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차매

갈 4:4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갈 4:4절은 성탄에 관한 말씀인데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때가 차매”라는 말씀은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그 [시간]이 되었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예수님께서 구세주로 이 땅에 오셨던 그 [때]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그 [때]를 보려면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 유대의 역사를 잠시 둘러봐야 합니다. 좀 복잡하지만 함께 가보겠습니다. 유대는 군사적으로 힘이 약한 나라였습니다. 그래서 줄기차게 강대국들에게 짓밟힘을 당했습니다. BC722년 북왕국 이스라엘이 앗시리아 제국에게 멸망당한 것을 시작으로, BC587년에는 남왕국 유다가 바벨론 제국에게 멸망당했습니다.그 바벨론 제국은 BC539년에 페르시아제국에게 멸망당했습니다. 페르시아 제국은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관대함을 베풀어주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예루살렘으로의 단순한 귀환이었지, 페르시아 제국으로부터 독립을 승인받았던 일은 아니었습니다. 페르시아 제국도 BC333년에 헬라제국에게 멸망당했습니다. 그런데 알렉산더가 죽고 헬라제국은 크게 분열되고 말았습니다. 후계자 중 하나였던 안티오쿠스(Antiochus) 3세가 BC198년부터 유다를 지배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아들 안티오쿠스 4세가 연이어 통치하면서 유대인들은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안티오쿠스 4세는 제사와 할례와 안식일과 모든 절기를 금지시켰고, 예루살렘 성전에 제우스 신상을 세우고 숭배하도록 했습니다. 그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는 자는 모두 사형에 처했습니다. 그때 제사장 마타디아스(Mattathias)가 안티오쿠스 4세의 명령을 거역하고 폭동을 일으켰고, 그의 아들인 마카베우스(Maccabeus)가 BC165년에 예루살렘을 탈환하고 독립을 선포했습니다. 그것을 마카비(Maccabees) 혁명이라고 합니다. 유다는 약 70년 동안 독립 국가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BC63년에 다시 로마제국에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로마제국은 BC40년에 유대인이 아닌 이두메 출신이었던 헤롯을 유대 왕으로 임명했습니다. 이방인 헤롯은 유대인들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서 BC20년부터 예루살렘 성전을 건축했습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던 시기가 바로 그때였습니다.

   그처럼 예수님이 탄생하셨던 그 때를 놓고 보면, 하나님께서는 바벨론 제국에게 “통과”하셨습니다. 페르시아 제국에게도 “통과,” 헬라 제국에게도 “통과”하셨습니다. 그런데 로마 제국에게는 “이 때다.”라고 하셨습니다. 왜 하나님은 바벨론 제국이 세계를 제패했을 당시에 아들을 보내시지 않으셨던 것입니까? 왜 하나님은 페르시아 제국 당시 유대인들이 본국으로 귀환했을 때 아들을 보내시지 않으셨던 것입니까? 왜 하나님은 알렉산더 제국이 세계를 제패했을 당시에 아들을 보내시지 않으셨던 것입니까? 왜 하나님은 마카비 혁명으로 유대가 독립 국가가 되었을 때 아들을 보내시지 않으셨던 것입니까? 왜 하나님은 로마 제국이 세계를 제패했을 때 아들을 보내셨던 것입니까?

   그 대답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라고 하셨습니다. (행 1:8) 로마제국 하에서 복음이 땅 끝까지 이를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로마제국은 정복하는 땅마다 로마로 이어지도록 대로를 건설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처럼 복음이 땅 끝까지 갈 수 있도록 전 세계를 연결하는 도로망을 하나로 구축했던 제국이 로마제국이었습니다. 특별히 사도 바울은 로마 시민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대로를 통해서 나아갈 때 그의 발목과 복음을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여기에서 화제를 잠깐 바꿔서 하누카(Hanukkah)와 젤롯(Zealot)당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앞에서 마카베우스(Maccabeus)가 예루살렘을 탈환하고 독립을 선포했다고 했습니다. 그 승리를 기리기 위해서 유대인들이 만들었던 축제가 하누카였습니다. 촛불을 꽂는 촛대를 ‘메노라’(Menorah)라고 하는데, 성막에 있던 모세의 메노라는 촛대가 7개이지만, 하누카의 메노라는 촛대가 9개입니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12월이 되면 아홉 개의 촛불을 밝히는 하누카 축제를 갖습니다.

   젤롯당은 마카비 혁명 이후에 조직된 자칭 [민족주의 전사]들이 결집된 집단이었습니다. 로마제국이 유대를 통치했을 때 유대 사회에 생긴 그룹들이 있었습니다. 바리새파, 사두개파, 에세네파, 젤롯당(열심당) 그리고 산헤드린이었습니다. 그들 중에 젤롯당은 로마제국에게 붙어서 눈치를 보며 기생했던 헤롯대왕, 대제사장 그리고 특권층 인사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투쟁했습니다. 그래서 평범한 유대인들에게 젤롯당은 의적과 같았지만, 로마제국이나 헤롯대왕에게는 골치 아픈 테러리스트들이었습니다. 빌라도가 예수님 대신에 바라바를 놔주었는데, 그 바라바가 젤롯당의 열심 당원이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하누카와 젤롯당을 그렇게 이해하고 정리해보겠습니다. 유대 달력으로 2020년 유대인의 하누카 축제는 12월 10일부터 18일까지입니다. 지금 이 시간 유대인들은 하누카 축제 가운데 있는 것입니다. 왜 그들은 2000년이 지난 지금도 하누카 메노라에 촛불을 켜는 걸까요? 지금도 솔로몬 성전 자리에 황금돔 즉 이슬람 오마르사원이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그 자리에 마지막 성전을 세울 때까지 이스라엘의 완전한 회복은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모슬렘들을 몰아내고 그곳에 마지막 성전을 짓게 해 줄 수 있는 제2의 마카베우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2000년 전에 유대인들은 예수는 십자가에 죽이고, 바라바는 풀어달라고 외쳤습니다. 그 당시 유대인들의 관심은 영적 구원이 아니라 오직 정치적 자유뿐이었습니다. 지금의 유대인들의 관심도 오직 정치적 독립뿐입니다.

   그들에게 성탄절은 한낱 연휴에 불가합니다. 그들이 성탄절에 하누카 촛대를 잡는 것은 그들이 여전히 예수님을 버리고, 바라바를 선택하겠다는 것과 동일합니다. 흔히 유대인들을 노벨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세계에서 제일 똑똑한 민족이라고 말하지만, 그들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민족입니다. 그들의 생각은 단순합니다. 예수는 약속의 땅을 회복시켜주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에 그들의 메시야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그들이 지금도 성탄절을 차갑게 내던져 버리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 하누카 촛불을 켜고 다시 한번 이스라엘에 빛이 있기를 소원하면서 [빛의 축제]를 갖고 있지만, 그들이야말로 [참 빛]을 놓친 민족입니다.

“그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이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 그가 세상에 계셨으며 세상은 그로 말미암아 지은 바 되었으되 세상이 그를 알지 못하였고,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하지 아니하였으나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 (요 1:4-14)

   예수님은 유대인들만을 구원해 주시기 위해서 메시야로 오시지 않으셨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굳이 로마제국 시대에 오실 이유가 없었습니다. 페르시아 제국 당시 귀환하는 유대인들을 데리고 독립 국가를 세웠다면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메시야로 인정했을 것입니다. 헬라제국 당시 마카베우스가 아니라 예수님이 그 혁명을 주도하고 독립 국가를 선포했다면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메시야로 인정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혁명을 일으키고 로마제국으로부터 나라를 구했다면, 유대인들은 이방인 출신 헤롯을 폐위시키고 예수님을 그들의 왕으로 추대했을 것입니다. 바라바와 같은 인간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유대인은 지금도 예수님에 대해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유대인이 아니라 모든 죄인을 구원하기 위해서 오셨고, 그 죄인들의 죄 값을 십자가에서 죽음으로 감당하셨고, 부활하시므로 영접하는 모든 이에게 영생을 주시는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셨으며, 진정한 메시야이셨습니다. 그것이 온 열방 민족이 들어야 할 복음이었습니다. 로마제국은 그 예수의 복음이 온 세계 땅끝까지 미치도록 대로를 건설하는 중대한 임무를 감당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사 가운데 로마제국이 등장했던 그 때가 오늘 본문에서 말씀하셨던 "때가 차매"였던 것입니다. 

   이번 성탄절에는 어디로 갈까요? 하누카 축제가 열리는 유대인 가정으로 갈까요? 예수님이 탄생하셨다는 베들레헴으로 갈까요? 아니면 성탄절 파티가 있는 곳으로 갈까요? 이번 성탄절 예배는 교회에서 드릴 수 없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만약 이번 성탄절까지 가정 예배로 드려지게 된다면 슬퍼하지 말고, 2000년 전 베들레헴 한 마굿간에서 드려졌던 첫번째 성탄절처럼 작은 예배자들이 모여 가장 순수한 성탄절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기를 원합니다. 선물 준비로, 파티 준비, 데이트 준비로 분주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첫번째 성탄절 경배에는 베들레헴의 목자들과 별을 따라 온 동방 박사들뿐이었지만 오직 예수님만 바라보며 경배를 드렸던 것처럼 우리 모두에게도 뜻 깊은 2020년 성탄절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가 흰 눈과 함께 온 누리 위에, 온 교회 위에, 모든 주의 가정 위에 가득히 임하시는 2020년 성탄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