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 굳세게 붙잡고

렘 32:27

    세우는 일은 오랜 세월이 걸리지만, 허무는 일은 한순간에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가룟 유다 이야기입니다. 이 땅에 수많은 이름이 있지만, 그 사람 때문에 [유다]라는 이름은 가장 혐오스러운 이름이 되었습니다. 야곱의 열두 아들 중에 유다가 있습니다. 다윗이 그 유다의 자손이고, 예수님도 그 유다의 후손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야곱의 아들이었던 그 유다는 히브리 원어로는 [예후다: יְהוּדָ֑ה]입니다. 영어 표기로는 “Judah”입니다. 그 뜻은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입니다. 그러나 가룟 유다의 ‘유다’는 헬라어 원어로 [유다스:Ἰούδας]이며, 영어 표기도 “Judas”이고, 그 뜻은 “배신자”란 의미입니다. 한글 번역은 동일하게 ‘유다’로 표기되었지만, 원어로 보면 그 단어와 의미는 전혀 달랐습니다. 가룟 유다는 3년이란 긴 세월 동안 예수님의 제자로 훈련을 받았지만 한순간에 무너진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비극은 어떤 사람이 그를 무너트린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폭했다는 것입니다. 그의 비극적 삶을 뒤돌아보겠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로 선택받았습니다. 은혜였고, 영광이었습니다. 더욱이 제자들 중에서 가장 신뢰를 받았던 것일까요? 그는 재무 일을 맡았습니다. 세리장 출신 마태보다 숫자에 훨씬 더 능한 재능을 가졌던 엘리트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뛰어난 두뇌에서 삐거덕 소리가 났습니다. 마리아가 예수님의 발에 삼 백 데나리온의 향유를 부을 때 그는 버럭 화를 내며 그 아까운 것을 왜 헛되이 버리느냐고 했습니다. 그때 요한은 유다를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도둑이다. 돈궤를 맡은 자였지만, 그는 그 돈궤에서 돈을 훔친 사람이다.”라고 고발했습니다. (요 12:6) 예수님께서도 경고했습니다. “나와 함께 그릇에 손을 넣는 그가 나를 팔리라.” (마 26:23) 그 경고는 유다가 잘못된 길에서 돌이킬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거기에서 멈췄어야만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더 뻔뻔스럽게 나왔습니다. “랍비여, 나는 아니지요?”(마 26:25)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말하였도다.”

    그 말씀을 하신 후에 예수님께서 성찬식을 베푸셨습니다. 그런데 누가는 그 순간에 일어났던 매우 중대한 일을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누가는 예수님께서 성찬을 베푸시기 전에 사탄이 유다에게 이미 들어갔다고 기록했습니다. (눅 22:3 “열둘 중의 하나인 가룟인이라 부르는 유다에게 사탄이 들어가니”) 그리고 대제사장과 성전 경비대장들을 찾아가 예수님을 넘겨줄 음모를 의논한 후에 최후의 만찬 자리로 돌아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눅 22:4) 뒤늦게 돌아온 유다에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아니하였더라면 그에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마 26:23-24)” 그런데 요한은 또 다른 기록을 남겼습니다. 요한은 유다가 성찬의 떡을 받은 후에 사탄이 그에게 들어갔다고 기록했습니다. (요 13:27 “조각을 받은 후 곧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간지라.”)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의 기록이 서로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이미 유다는 사탄을 향해서 성찬 전에도, 성찬 후에도 그의 마음의 빗장을 풀어 놓았던 것입니다. 즉 사탄은 성찬 전부터 이미 유다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사탄의 제자가 된 것입니다. 예수의 증인이 될 사람이 예수를 파는 배신자가 된 것입니다. 빛의 사도가 되어야 할 사람이 어둠의 사도가 되었고, 영적 리더가 되어야 할 사람이 체포조의 리더가 되었던 것입니다.

    유다는 예수님을 넘겨줄 것을 약속하고 대제사장에게 은 30전을 받았습니다. 당시 은 30은 노동자 3개월 치 임금이었고, 노예 한 사람을 살 수 있는 돈이었습니다. (출 21:32) 마리아가 예수님께 드렸던 300 데나리온의 향유의 가치는 노동자 1년 치 임금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유다는 메시야이셨던 예수님을 노예 한 사람을 살 수 있는 가격에 팔아버렸던 것입니다. 결국 그는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가룟 유다의 실수는 무엇이었습니까?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던 불신앙이었습니다. 그는 3년 동안 주님과 함께하면서 수차례 부활에 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특별히 죽었던 나사로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직접 목격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때 예수님은 마르다에게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요 11:25-26)”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부활이고 생명이심을 믿으라는 말씀이셨습니다. 그 말씀을 선포하시고 나사로가 묻힌 무덤 앞으로 가서 “나사로야, 나오라.”라고 하셨습니다. (요 11:43) 그때 나사로가 일어나 나왔습니다. 가룟 유다도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 나사로를 살리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인자가 십자가에서 죽으나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리라.” 유다는 그 말씀을 믿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가 사흘 후에 있을 주님의 부활을 믿었다면 그는 주님을 그렇게 배신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부활을 믿었다면 노예 한 사람의 몸값을 받고 예수님을 그렇게 팔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집중의 문제였습니다. 그가 집중했던 것은 십자가의 죽음이었습니다. 부활이 아니었습니다. 유다는 예수님을 팔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영혼까지 사탄에게 팔았던 것입니다.

    유다의 죽음을 더 비참하게 만든 일이 있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을 체포해서 빌라도 앞으로 끌고 갔던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빌라도에게 한 말입니다. “우리는 그가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리라 한 말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마 27:63) 예수님을 메시야로 믿지 않았던 세상 사람들도 예수님이 죽은 뒤 사흘 후에 부활할 것을 알고 있었고, 믿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경비병을 추가로 증원해서 예수님의 무덤을 굳게 닫고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3년 동안 제자로 살았던 유다는 그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던 것입니다. 주님과 3년 이란 긴 세월을 함께 했었는데. 거기까지 가서 그는 그렇게 주님을 버렸던 것입니다. 처참한 비극이었습니다.

    검은색의 암석인 시금석(試金石)을 아십니까? 금이 들어간 조각을 그 시금석 표면에 문지르면 빛깔이 나옵니다. 그 빛깔을 표본의 금 빛깔에 비교하면서 순도를 결정합니다. 금의 함량 단위는 캐럿(Carat: K)입니다. 그래서 99% 순금은 24K라고 하고, 금의 함량이 75%이면 18K라고 하고, 58.3%이면 14K라고 합니다. 그처럼 순도를 결정해 주는 것이 시금석입니다. 부활 신앙은 영적 시금석입니다. 99.9% 순금 크리스천은 교회를 다닌 년수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교회에서 받은 직분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목사는 24K이고, 장로는 18K이고, 집사는 14K입니까? 아닙니다. 부활이 답입니다. 부활 신앙이 없는 사람은 유다의 끝과 같을 수밖에 없습니다. 교회를 오래 다니고, 제자로 산다고 하면서 부활에 대한 신앙이 없다면 그는 유다입니다. 그는 다시 위험한 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크리스천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활 신앙은 염려가 없는 신앙입니다. 그래서 부활의 주님은 일찍이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마라. (마 6:31)”라고 하셨습니다. 부활 신앙은 근심이 없는 신앙입니다. 그래서 부활의 주님은 일찍이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요 14:1)”라고 하셨습니다. 부활 신앙은 두려움이 없는 신앙입니다. 그래서 부활의 주님은 일찍이 “어찌하여 이렇게 무서워하느냐? 너희가 어찌 믿음이 없느냐? (막 4:40)”라고 하셨습니다. 부활 신앙은 담대한 신앙입니다. 그래서 부활의 주님은 일찍이 “세상에서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요 16:33)”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부활 신앙을 굳세게 붙잡게 되면 주님의 “염려하지 말라.”가 “염려하지 말자.”가 되고, 주님의 “근심하지 말라.”가 “근심하지 말자.”가 되고, 주님의 “두려워하지 말라.”가 “두려워하지 말자.”가 되고, 주님의 “담대하라.”가 "담대하자.“가 됩니다. 부활 신앙은 그래서 답이 되고, 그래서 능력이 됩니다.

    가룟 유다는 그 답과 그 능력을 손에 넣었다가 그 축복과 특권을 스스로 버린 사람이 되었습니다. 유다가 범했던 가장 치명적인 죄는 예수님을 판 죄가 아닙니다. 더 큰 죄가 그에게 있었습니다. 그는 죽었던 나사로를 살리신 예수님을 보고 다시 살리심을 믿었지만,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죽음에서 다시 살리신다는 것은 믿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무기력한] 하나님, [힘없는] 하나님으로 만들어버렸던 것입니다. 그가 하나님으로부터 자비와 용서를 받을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유다처럼 되지 않으려면 부활의 신앙을 굳세게 붙잡고 앞만 보고 가야 합니다. 부활 신앙은 우리로 하여금 무엇이든지 할 수 있게 합니다. 부활 신앙은 우리로 하여금 무엇이든지 이길 수 있게 합니다. 부활 신앙은 우리로 하여금 무엇이든지 다스릴 수 있게 합니다.

”나는 여호와요, 모든 육체의 하나님이라. 내게 할 수 없는 일이 있겠느냐?“

(렘 3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