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엾은 티나(Tina)와 그녀의 가족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이제 33살이 된 티나는 15년 전 딸라 한센 병원에서 양성환자로 입원을 했을 때 처음 만났습니다. 그녀가 고통을 견디지 못해 자신의 팔을 잘라달라고 소리쳤던 모습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으로 다시 돌아와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벌써 5명의 엄마가 되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감사했던 것은 하나님을 믿는 그녀의 믿음이 너무도 신실해져 있었습니다. 남이 버린 나무판자로 얼기설기 지은 2평 남짓한 집에서 살고 있지만, "하늘 나라에는 멋진 집이 있으니 나는 행복해요."라고 말하며 밝게 웃던 티나였습니다.

그런데 그 티나가 지금 많이 아픕니다. 몸도 마음도 다 아픕니다. 미국, 캐나다, 한국 방문을 마치고 딸라에 도착했을 때 제일 먼저 들려온 소식이 티나와 온 가족이 폐결핵에 걸린 것으로 진단을 받았고, 그 중에 막내 아기(6개월)가 1주일째 숨을 쉬지 못할 만큼 심각한 상태라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티나는 나를 보자마자 나를 붙잡고 "목사님"하며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습니다. 티나를 위로하며 아이를 붙잡고 간절히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남편 역시 위험한 상태이고, 티나를 비롯해서 아이들 모두가 결핵에 전염되어 있습니다. 선교회에서는 티나의 가족을 돌볼 것입니다. 모두 건강을 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필리핀에는 유독 결핵 환자들이 많습니다. 더운 기후와 영양 실조와 비좁고 청결하지 못한 주거 환경이 더 부채질을 하고 있습니다. 1평, 2평 되는 작은 공간에서 5명-8명의 가족이 함께 몸을 부비벼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이 결핵에 걸리면 자연히 온 가족은 결핵균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필리핀 정부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만 17세 이상 결핵 환자들에게만 6개월분 약을 무료로 줍니다. 6개월 이후 부터는 본인이 부담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문제는 티나의 아이들처럼 17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결핵에 걸렸을 경우입니다. 17세 미만의 어린이와 청소년 결핵 환자들은 보건부로부터 단 한 알의 약도 보조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100% 자신들이 약을 사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약을 구입할 수 없는 가난한 한센 가족의 아이들은 생으로 결핵균과 싸워야 합니다. 어떻게 정부가 17세란 나이로 끊어서 결핵에 걸린 아이들과 청소년들을 그처럼 버릴 수 있는지 분노를 금할 길이 없습니다.

나오는 길에 병원 관계자들을 만나 딸라에 만 17세 미만 결핵 환자들이 몇 명 정도 있는지 파악된 자료가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물론 그런 질문을 한 사람이 바보이지만 대답은 기대했던 대로 "그 숫자를 누가 알겠습니까?"였습니다. 그러나 끝에 흘리는 말로 "아마 수백명은 되지 않겠습니까?"하는 것이었습니다. 결핵에 걸린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아시아 나사랑 선교회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