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지 말라.

누가복음 12:11-12

 

“사람이 너희를 회당이나 위정자나 권세 있는 자 앞에 끌고 가거든 어떻게 무엇으로 대답하며 무엇으로 말할까 염려하지 말라. 마땅히 할 말을 성령이 곧 그 때에 너희에게 가르치시리라.”

   예수님은 후에 사람들이 제자들을 회당이나 권세 있는 자들 앞으로 끌고 가는 날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하셨습니다. 그것은 제자들이 순교를 당할 수도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 던져지게 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묵상해 보았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두 개의 중대한 메시지가 담겨져 있습니다. 첫째는 사람들에게 끌려가는 두려운 상황이 설령 주어진다 할지라도 염려하지 말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스데반 집사의 순교 현장에서 볼 수 있었듯이 거리로 뛰쳐나온 폭도들은 욕을 하고, 침을 뱉고, 돌을 던졌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염려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무슨 의미였을까요? 저에게는 “떨지 말라”는 말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랬습니다. 스데반집사는 떨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에게 살려달라고 비굴하게 빌지 않았습니다. 그는 담대했습니다. 그는 당당했습니다.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둘째는 그런 상황이 되면 성령님께서 마땅히 우리가 할 말을 가르쳐 주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사람이 무서운 공포에 짓눌리게 되면 입이 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머릿속까지 하얗게 되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때에 성령님께서 우리에게 할 말을 가르쳐 주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성령님께서 주시는 말씀들은 순교자들에게는 이 땅에 남기고 가는 마지막 메시지였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단순한 유언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꾸는 성령의 거대한 파워가 역사되는 메가톤급 메시지였습니다.

   순교자 폴리캅의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내가 86년 동안 주님을 섬겨왔지만, 그분은 내게 해를 입히신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나의 왕이요, 나의 구주이신 주님을 부인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 순교자 카퍼스(Carpus)의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버가모 총독이 물었습니다. “네 이름이 무엇이냐?” “내 이름은 크리스천이오. 하지만 세상에서 불려지는 이름은 카퍼스요.” 총독이 말했습니다. “황제의 칙령대로 로마의 신들에게 제물을 올려라.” 카퍼스는 말했습니다. “그럴 수는 없소. 나는 크리스천이오. 난 단 한 번도 우상에게 제물을 올린 적이 없소. 난 오직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만을 섬기오.” 총독은 그의 살가죽을 벗겨서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1900년 5월에 중국에서는 외세 배척 운동과 반기독교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 사건을 ‘의화단 사건’이라고 하는데, 그때 선교사 135명과 선교사 자녀 53명이 순교를 당했습니다. 순교를 앞둔 선교사들이 쓴 마지막 편지들이 있습니다. 그 내용 안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순교를 영광으로 여긴다는 것과 동료 선교사와 미국에 있는 가족들과 성도들에게 천국에서 다시 보자는 소망의 메시지가 담겨져 있었습니다. 그들의 마지막 편지는 수많은 사람을 변화시켰습니다. 

   그 순교자들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죽음 앞에서 결코 떨지 않았다는 것과 그들은 위대한 메시지를 남기고 떠났다는 것입니다. 그 마지막 메시지가 없었다면 그들은 단지 억울하게 죽은, 아무도 기억해 주는 않는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순교자들이 남긴 메시지는 성령의 메시지였습니다. 그래서 [증인]과 [순교자]는 같은 뜻입니다. '증인'을 뜻하는 헬라어는 [Martus]입니다. 그리고 순교자는 [Martyrs]입니다. 어원(語源)이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의 증인은 순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순교자들의 증언이 없었다면, 기독교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습니다. 순교자들은 무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어떤 죽음 앞에서도 떨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위대한 그리스도의 전사(戰士)들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알 수 있듯이, 예수님은 이 땅에 계실 때부터 제자들을 강인한 전사(戰士)들이 되도록 키우시고 계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정신이 없습니다. 아니 정신을 어디에 빼앗기고 사는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코로나 뉴스때문에 TV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하루 종일 세계 코로나 현황을 체크하기 위해서 인터넷 앞에서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바이러스가 내 쪽으로 어디까지 침범해 들어왔는지 밤잠을 설치면서 추적합니다. 그처럼 악한 영들이 크리스천들의 생각과 삶을 통째로 삼켜먹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4월 15일까지 고난주일 예배도, 부활절 예배도 드릴 수 없도록 집회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여기저기에 사탄이 끼어 들어 사악한 짓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깨어 있어야 합니다. 세상 모든 나라와 사람들이 절망적인 눈빛으로 코로나(Corona)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라는 죽음의 터널만을 지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하고, 그 보다 더 중대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지금 우리는 [사순절]을 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칫 세상 뉴스에 휘말리게 되면,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에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손에는 성경 대신에 날마다 TV 리모콘만 쥐고 살 수 있습니다. 크리스천은 그렇게 살면 안 됩니다. 지금은 염려할 때가 아니라, 주님을 위해서 금식할 때입니다. 세상 뉴스는 하루에 한 번만 봐도 족합니다. 우리가 TV 뉴스를 하루에 수 백 번을 본다고 해도 이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의 고난과 십자가의 보혈을 묵상하면서 이 사순절을 지켜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있는 예수님의 말씀으로 여러분을 격려합니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떨지 마십시오.” 세상이 뒤집어지고, 설령 어떤 몹쓸 병에 걸려도 떨지 마십시오. 쫄지 마십시오. 염려하지 마십시오. 강인한 그리스도의 전사(戰士)가 되십시오. 그리고 주위에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증거 하는 증인이 되십시오. 성령님께서 그들에게 할 말을 여러분에게 가르쳐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죽음의 강을 건너고 있는 중이 아니라, 예수님의 보혈의 강을 건너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는 지금 사순절 안에 있습니다.

복음성가: 보혈을 지나

보혈을 지나 하나님 품으로

보혈을 지나 아버지 품으로

보혈을 지나 하나님 품으로

한 걸음씩 나가네

존귀한 주 보혈이 내영을 새롭게 하시네

존귀한 주 보혈이 내영을 새롭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