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위한 기도제목

필리핀 도시 봉쇄 만 1년

     3월 15일은 필리핀이 도시를 봉쇄한 지 꼬박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필리핀 전국을 감옥처럼 봉쇄한 결과는 참담함이었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어린이와 학생들이었습니다. 1년 동안 학교를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9월까지 학교 문을 열 수 없다고 했는데, 현재 상황은 9월이 되어도 문을 열 수 있을까 싶습니다. 두 번째 피해자는 소상공인과 서민들입니다. 1년 동안 수백만 명이 직장을 잃고 수입이 없이 살았습니다.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사는 서민들은 약 3,500만 명으로 보고 있습니다. 필리핀 전체 인구의 약 30%에 해당합니다. 필리핀 정부는 그들의 생계를 지원해 줄 돈이 더는 없습니다.

    그런 가운데 확진자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3월 초에는 2,000명 선이었지만 갑자기 상승하고 있습니다. 3월 12일에 4,570명, 13일에 4,993명, 14일에 4,887명, 15일에는 5,40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필리핀 보건부는 3월 말에는 하루 8,000명까지 증가하고, 4월에는 하루 15,000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영국 변이 바이러스와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가 유입되었지만, 필리핀 국내에서 특이 변이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습니다. 의학계는 필리핀 변이 바이러스를 [P3]로 명명했습니다.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 필리핀은 지금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국민은 코로나에 걸려서 죽으나, 굶어서 죽으나 죽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하루 확진자가 2만 명이 나와도 더는 과거와 같은 도시 봉쇄 속에서는 살 수 없다고 시위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 역시 통제 능력에 한계를 느꼈는지 1만 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와도 도시 봉쇄는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부도 포기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단 도시 봉쇄는 없지만, 3월 16일부터 2주 동안 저녁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 예방 접종도 답보 상태입니다. 필리핀은 3월 1일부터 예방 접종을 하고 있지만, 현재 필리핀 인구(1억 1천만명)의 0.17%에 해당하는 193,492명만이 백신을 맞았습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백신이 효과가 낮고, 부작용이 있다는 중국산 시노백(Sinovac)이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선호하지 않는 영향도 있습니다. 3월 6일부터 소량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사용되고 있지만, 모든 백신이 무료 접종이 아니라 비싼 돈을 내고 맞기 때문에 접종 대상이 되어도 서민과 빈민들은 선뜻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의 선구매 계약이 늦어져 백신 물량의 불충분으로 필리핀 전 국민이 백신을 맞으려면 2023년 하반기까지 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까지 필리핀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은 사람은 약 900만명입니다. 모두 무료 검진이 아니라 한국 돈으로 10만원을 내고 받은 검사자의 숫자입니다. 가난한 서민과 무증상 감염자들은 증상이 있어도 돈이 없어서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필리핀 총 누적 확진자는 60만 명을 쉽게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1. 도시 봉쇄 1년의 결산은 참담합니다. 필리핀 보건부가 예상한 대로 4월에 하루 확진자가 평균 13,000명이 된다면 의료 붕괴가 올 수도 있습니다. 필리핀의 의료 인력과 시설이 그 많은 확진자를 다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2. 필리핀 재입국을 위한 비자 발급이 [멈춤] 상태로 있습니다. 2월 15일에 필리핀 정부는 과거에 필리핀에서 장기비자를 받은 사람 중에서 필리핀 재입국을 원하는 사람은 신청하라고 하면서 심사 후에 허락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습니다.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장은 없었습니다. 그 틈을 타고 필리핀 외무부에서 입국허가증을 받아주겠다는 중간 브로커들이 나아와 700만 원에서 2,000만 원까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에 사업체를 가진 분들이 회사를 지키기 위해서 브로커에게 그 높은 수수료를 주고 입국허가증을 받아 입국했는데, 공항에서 그 입국허가증이 가짜로 판정되어 다시 돌아가는 사례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절차로 필리핀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필리핀 외무부로부터 입국허가증을 속히 받을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3. 연일 미얀마와 필리핀의 무거운 소식을 드리게 되어 죄송한 마음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지만, 기도 외에 숨을 쉴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여러분에게 이처럼 힘든 기도 부탁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이점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고, 두 나라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