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예배를 마치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돌아가면서 기도의 제목을 나누는데, 티나(Tina) 자매 차례가 되었습니다. 티나는 기도제목 대신에 저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말씀대로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왜 하나님은 고통을 주시는 것입니까? 그 이유를 말씀해주세요."하는 것이었습니다. 티나의 형편을 저도 잘 알고 있고, 가정교회 모든 교우들도 잘 알고 있기에 먼저 가슴이 무너졌습니다. 그것은 티나만의 질문이 아니라 딸라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질문이었습니다.

티나는 딸라교회 사역이 시작될 때부터 함께 했던 자매입니다. 음성 한센인입니다. 33살 된 티나는 5명의 아이들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한 명은 1년 반 전에 병으로 죽었습니다. 그녀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줄 압니다. 한센병으로 얼굴이 많이 상했고, 손가락이 크게 변형되어 섬세한 일은 할 수 없는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막내는 이제 14개월 되었습니다.

남편은 결핵 환자입니다. 그는 닥치는 대로 일을 합니다. 자전거를 끌기도 하고, 거리에서 쓰레기를 주어 고물상에 팔아서 돈을 만듭니다. 아빠의 결핵 때문에 아이들까지 결핵에 걸렸습니다. 집은 약 2평 정도로 비좁은데 그 집 마저 남의 집이었고, 몇 달 전에 주인이 나가달라고 해서 결국 더 작은 곳으로 옮겼습니다. 판자와 양철로 얼기설기 얽어서 세웠는데 손가락으로 툭 치면 허물어질듯 흔들흔들한 집입니다. 그런 집도 그의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결핵에 걸린 남편이 다른 여자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한 달 전에 그 여인이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남편으로 그 여인한테로 갔습니다. 티나는 4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혼자 되었습니다. 그래서 "왜 하나님이 저에게 이런 고통을 주십니까?"라는 그녀의 질문에 저는 한참 동안 물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그 질문을 받는 순간 저 역시 그 동일한 질문을 하나님께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좀처럼 여러분에게 이런 아픈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절제하고 있지만 오늘 또 다시 가슴 아픈 사연을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선교비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아닙니다. 이 땅에 소외되고, 버려지고, 신음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해 달라는 요청을 드립니다. 만약 다른 100명의 성도와 티나 자매를 바꾸겠느냐고 하면 주저함 없이 저는 한 마디로 "절대로 그럴 수 없습니다."라고 대답할 만큼 저에게 너무도 소중한 하나님을 지극히 사랑하는 믿음의 자매입니다. 작은 것이라도 그녀와 나눌 것입니다. 콩 한 조각이라도 나눌 것입니다.

사람들은 티나의 눈물을 보지 못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외침을 외면할 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티나의 눈물 단 한 방울도 땅에 떨어지지 않도록 아버지의 손으로 받아 주실 것을 믿습니다. 티나는 하나님의 딸이기 때문입니다.

딸라의 눈물, 나보타스의 눈물....

보기에도 힘들고, 옆에 서있기도 힘들지만...

그 눈물들이 저희가 이 땅에 그리고 그들 곁에 있어야만 하는 이유가 됩니다.

많이 돕지 못해 미안하고, 함께 아프지 못해 미안할 뿐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데, 너무 그 짐이 무거워 여러분에게 기도를 요청합니다.

기도해주십시오.

지금도 울고 있는 자매들과 아이들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