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3개월 동안 필리핀은 깊은 저수지 속에 빠져 있습니다. 매일 비가 폭포수처럼 쏟아지고 있습니다. 뜨거운 태양을 본 지가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입니다. 어제는 잠깐 외출해서 간단한 물품을 사고 일찍 집으로 돌아온다 예상했지만 30분 걸리는 거리를 3시간 만에 돌아왔습니다.  길들이 물에 잠겨 차량 이동이 통제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모기들은 극성하고, 빨래는 마르지 않습니다. 천둥 번개로 전깃줄이 뚝뚝 끊어져 시도 때도 없이 불이 나갑니다. 학교에도 예고 없이 휴교령이 떨어집니다. 

    교회 주일 예배와 주간 목회 활동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많은 노인들이 폭우로 인해 예배에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도 몸이 약해서, 우산이 없어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린 아기를 가진 엄마들도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년 필리핀에는 6월부터 10월까지 약 30개의 강한 태풍이 큰 피해를 입힙니다. 그처럼 길게 반복되는 장마는 선교와 목회를 잘게 잘게 끊어 놓고 있습니다. 한 가지 감사한 것은 딸라교회 성도들의 가정에는 아직까지 붕괴 사고와 같은 큰 피해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루 빨리 두꺼운 검은 구름이 걷히고, 밝은 태양을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