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 선교통신 59호
아시아 나사랑 선교회
양한갑 최영인 선교사

미얀마 2차 선교를 마치고 떠나면서
미얀마 선교는 미얀마 불교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얀마 인구 90%가 불교 신자들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100% 불교 국가”로 만들려는 종교적 정서가 미얀마 불교인들에게 짙게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얀마에서 종교간의 갈등은 자칫 종교 전쟁으로 쉽게 이어집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최근에 미얀마 서부 방글라데시 접경 지역인 라카인(Rakhine) 주에서 엄청난 사건이 터졌습니다. 특별히 로힝가(Rohingya) 족을 향한 미얀마 정부의 가혹한 정책과 미얀마 사람들의 불타는 적개심은 앞으로 미얀마 한센 선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신중한 생각을 갖도록 돕습니다. 그러므로 지혜롭게 미얀마 선교 전략을 짜기 위해서 로힝가(Rohingya) 족 사건에 대한 깊은 이해가 먼저 필요합니다.

로힝가(Rohingya)족
미얀마에는 135개 소수민족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로힝가(Rohingya) 족은 그 소수민족의 명단에도 등록되지 못했습니다. 미얀마 정부가 그들을 “방글라데시로부터 월경한 무단 침입자 혹은 불법 이주자”로 규정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얀마 정부의 조사에 의하면 로힝가(Rohingya) 족의 인구는 약 8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정부의 탄압 정책
유엔(UN)은 로힝가(Rohingya) 족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박해를 받고 있는 소수 민족 중 하나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미얀마 정부로부터 인권 탄압, 강제 노동 동원, 토지 몰수 등을 끊임없이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로힝가(Rohingya) 족은 사실상 그들의 마을 안에 감금된 채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웃 마을을 방문할 때도 여행증(Travel Pass)을 받아야만 합니다. 라카인(Rakhine) 주의 수도 시트웨(Sittwe)는 방문조차 할 수 없습니다. 위급한 환자가 발생해도 수도 스트웨에 있는 종합 병원으로 갈 수 있도록 여행증이 발급되지 않습니다. 만료된 여행증을 가지고 이동하다 걸리면 정부 문서에서 그들의 이름이 삭제되어 강제 추방을 당하게 됩니다. 여행증 없이 다니다 걸리면 국가 보안법에 따라 체포를 당합니다.

또한 로힝가(Rohingya) 족에게만 적용하는 특별 결혼 허가법이 제정되었습니다. 혼인신고를 하려면 엄청난 수수료와 뇌물을 내야만 합니다. 신청 이후 부부로 승인을 받으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만약 결혼 승인서 없이 혼전 동거를 하다가 적발되면 10년 이상 징역에 처해 집니다. 또한 혼인 신고를 할 때 자녀를 2명 이상 낳지 않겠다는 서약을 해야만 합니다. 교육 제도 역시 철저한 통제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다른 마을 혹은 중소 도시로 나아가 진학하는 일은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글을 읽지 못하는 로힝가(Rohingya) 족의 문맹률은 8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미얀마 정부가 로힝가(Rohingya) 족에게 이처럼 무섭게 탄압 정책을 쓰는 것은 그들이 모슬렘들이기 때문입니다. 미얀마 정부가 그들에게 고학력 교육을 제한하고, 자녀 출산을 제한하고, 일부일처제만 허락하는 이유는 만약 그들이 미얀마 시민이 될 경우, 국가 공무원이 될 수도 있고, 일부다처제로 인해서 모슬렘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미얀마 정부가 그들을 미얀마 사람으로 공식 인정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로힝가(Rohingya) 족은 무국적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5월에 일어난 사태
지난 5월 28일, 라카인(Rakhine)주에서 27세 된 불교도 여성이 세 남성에게 강간을 당한 후 살해되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조사 결과 그 세 남성이 로힝가(Rohingya) 족으로 밝혀졌습니다. 분노한 미얀마 불교도들은 보복을 선언했습니다. 그래서 6월 3일에 미얀마 불교도들이 로힝가 족 모슬렘 남성들을 버스에서 끌어내려 대로에서 10명을 살해했습니다. 살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8월 22일까지 88명의 로힝가 족 남자들이 살해되었습니다. 결국 미얀마 정부는 라카인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미얀마 선교
로힝가(Rohingya)족 사건을 자세히 언급하는 이유는 현재 로힝가 족이 당하고 있는 인권탄압을 국제사회에 고발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미얀마 정부의 가혹한 정책을 비난하고자 함도 아닙니다. 소수민족을 곱지 않게 보는 미얀마 사람들의 적개심을 비판하고자 함도 아닙니다. 미얀마 불교인들이 타종교를 바라보는 그들의 적개심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한 불교도의 죽음을 보복하기 위해서 미얀마 불교인들은 현재까지 88명을 살해했습니다. 미얀마 불교 신자들이 모슬렘 로힝가(Rohingya)족 남자들을 향해 그처럼 무서운 증오와 원한을 갖도록 배후에서 조종한 사람들이 미얀마 불교 승려들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100% 불교 국가”를 세우기 위해서 그 어떤 타종교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무서운 생각이 빚어내고 있는 결과물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로힝가족 사태를 주시하면서 미얀마 목회자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미얀마 한센 선교 전략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미얀마 목회자들이 말하는 핵심은 불교 외 타종교를 향한 미얀마 정부와 미얀마 불교도들의 성향을 감안해서 “천천히” 그리고 “지혜롭게” 선교를 전개시켜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900년 초, 비슷한 시기에 미국은 필리핀을, 영국은 미얀마를 약 50년간 식민지로 삼았습니다. 미국은 필리핀의 근대 역사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영국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영국이 50년 동안 이 땅에 영국을 이식시키지 못했던 것은 그만큼 미얀마는 문화적으로, 종교적으로 강한 민족이었습니다. 특별히 불교를 향한 종교적 성향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공산권 선교처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미얀마 선교입니다.

이번 2차 미얀마 선교를 통해서 사회복지부 차관을 비롯해서 메얀청 한센 센타 관리자들, 메얀청 공립학교 교장 등 정부 기관에 관계된 사람들과 좋은 친분을 맺을 수 있었던 것은 선교적 수확이었습니다. 특별히 미얀마에서 NGO (Non Government Organization) 그룹으로 승인을 받아 선교할 수 있게 된다면 보다 안전한 법적 지위와 보호를 받을 수 있기에 사회복지부 차관의 도움을 받아 신속한 절차를 밟으려고 합니다.

이번 미얀마 선교를 위해서 끊임없이 기도해 주시고, 돼지와 돼지우리를 기증할 수 있도록 후원해 주셨던 교회들과 여러 후원 동역자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미얀마 선교를 위한 기도 제목
- 미얀마 선교부 출범과 NGO 등록을 위해서
- 미얀마 한센인 정착촌 건립을 위해서
- 미얀마 선교를 위해서 동역하고 있는 미얀마 목회자들을 위해서
- 미얀마 선교에 필요한 선교비가 후원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