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무식하게 앞으로

삼상 17:43-45

    미국으로 오기 4일 전에 영양제 주사를 맞았습니다. 체력을 보강하고 출국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와서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심한 현기증과 구토가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몇 시간 동안 지속되어 다시 병원으로 갔습니다. 의사는 엉뚱한 말을 했습니다. 뇌졸증이 의심되니 더 심해지면 곧바로 응급실로 가라고 했습니다. 다음 날 다른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곳에서는 영양제 주사로 인한 부작용이라고 했습니다. 힘을 얻으려고 맞았던 주사가 오히려 힘을 쏟아버리게 했던 것입니다. 이틀 동안 침대 환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출국을 하루 앞두고 간절히 기도하면서 여쭈었습니다. “하나님, 이 체력으로 내일 비행기를 탈 수 있겠습니까?” 그때 하나님께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만 믿으라. 내가 너와 함께 가리라.” 제 몸은 저에게 “가지 말라”라고 했지만, 하나님은 저에게 “나만 믿으라.”하셨습니다. 그래서 그 말씀만 믿고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기로 했습니다.

    출국하는 날, 오전에 안과에 들려서 안압도 체크했고, 한의원에 들려서 안압이 올라가지 않도록 침도 듬뿍 맞았습니다. 그런데 이륙하고 1시간이 지나자, 왼쪽 눈과 왼쪽 머리에 견딜 수 없는 통증이 내려왔습니다. 그 통증 때문에 단 10분도 잠을 잘 수 없었고, 11시간 동안 몸부림치며 견뎠습니다. 제 입에서는 10,000번 이상 똑같은 기도가 계속 되었습니다. “하나님. 나만 믿으라 하셨습니다. 나만 믿으라 하셨습니다. 믿습니다. 믿습니다.” 기도를 응답해 주셔서 눈에 출혈이 없이 무사히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16시간 시차 때문에 몸을 가눌 수가 없었습니다. 흔들리는 컨디션으로 집회를 인도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집회를 마치고, 산호세 집회 때, 곽목사님께서 한 한의원으로 저를 안내해주셨습니다. 첫 번째 진료를 받던 날, 한의사는 “선교사님의 체력은 지금 10% 밖에 남아 있지 않습니다. 어떻게 이런 몸으로 미국까지 오셨습니까?”라고 했습니다. 다음 날은 휴진이었지만, 저만을 위해서 문을 열고 오전에 침을 한번 더 놔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한의사가 알지 못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제 안에 “나만 믿으라.”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있다는 것을 그는 알지 못했습니다. 오직 진맥을 통해서만 저를 볼 뿐이었습니다. 그의 말대로 제 몸에는 10%밖에 에너지가 없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90%는 “나만 믿으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힘으로 선교 일정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하루 하루가 기적입니다.

    골리앗이 이스라엘을 조롱하고 위협했습니다. 사울 왕도 그곳에 있었고, 이스라엘의 용사들도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골리앗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그때 골리앗이 하나님을 모독하는 말을 다윗이 들었습니다. 다윗은 사울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내가 사자와 곰도 죽였는데, 살아 계신 하나님을 모욕하는 저 이방 블레셋 사람을 못 죽이겠습니까? 사자나 곰처럼 내가 반드시 그를 죽이고 말겠습니다.” (삼상17:36) 그래서 다윗이 골리앗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꼬마 다윗을 본 골리앗이 비웃으며 말했습니다. “네가 나를 개로 알고 막대기를 가지고 나왔구나.” 그것은 골리앗의 착각이었습니다. 골리앗뿐만이 아니라, 다윗의 형들도 골리앗과 같았습니다. “이 미련하고 멍청한 놈아. 정신 차려! 골리앗은 곰보다 다섯 배나 강하고, 사자보다 열 배나 더 강한 용사다. 까불지 말고 너는 집에 가서 양이나 돌봐라!”라고 했습니다. 다윗은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다윗의 눈에 골리앗은 곰보다 다섯 배 강한 자가 아니라, 사자보다 열 배 강한 자가 아니라, 곰보다, 사자보다 못한 자였습니다. 골리앗이 다윗에게 “네가 나를 개로 알고 나왔구나.”라고 했을 때, 다윗은 그에게 “아니! 너는 개만도 못한 쓰레기다!”라고 했을 것입니다.

    다윗은 용기를 가지고 나아갔던 것이 아닙니다. 돌을 잘 던지는 기술을 가지고 나아갔던 것도 아닙니다. 다윗은 믿음을 가지고 나아갔습니다. “너는 칼과 창을 가지고 나왔지만, 나는 전능하신 여호와, 곧 네가 모욕하는 이스라엘 군대의 하나님의 이름으로 나왔다.” (삼상17:45) 골리앗이 육군 최정예 부대 특전사 총사령관이었다면, 다윗은 금방 입대한 훈련병과 같았습니다. 다윗은 사울이 뽑은 병사도 아니었습니다. 형들이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 집에서 데리고 온 동생도 아니었습니다. 골리앗이 다윗을 선택해서 “다윗, 너 앞으로 나와!”라고 했던 것도 아닙니다. 그 싸움은 전적으로 다윗의 믿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다윗은 [대놓고] 무식한 소년이었습니다.

    다윗에게는 오직 [하나]만 있었습니다. 그 ‘하나’가 무엇이었습니까?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만 믿고 나갔던 것입니다. 그래서 골리앗을 물리칠 때 오직 한 개의 돌만 필요했습니다. 다윗은 돌 다섯 개를 가지고 나갔지만, 그 다섯 개를 다 쓰지 못했습니다. 첫 번째 던진 돌멩이 하나로 골리앗이 떨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다윗이 던졌던 그 [하나]는 곧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모독했던 골리앗을 하나님이 친히 처단하셨던 것입니다. 오직 [하나]의 믿음이 이깁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놓고] 무조건 도전하는 믿음입니다. 무지할 만큼 무식한 도전만이 거대한 적을 이길 수 있게 합니다. 모세가 “혼자” 애굽으로 갈 때도, 에스더가 죽으면 죽으리라 하고 “혼자” 왕 앞으로 갈 때도, 느헤미야가 슬픈 얼굴을 하고 왕 앞으로 나아가면 99% 죽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혼자” 왕 앞으로 갈 때도 그들의 공통점은 [대놓고] 나아가는 무식한 전진이었습니다.

    이번에 캘리포니아 한 호텔 방에서 잠들었을 때, 꿈속에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제가 하나님께 여쭸습니다. “하나님, 어디로 갈까요?” 그때 하나님께서 대답해 주셨습니다. “그냥 가라!” 그 음성이 너무도 분명해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아브라함에게 우르를 떠나라 했다. 그때 아브라함이 말했다. ”어디로 갈까요?“ 내가 그에게 말했다. ”그냥 가라!“ 그래서 아브라함은 갈 바를 알지 못하고 갔다. 그는 나에게 어디로 갈까요 라고 다시 묻지 않았다. 그러니 너도 그냥 가라. 내가 너의 길이 되어 주리라.”라고 하셨습니다. 복잡하게 계산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세히 알려고 쫀쫀하게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확률을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단순하게, 무식하게, 대놓고, 그냥 가면 됩니다. 그 길이 믿음의 길이요, 그 길에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나만 믿으라. 내가 너와 함께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