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코로나 상황보고 (9)

3월 23일 (월요일): 확진자 462명 (+82명) 사망 33명 (+8명)

- 필리핀 확진자가 462명이 되었습니다. 확진자 수가 어제는 70명 대였고, 오늘은 80명 대로 올라갔습니다. 사망한 사람 중에는 의사 3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위중한 환자들 중에 의사와 간호사들이 더 있습니다. 환자들을 치료할 때, 의료진이 착용해야만 했던 방역복에 문제가 있었거나, 음압병동이 없었기 때문이었거나, 의료진의 희생이 커지면서, 다른 의료진에게 말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되고 있습니다. 의료진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2020년 3월 23일 필리핀 상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국가 비상 통치권]을 부여하는 안건을 총 24명 중 13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습니다. 국가 비상 통치권은 코로나-19 사태 수습을 위해 필요한 모든 명령을 국회 결의 없이 대통령이 즉각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특별 권한을 의미입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개인이 소유한 건물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대통령의 권한으로 개인병원을 통째로 확진 환자들을 위한 치료 센타로 쓸 수 있다는 뜻입니다. 확진자가 증가하여 병상이 수 천개가 필요하게 될 때, 새 병원을 짓지 않고, 현재 있는 개인 병원까지 대통령 명령으로 사용하겠다는 뜻입니다. 장기간 경제 침체로 인해 도산하는 기업들이 나오게 되면, 대통령의 권한으로 국가가 그 기업을 인수한다는 의미입니다. 호텔과 상점들의 영접 시간, 교통과 항공기 이착륙에 관한 것도 대통령이 직접 폐쇄와 재개방 일자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입니다. 예를 들면, 4월 14일까지 마닐라와 루손 섬 전체를 사회 격리시켰는데, 4월 14일에 가서 “한 달 더 연장한다.”고 대통령이 말하면, 그 말 한마디로 15일부터 다시 한 달 동안 마닐라는 격리된다는 뜻입니다. 대통령 한 사람에게 부여된 특별 권한이 너무도 큽니다. 그에게 부여된 국가 비상 통치권이 오직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데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딸라는 어제부터 하루에 한 번만 오전에 시장을 개방합니다. 딸라에는 동사무소 187과 188이 있습니다. 교회는 187에 속해 있고, 세실리아 선교관은 188에 속해 있습니다. 동사무소 188은 극빈자 가정에게 쌀을 조금씩 배달해 주었는데, 동사무소 187은 아직까지 그 어떤 식량이나 생필품 지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 길 건너서 극빈자들이 도움을 받고, 도움을 받지 못하는 해프닝이 생기고 있습니다.

- 필리핀 국회에는 극빈자 가정에게 한 달에 4,000페소를 두 달 동안 총 8,000페소(20만원)를 지원하자는 제안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제안이 올라온 지가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결의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분노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 딸라교회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혹 믿음이 연약한 성도들이 이런 상황을 신앙적으로 이기지 못하고 시험에 빠져 교회를 등지지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오히려 이런 위기 속에서 더 강한 그리스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