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일기 가운데 가장 무더운 3월의 날씨는 현재 짙은 구름 아래에서 연일 그 기세를 피지 못하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이상 기온으로 독감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고, 저희 두 선교사와 Dave, Gideon, Jonah 사역자 전체가 수퍼 바이러스 독감에 걸려 1주일째 앓고 있습니다. 저희들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1. 병원 전도 사역

딸라 한센 병원으로부터 매주 목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동안 양성 환자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특별 허락을 받았습니다. 3월 13일에 그 첫 번째 병원 전도 사역이 시작됩니다. 대상은 20대와 30대 환자들로만 제한이 되었습니다. 현재 딸라(Tala) 병원에는 중부 지방에 거주하는 한센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완치가 될 때까지 입원해 있는 것이 아니라 응급한 상태 치료만 끝나면 환자들은 곧바로 그들의 고향으로 보내줘 투약을 통해서 가정에서 치료가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양성 환자들은 약 1개월에서 2개월 동안만 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그 기간 동안 그들이 복음을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저희의 기도 제목은 사마리아 여인이 수가 성 야곱의 우물에서 주님을 만난 후에 사마리아 복음화에 첫 사역자가 되었듯이 젊은 한센 청년들이 복음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가 한센선교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들을 따라 가다보면 여러 지역으로 선교가 확장될 수 있는 [연결고리]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병원 사역을 감당하는 사역자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필리핀 사역자들이 양성 환자 병동으로 들어가는 일에 대해서 조금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사역자들의 건강을 지켜주시기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 20대, 30대 중심 가정교회 개척

가정교회 다섯 번째 교회는 딸라에 거주하는 20대, 30대 젊은 한센 중심으로 모이게 될 것입니다. 현재 대상자 10명의 명단을 놓고 기도 중입니다. 젊은 한센 대부분이 자신들의 모습을 대중 앞에 나타내기를 원치 않고 있기 때문에 일단 개인적인 접촉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오도록 초대한 후에 젊은이 중심의 가정교회를 설립할 예정입니다. 한센병이라는 치명적인 판정을 받았지만 주 안에서 새로운 삶과 희망과 믿음과 하나님의 나라를 품고 굳세고 당당하게 일어나는 [예수의 젊은이들]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3. 리카르도 로나 (Ricardo Rona) 씨를 위해서

한 한센 노인의 경우를 소개합니다. 가정교회 모임에 처음 보는 자매가 참석을 했습니다. 처음 참석하는 자매답지 않게 컵에 시원한 물을 담아 저희 사역자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정교회 모임이 끝나면 자기 집으로 가서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서 기도해 줄 수 있느냐고 부탁했습니다. 예배 후에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코를 어디에 둘 수 없을 정도로 악취가 집 안에 가득했습니다. 그의 아버지의 두 다리가 썩고 있는 냄새였습니다. 함께 갔던 Jonah 자매는 구토를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나갔고, Gideon 목사 역시 밖으로 나갔습니다. Eddie 형제와 저만 남아 그 아버지를 설득했습니다.

리카르도 로나(Ricardo Rona). 올해 71세. 그는 병원 입원을 거절했습니다. 그의 아내는 중풍으로 반신을 쓰지 못한 채 옆에 누워 있었습니다. Eddie 형제는 지금 당장 입원을 하지 않으면 무릎 절단이 아니라 하반신 절단을 해야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병원 수술을 거절했습니다. 한센 환자의 경우 수술비가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병원 수술을 거절했습니다. 그 이유는 정부로부터 받는 매달 생활보조비 1,500페소(한화 35,000원)때문이었습니다. 그 생활보조비로 식구들이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그 날로부터 그의 생활보조비는 자동으로 중단이 됩니다. 아내와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는 아버지는 그래서 가족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쪽을 택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날 저희는 결국 그를 설득시키지 못했습니다. 그를 위한 안수 기도와 함께 사랑의 헌금을 전달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비단 로니 할아버지만 가지고 있는 형편이 아니라는 점이 저희의 마음을 너무도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기도해 주십시오. 이것은 조금도 과장되지 않은 필리핀 한센들의 삶의 이야기입니다. 불쌍한 한센 형제와 자매들을 위해서 기도와 후원을 부탁합니다.

한센들이 주 안에 큰 위로와 평안을 얻으며, 하나님의 나라를 품고 그 나라를 소망하며 살아가는 천국 백성이 되도록 그리고 이 땅에 머무는 동안 아시아한센선교회를 통해서 그들의 삶이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워 지도록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한센선교가 될수록 저희와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