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넉넉한 마음으로 살려면 필리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시간 개념에 대해서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약속 시간에 1시간, 2시간 늦는 것을 예의없는 행위로 여기지 않는다. 고르지 못한 날씨나 복잡한 교통 체증이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전 9시에 약속을 했다면, 오전 8시 30분부터 집에서 싸워를 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약속 시간 9시에는 집에서 옷을 입는다. 기다림에 지친 사람이 오전 10시에 전화를 하면 "지금 가고 있는 중"이라고 태연스럽게 대답한다. 그리고 약속 장소에는 오전 11시 경에 나타난다. 전형적인 필리피노 타임(Filipino Time)이다.

생일 파티 혹은 특별한 행사에 초대를 받게 되면 필리피노 타임은 어김없이 거기에도 나타난다. 저녁 7시. 초대장에 명시된 행사 시간이다. 그런데 7시에 도착해서 보면 그때 행사장이 셋팅이 되고, 손님들은 8시가 되어야 하나, 둘 볼 수 있다. 5분, 10분이란 시간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하다. 타인과의 약속은 더 더욱 그렇다. 필리핀 사람들과 약속을 할 때 이런 안내를 받는다. 첫째, 1시간 뒤에 나가라. 둘째, 기다리면서 읽을 책을 가지고 나가라. 세째, 약속 장소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주변에 있는 커피를 찾아라. 서서 기다리는 것보다 앉아서 기다렸다가 행사장으로 가는 것이 좋다.

필리핀 사람들은 "오늘 못하면 내일한다. 내일 못하면 다음에 또 무슨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시간을 그렇게 사용할 수도 없지만, 타인의 소중한 시간까지 그렇게 가치없이 소비하도록 해서는 안된다. 필리피노 타임은 반드시 청산해야 할 문화 중에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