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통신 10호 (2008년 3월 25일)
아시아한센선교회 양한갑선교사

고난주간과 부활절이 있었던 필리핀의 3월은 어느 나라보다 분주했습니다. ‘Holy Week’라 표현하는 고난주간은 필리핀인들에게는 나름대로 죽임을 당하셨던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조금이라도 동참하고자 하는 모습으로 가득 채워졌던 한 주간이었습니다. 어떤 부분은 지나친 종교 의식에 치우쳐 있다고 말할 수도 있으나, 신실한 마음으로 주님의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려고 했던 경건한 크리스천들도 많았습니다. 한 주간만의 십자가 행렬이 아니라 늘 십자가를 지고 가는 그리스도의 군사로 주님과 함께 동행 할 수 있게 되기를 소원해 봅니다.

▪ 가정교회 사역 (Cell Fellowship Ministry)
4월 첫 주부터 매주 월요일에 리더자 훈련 프로그램이 시작됩니다. 현재 자원봉사자로 섬기고 있는 Louie형제, Jonah자매, Nida자매를 비롯해서, 한센 가운데 Eddie형제, Roli형제, Edit자매, Marlyn자매를 6개월 과정으로 훈련시켜 앞으로 세워지게 될 가정교회들을 그들에게 맡길 예정입니다. 또한 4월 첫 주부터 10주 동안 가정교회에서 특별 강좌가 시작됩니다. 10명의 강사에게 각각 한 가지 주제가 내정되었습니다. 한 명의 강사가 한 주간에 같은 강의를 네 가정교회에서 네 번 하게 됩니다. 그 10주 특별 강좌가 마치게 되면, 6월부터 1년 코스로 진행되는 제자 훈련 프로그램이 시작됩니다. 현재 4명으로 구성된 교재 연구팀이 1/4분기 3개월 치 분량의 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1년 전 코스가 마친 후에는 전체적인 평가와 수정 작업을 거쳐 “한센을 위한 훈련 교재”를 책으로 출간할 예정입니다. 1년 코스 훈련 과정을 통해서 신실한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많이 배출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야곱의 우물 사역 (Jacob`s Well Ministry)
병원 사역입니다. 우선 20대 양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병원 안에서 전도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병원 허락을 받은 후에 전체 사역자들이 지독한 감기로 인해 병원 출입이 불가능했고, 지난 주간은 고난 주간이라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오는 3월 27일이 그 첫 번째 병원 사역이 될 것입니다. 선교통신 9호에서 보고 드렸듯이 젊은 환자들이 대략 2개월 동안 딸라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주의 복음을 통해서 사마리아 여인처럼 그들도 주님을 만나고 큰 변화를 받아 훌륭한 그리스도인이 되어 고향을 돌아가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병원 사역을 사마리아 여인이 주님을 처음 만났던 장소의 이름을 따서 Jacob`s Well Ministry라 명명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는 끊임없이 양성 환자들이 들어오는 황금 어장입니다. 이 사역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영문 웹사이트 제작 중간 보고
웹 디자이너의 바쁜 스케줄로 인해 다소 지연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약 90%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3월 25일에 있었던 중간 편집 회의에서 웹 디자이너가 제출한 작품들에 대한 전체 평가회를 갖고 수정이 필요한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3월 말에 최종 점검과 승인을 하고 기술 분야를 맡은 사람에게 넘기면 4월 둘째 주간에는 영문 웹사이트가 오픈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영문 웹사이트의 필요성은 필리핀 현지 교회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유도하기 위함입니다. 한국의 한센선교가 그랬듯이 결국 필리핀 한센선교 역시 외국 후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필리핀 현지 교회들이 함께 지고 가야만 하는 십자가라고 믿습니다. 영문 웹사이트 오픈에 맞춰서 필리핀 현지 교회들에게 배부될 아시아한센선교회 사역에 대한 전단지 디자인 역시 완료가 되어 있습니다. 예산이 확보되면 인쇄해서 필리핀 각 교회로 배부될 것입니다. 필리핀 현지 교회들과 많은 크리스천들이 함께 동역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 한국 및 미국 방문 선교보고회를 위해서
4월 25일에 출국해서 한국에 2주, 미국에 2주 동안 방문할 예정입니다. 미국에서는 달라스와 LA에서 부흥회를 인도합니다. 이번 선교보고회를 통해서 특별히 학교부지 매입을 위한 선교비 모금을 가슴에 품고 떠납니다. 2에이커(약6,000평) 부지 매입 가격은 약 3억원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축복하심이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Ricardo Rona 씨 상황
가족의 생계와 반신 마비와 침해에 걸린 아내(67세)를 두고 갈 수가 없어서 병원 입원을 거부했던 Rona씨는 저희의 설득으로 마음을 바꾸셨습니다. 현재 Eddie형제를 통해서 외과 과장 Dr. Samson를 가장 빠른 날짜에 보고 수술 일정을 잡을 수 있도록 서두르고 있습니다. Dr. Samson은 14년 전 저와 함께 필리핀 제1호 한센병원인 팔라완요양원을 방문하면서 한 방에서 1주일 동안 함께 지냈던 사이입니다. 이번에 필리핀으로 돌아와서 딸라병원에서 그를 세 번 만났습니다. 아직 고난주간 휴가에서 돌아오지 않아 그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가 병원으로 출근하는 데로 Rona씨를 특진으로 볼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았습니다. 다리 수술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자원봉사자 니다(Nida)자매를 위해서
니다(Nida)자매를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Nida자매는 현재 가정교회 사역을 위해서 자원봉사자로 저희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고난주간 화요일, 딸라 병원에 갔을 때 Eddie형제(한센으로서 딸라병원에서 남자 간호사로 일하고 있음)로부터 Nida의 딸이 결핵 증세로 병원에 그 전날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들어가서 기도를 해주려고 했지만, Eddie형제는 기침을 하고 있던 저를 강력하게 막았습니다. 마스크를 하고 들어가도 기침 환자는 결핵 병동 출입이 불가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건물 밖에서 기도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수요일 아침 7시. 전화 벨이 울렸습니다. 지난 밤에 Nida의 딸 제시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너무도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1981년 생. 26살. 이제 결혼을 해서 첫 아기를 출산한지 꼭 10일만에 제시는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아직 딸의 이름도 지어주지 못한 채 엄마는 그렇게 떠났습니다. 화요일(3월25일) 가정교회 사역을 마치고 사역팀이 Nida자매를 위로하기 위해서 그의 집을 처음으로 찾아갔습니다. 무허가 빈민촌이었습니다. 도착했을 때 저희는 또 다른 충격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미 장례식이 끝난 줄 알고 찾아갔던 길이었는데 그의 집에 여전히 딸 제시의 시신이 있었습니다. 장례비를 지불하지 못해 1주일이 넘도록 장례를 치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장의사에게 지불해야 하는 전체 장례비는 300불(한화 30만원)이었습니다. 마지막 가는 딸에게 입혀줄 깨끗한 옷 한 벌이 없어서 친구의 옷을 빌려서 입혀주었다는 엄마, Nida. 무슨 말로 그를 위로해야 좋을지 몰랐습니다. 30만원이 없어서 사랑하는 딸을 보내지 못하고 껴안고 있는 엄마의 고통을 저희는 또 뒤늦게 안 것입니다. 저희 아시아한센선교회가 도울 것입니다. 어린 딸을 위한 1년 치 분유 값을 헌금해 주실 수 있는 분은 선교회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선교 통신에 왜 이런 슬픈 이야기만 소개하느냐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희의 대답은 저희가 만나는 사람들이 다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더 소중하게 다가갑니다. 이 역경과 눈물과 고통 속에서 그들로 하여금 춤추게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소망밖에 없다고 믿습니다. 아픈 사연을 가진 이들을 대하는 사역자들의 마음이 계속해서 많이 아프지만 하나님께서 그들을 섬기라고 보내주셨다고 믿기에 그들의 아픔과 함께 할 것입니다. 저희와 함께 동행해 주십시오. 여러분께서 보내주시는 기도와 후원은 이곳 필리핀 한센들을 위해서 소중하게 전달되고 사용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기도와 후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 4월 기도제목
- 양한갑선교사 한국과 미국 방문을 위해서
- 학교부지 2에이커를 매입(3억원)할 수 있도록
- 영문웹사이트 오픈과 필리핀 현지 교회들 참여를 위해서
- 사역자들의 영성과 건강을 위해서
- 세움을 받을 가정교회 리더들과 훈련 프로그램을 위해서
- 병원사역(Jacob`s Well Ministry)을 위해서
- Ricardo Rona씨 수술과 그의 가정을 위해서
- Nida 자매와 그 가정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