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세미나가 진행되는 중에, 점심 시간을 이용해서 칼라이 신학교에 와서 신학생들에게 말씀을 전해달라는 부탁이 있어서 신학교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런데 가는 길이 장난이 아니었다. 울퉁불퉁한 길을 오토바이를 타고 한참을 달렸다. 칼라이미오의 가장 변두리에 있는 신학교였다. 신학교로 쓰고 있는 집 앞에는 시냇가가 있었는데, 징검다리도 없어서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지를 무릎까지 걷어 올리고 건넜다.

젖은 발로 들어서는 나를 학장과 학생들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학생은 모두 12명. 남학생 11명, 여학생 1명이었다. 작은 가정집을 빌려서 신학교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1층에는 부엌과 식당 그리고 강의실 하나가 있었고, 2층에는 학생들이 자는 기숙사가 있었다.

3년 코스로 진행하는 신학교라고 했다. 교수는 모두 3명. 그 3명의 교수가 이 과목, 저 과목을 다 가르친다고 했다. 부엌은 너무도 깨끗했다. 잘 정돈을 해서 깨끗한 것이 아니라, 먹을 것이 없어서 깨끗했다. 내가 도착을 했을 때 마침 학장이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학생들의 책상에는 노트도 없었고, 교과서도 없었다. 도서관도 없었고, 신학서적도 없었다.

학생들이 졸업을 하게 되면 Chin State로 올라가 사역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속에서 깊은 한숨만 나왔다.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걱정과 고민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래도 신학교 학생들이라 영어를 알아들을 줄 알았지만, 영어를 전혀 알아 듣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학장이 통역을 하게 되었다.

눈이 반짝반짝한 학생들을 볼 때 마음은 기뻤지만, 그들을 그 깊은 숲속에 두고 떠나는 발걸음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할 일이 태산처럼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