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차를 타고 다니다 보면 몇 번 죽었다가 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차량의 90% 이상이 일본차다. 그래서 모든 차량의 운전대는 일본에서처럼 오른쪽에 있다. 그런데 차량 운행은 한국이나 미국처럼 오른쪽 차선으로 달린다. 이것이 얼마나 이상하고 위험한 일인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모른다. 

예를 들면,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운전수는 인도 쪽에 있다. 그래서 승객은 쌩쌩 달려오는 차량들 쪽으로 차 문을 열고 내려야 한다.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모른다. 양곤 시내 안에서는 오토바이 운행이 금지되어 있어서 다행이다. 만약 오토바이까지 달린다면 차 문을 열 때마다 오토바이들과 쾅쾅 부딪히는 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른다.

아담목사 교회에서 주일예배 설교를 마치고 혼자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택시에서 내리는 순간 뒤에서 달려오던 차량에 치어서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급정지를 한 자가용 운전자가 내려서 나에게 미얀마 말로 소리 소리를 질렀다.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지만 "눈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하는 투였다. 기가 막혔지만, 생명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고 인도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선교를 다 마치지 못하고 양곤에서 장례식을 치를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운전대를 왼쪽으로 바꾸든지 아니면 승객들이 안전하게 인도 쪽으로 내리도록 주행 차선을 왼쪽으로 바꾸든지 해야 한다. 내릴 때마다 운전수가 나에게 지시를 내린다. “바로 지금입니다. 지금 내리십시오.” 그러면 벌떡 일어나 차 문을 열고 차도 쪽으로 나온 후, 곧바로 100m 달리기 선수처럼 인도 쪽을 향해서 바람처럼 뛰어야 살 수 있다.  

미얀마의 정치 현실을 보는 느낌이다. 지금 미얀마의 정치는 이상하고 위험하다. 위험한 법은 바꾸지 않고, 국민들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차도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운전대(대통령)를 바꾸든지, 도로 교통법(헌법)을 바꾸든지 둘 중 하나를 바꿔야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