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 이름

막 10:46-52

     60년 전으로 잡아 보겠습니다. 제가 서울로 올라왔던 시절이었습니다. 시골에서 달구지를 타고 다닐 때, 서울에서는 버스 안내양이 승객들을 배치기로 힘껏 밀어 넣고, 손바닥으로 문을 세차게 치면서 “오라이, 오라이”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신문은 한문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만 보던 시절이었습니다. 라디오는 가끔 한 대씩 맞아야 꽥하고 살아났던 시절이었습니다. 흑백 TV는 철 대문이 있는 집에만 있었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일은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하기 전에 [대한뉴스]를 통해서 듣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매일 수많은 소식이 가짜 뉴스와 함께 범벅이 되어 핸드폰으로 배달됩니다. 세상이 정상이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듣는 것이 문제입니다. 보는 것이 문제입니다. 너무 많이 들어서 피곤하고, 너무 많이 봐서 숨이 막힙니다. 눈만 뜨면 뚫고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들 때문에 무엇을 듣고 무엇을 듣지 말아야 하는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보지 말아야 하는지 그 분별력도 상실하게 합니다. 그래서 가끔 신문만 읽던 시절이 그립고, 극장에서 대한뉴스만 보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그런데 매일매일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그 많은 정보 속에서 꼭 들어야 할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예수의 복음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소식입니다. 구원을 얻게 하는 소식입니다. 모든 민족과 열방이 들어야 할 기쁨의 소식입니다.

    오늘 본문을 보겠습니다. 예수님께서 “허다한 무리”와 함께 여리고로 들어가셨습니다. (막10:46) 그 “허다한 무리”가 만들어낸 소음을 상상해 보십시오. 웅웅이었을까요? 왕왕이었을까요? 유명 연예인이 무대 위에 등장하면, 수천 명의 팬들이 일시에 내지르는 소리는 웅웅이 아닙니다. 왕왕이 아닙니다. 하늘을 찢는 괴성입니다. 예수님께서 여리고로 입성하셨을 때, 허다한 무리가 일시에 터트렸던 그 함성은 절대 작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엄청난 괴성을 뚫고 하늘 위로 높이 솟아올랐던 외침 하나가 있었습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막10:47) 여리고의 거지 바디매오가 외친 소리였습니다. 그는 시각장애인이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약점은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반대로 시각장애인의 강점은 청각 능력이 비시각장애인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은 비시각장애인이 듣지 못하는 미세한 소리의 주파수까지 감지해냅니다. 그들은 소리의 파장만을 듣고도 말하는 사람의 진실과 거짓을 분별해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디매오는 비록 세상을 보지 못했지만, 소리만 듣고도 사람들의 진실을 알아낼 수 있었고, 그 많은 소리 속에서 한 진실을 찾아냈던 것입니다. 바로 [예수]였습니다.

   그래서 자기 앞으로 [예수]가 지나간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지체하지 않았습니다.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이 거지야. 입 좀 다물고 있어!”라고 면박을 줄 때 그는 더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의 절규는 진심이었습니다. 예수님께 그의 진심은 큰 진동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그를 불러내셨습니다.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막10:51) 바디매오가 대답했습니다. “주여, 제가 보기를 원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가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그때 바디매오의 눈이 열렸고, 그때부터 그는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누가 장애인입니까? 앞을 보지 못했던 바디매오가 장애인입니까? 예수님께 바디매오는 결코 장애인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 거지야. 입 다물고 조용히 있어!”라고 말했던 그 “허다한 무리”가 장애인이었습니다. 서울에 있으면서 매일 고성을 지르며 싸우는 정치인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의 소리는 한결같이 꼬여있습니다. 삐뚤어져 있습니다. 휘어져 있습니다. 들을 가치가 없는 말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바디매오의 소리는 예수님의 가슴을 중앙으로 뚫고 들어갔습니다. 진실의 소리는 항상 그렇습니다. 그의 진실은 예수님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예수님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그가 구원을 받은 이유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바디매오는 그가 들었던 수많은 소리들 가운데 오직 하나 “예수!” 그 이름 하나만 붙잡았습니다. 그래서 그 이름에 그의 인생 전부를 걸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예수님. 우리가 부르는 그 [예수님의 이름]에 대해서 우리는 과연 어떤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까? 예수의 이름이 진정 나의 희망입니까? 예수님의 이름이 진정 나의 능력입니까? 예수님의 이름이 진정 나의 기쁨입니까? 예수님의 이름이 진정 나의 승리입니까? 예수님의 이름이 진정 나의 위로입니까? 예수님의 이름이 진정 나의 생명입니까? 예수님의 이름이 진정 나의 구원입니까? 바디매오에게 그 질문들을 던졌다면, 그는 주저함 없이 “아멘. 진정으로 아멘입니다. 아멘, 아멘, 아멘”이라고 대답했을 것입니다.

    우리의 귀를 이 세상 소식에 내어주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의 눈을 이 세상 쾌락에 빼앗기지 않아야 합니다. 그렇게 살 자신이 없다면, 바디매오처럼 차라리 시각장애인이 되십시오. 눈을 감으십시오. 그러면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듣게 될 것입니다. 하늘로부터 임하시는 신령한 영적 파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은혜의 파장이 가슴으로 밀려오면 우리도 바디매오처럼 소리치게 될 것입니다. “예수! 예수! 예수!” 나의 사랑, 나의 기쁨, 나의 승리, 나의 능력, 나의 구원이 되시는 그 존귀한 이름, [예수]를 높이 부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