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코로나 상황보고 (16)

   필리핀 정부는 환자들을 병원에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스포츠 경기장, 학교 건물, 교회를 COVID-19 환자들을 위한 격리 치료 시설로 활용할 수 있으므로 정부가 요청할 경우 교회 건물을 임시 병원 시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발표를 했습니다. 지난 주에 필리핀 국회는 이미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그런 명령을 내릴 수 있는 특별 명령권을 부여한 바 있습니다. 필리핀 정부는 국민들에게 한 달 동안의 사회 격리로 인해서 불편함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3개월 안에 확진자가 75,000명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빌어 설명했습니다. 딸라교회는 딸라 안에서 마을 초입에 있고, 딸라 병원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의료진의 출입이 편리해서 상황이 악화되면 격리 시설로 지정이 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몇 개월 동안 예배를 드릴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딸라에 확증자가 나오지 않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마닐라 시장에서 판매되는 야채들의 80%가 2,000미터 고산지 벵궷(Banguet) 주에서 재배됩니다. 지금 필리핀은 1년 중 과일과 채소가 가장 풍성하게 출하되는 계절입니다. 그런데 고산지에서 재배된 싱싱한 채소들이 1,500미터에 있는 라 트리니다드(La Trinidad)에서 쓰레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라 트리니다드는 가락동 농산물 직판장과 같습니다. 산 사람들은 재배한 농작물들을 라 트리니다드까지 가지고 내려올 수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마닐라까지는 중간 상인들이 움직입니다. 그런데 루존섬 전체를 격리시키는 바람에 트럭 운행까지 중단되어 있습니다. 영상 35도가 넘는 고온에서 채소는 하루가 지나면 썩어버립니다. 필리핀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정책때문에 1년 동안 농작한 상품들을 쓰레기가 되고, 도시 사람들은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고 있는 가난한 사람이 많은데, 정부가 중간에서 먹거리를 막으면 그것은 인재입니다. 농민도 살고, 국민도 살리는 정책으로 전환이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