다는 죄명을 씌웠습니다. 야손은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더욱 이성을 잃고 광란의 짓을 했습니다. 초신자들이 자신으로 인해 더 큰 환난을 받을까 염려되었던 바울은 실라와 디모데를 데살로니가에 남겨두고 혼자 조용히 아덴으로 떠났습니다. 바울이 데살로니가에 머물렀던 기간은 단 3주였습니다. (행 17:2) 놀라운 것은 그때 데살로니가교회가 세워졌다는 것입니다.

    데살로니가에 남은 실라와 디모데는 야손과 귀부인들과 함께 교회를 더욱 든든히 다져갔습니다. (행 17:14) 유대인들의 박해는 점점 심해졌습니다. 당시에 예수님을 영접한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죽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격려했던 말은, “예수 믿으면 축복받습니다.”가 아니라 “예수 믿고 순교합시다.”였습니다.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성도들이었습니다. 바울은 아덴에서 고린도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데살로니가에 머물렀던 실라와 디모데가 고린도로 와서 바울과 합류했습니다. 그때 데살로니가교회 성도들에 대한 감동적인 선교 보고를 받고 기쁨으로 서신을 써서 보냈는데, 그것이 데살로니가전서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교회에 대한 세 가지 소문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그들을 칭찬했습니다. 오늘 본문 살전 1:2-4절입니다. “우리가 너희 모두로 말미암아 항상 하나님께 감사하며 기도할 때에 너희를 기억함은 너희의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소망의 인내를 우리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끊임없이 기억함이니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받은 형제들아 너희를 택하심을 아노라.”라고 했습니다. 바울에게 칭찬받았던 그 세 가지 신앙을 다시 묵상해 봅니다.

첫 번째 칭찬은 믿음의 역사였습니다.

    믿음의 역사는 기적의 신앙을 가리킵니다. 예수님은 믿음이 있으면 성난 파도도 잠잠하게 할 수 있고, 믿음이 있으면 산을 들어 바다로 옮길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많은 병자들이 그 믿음을 통해서 기적을 받았습니다. 그것이 믿음의 역사입니다. 그러나 믿음의 역사 가운데 으뜸은 그런 기적이 아닙니다. 최고의 기적은 죽음을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박해를 받아도 기뻐하는 믿음이었습니다. 매를 맞아도, 옥에 갇혀도 기뻐하는 믿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순교의 형장에서도 그들은 찬양했습니다. 세상 사람들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믿음의 역사였습니다. 도대체 그 믿음이 무엇이기에 죽음 앞에서도 노래할 수 있는지 세상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믿음은 시작보다 끝이 더 중요합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 믿음을 끝까지 지키는 자는 많지 않습니다.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토라져서 교회를 등지고, 급기야 신앙까지 저버리고 떠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것은 믿음의 역사가 아니라 믿음의 배신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눅18:8) 세상 끝 날에 예수님께서 보시고자 하셨던 것은 믿음을 끝까지 지킨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똑바로 믿어야 합니다. 끝까지 믿어야 합니다. 그것이 믿음의 진정한 역사입니다. 데살로니가교회 성도들이 보여주었던 것이 바로 그 믿음의 역사였습니다.

두 번째 칭찬은 사랑의 수고였습니다.

    요즘은 “사랑”이란 단어가 너무도 흔하게 사용됩니다. 한국에서는 걸핏하면 가슴에 하트 모양을 만들고,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사랑해!”라고 말합니다. 그런 사랑을 주목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오늘 말씀에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사랑’이 아니라 ‘수고’입니다. ‘사랑의 수고’라고 했습니다. 그 ‘수고’의 헬라어는 코푸(κόπου)입니다. 의역하자면 [극한 수고]를 의미합니다. 돌들이 단단히 박힌 생땅을 땡볕 아래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곡괭이로 개간하는 ‘극한 수고’를 ‘코푸’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그 사랑의 수고(코푸)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또 너를 고발하여 속옷을 가지고자 하는 자에게 겉옷까지도 가지게 하며, 또 누구든지 너로 억지로 오 리를 가게 하거든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고,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 (마 5:38-42) 눈을 눈으로, 이를 이로 갚는 일은 쉽습니다. 그러나 오른뺨을 치는 사람에게 왼뺨을 내어주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데살로니가교회 성도들이 보여주었던 ‘극한 수고’란 그들을 극단적으로 핍박했던 유대인을 ‘극한 사랑’으로 대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 사랑의 [극한 수고]를 데살로니가교회 성도들은 멈추지 않았던 것입니다.

세 번째 칭찬은 소망의 인내였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내는 헬라어로 휘포모네스(ὑπομονῆς)입니다. 휘포모세스는 두 단어가 합성되어 있습니다. ‘휘포’는 “아래에,” ‘모네스’는 “머물다”라는 의미입니다. 즉 “인내”라 함은 “주님의 재림을 소망하는 믿음 아래에 끝까지 머물러 있는다.”라는 뜻이었습니다. 신앙생활에서 가장 큰 약점은 인내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작은 고난 앞에서도 쉽게 무너지고, 물러서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기도를 몇 번 해보고 포기합니다. 하나님을 몇 번 시험해 본 것 밖에 되지 못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모진 고난과 핍박을 끝까지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재림을 대망하는 믿음을 갖고 끝까지 인내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데살로니가전서와 후서에는 주님의 재림에 관한 메시지들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우리가 갈망하는 것은 오늘보다 내일 더 잘 사는 것이 아닙니다. 데살로니가교회 성도들의 미래는 [내일]이 아니라 [천국]이었습니다. 영원한 천국을 소망했기에 이 땅에서 당하는 고난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 모든 고난을 인내하며 끝까지 견뎌냈던 것입니다. 천국을 향한 소망은 모든 환난을 이겨 낼 수 있었던 강한 힘이 되었습니다.

    정리합니다. 사도 바울이 복음을 들고 들어가는 곳곳마다 성령의 역사가 놀랍게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복음이 심어지는 곳에는 어김없이 핍박과 환난이 따라왔습니다. 사도 바울이 걸어갔던 길에는 항상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바울이 데살로니가에 머물렀던 기간은 단 3주였다고 했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아덴으로 가는 일정이 너무 바빴기 때문이었습니까? 아니었습니다. 빌립보에서처럼, 데살로니가에서도 환난이 일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더 있고 싶어도 더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미얀마 메얀청 상황이 그렇습니다. 선교사가 오래 머물고 싶어도 오래 머물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단 1주일만 방문합니다. 사람에게는 짧은 시간이지만, 하나님께는 충분한 시간입니다. 3주 만에 데살로니가교회가 세워졌듯이, 1주일이란 짧은 시간 속에서도 놀라운 일이 메얀청에서 일어날 것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는 1주일도 길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는 단 1초도 충분합니다. 하나님께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찰나의 순간에도 모든 일을 이루시는 전능하신 엘 사다이(El Shaddai)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께 드리는 선교사의 간절한 소원이 있습니다. 메얀청 교회도 데살로니가교회처럼 산을 옮길만한 큰 믿음의 역사가 넘치고, 핍박자 군부까지 품을 수 있는 큰 사랑의 극한 수고가 넘치고, 어떤 환난이 와도 천국을 소망하는 큰 인내가 넘치는 교회로 하나님께서 친히 세워주시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그 일을 섬기기 위해서 가는 선교사에게도 메얀청 도착 1초 전에 닫힌 시력이 열리는 [1초의 기적]을 사모하며 메얀청으로 들어갑니다. 메얀청 새소망교회도 칭찬이 넘치는 교회가 될 것을 믿습니다. 메얀청 성도들이 환난 중에 더 강한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어 일어날 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