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과 농구 시합을 했습니다. 첫번째 게임은 졌지만 두번째 게임에서는 이겼다고 어깨를 으쓱거렸던 한국 대표팀(?)은 38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온 몸이 물에 푸욱 젖도록 뛰었습니다. 시원한 야자수처럼 쿨(cool)한 우정을 더 깊이 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슬리퍼] 대 [농구화] 대결이었다는 점입니다. 농구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필리핀 청년들의 작은 꿈 중에 하나는 농구화를 갖는 일입니다. 슬리퍼를 신고 뛰다가 땀이 나면서 맨발로 뛰기 시작했던 필리핀 청년들을 보면서 마음이 짠했습니다. 명품 신발이 아니라 싸구려 농구화 하나만 있어도 밤에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하고 감격해 하는 그들을 보면서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