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무화과나무는 어디에 있습니까?

요 1:46-49

    사람들은 명품에 환호합니다. 명품에 빠진 사람은 가격을 묻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제품에서 흠을 찾을 수가 없고, 세계에서 몇 개 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나중에는 처분하고 싶은 고물이 됩니다. 세상에는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것은 극히 정상입니다.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이 제대로 된 것이라면 이 세상은 천국이 되었을 것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세상을 세우겠다고 공약합니다. 어떤 사람은 나라다운 나라를 세우겠다고 약속합니다. 어떤 사람은 교회다운 교회를 세우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러나 막상 그들이 말하는 세상을 열어보면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들이 제대로 된 나라를 세우기 전에, 그들이 제대로 된 교회를 세우기 전에, 그들 자신이 제대로 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망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계속해서 사람을 찾으십니다. 그냥 사람이 아니라, 한 성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십니다. 하나님은 소돔과 고모라에서 그 성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되면 그들의 죄를 용서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창18:26) 하나님은 예루살렘에서도 그 성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을 찾게 되면 그들의 죄도 용서해 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렘5:1) 예수님께서도 세상을 구할 사람을 찾으셨습니다. 그리고 찾은 그들을 당신의 제자들로 삼으셨습니다. 그 제자들 중에 한 사람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나다나엘입니다.

    먼저 빌립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빌립은 베드로와 안드레처럼 갈릴리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에서 베드로와 안드레를 부르신 후, 갈릴리를 막 떠나려고 하실 때 거리에서 빌립을 만나셨습니다. 그때 그를 제자로 부르셨습니다. 그런데 안드레가 예수님을 만나자 마자 그의 형 베드로에게 달려가서 예수님을 소개했듯이, 빌립 역시 제자가 된 후에, 제일 먼저 가나로 올라가서 그의 친구 나다나엘에게 예수님을 소개했습니다. 가나는 갈릴리와 나사렛 사이에 있는 마을입니다.

   흥분된 목소리로 예수님을 힘차게 소개하고 있는 빌립에게 나다나엘이 물었습니다. “그 사람이 어디 출신이라고?” “나사렛!” “아이구~ 이 친구야! 나사렛에서 무슨 그런 인재가 날 수 있겠어. 흥분하지마.” “아니라니까! 일단 그 분을 만나보고 나서 말을 해!” 결국 빌립은 나다나엘을 설득해서 예수님 앞으로 끌고 나왔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나다나엘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이는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 그러자 나다나엘이 “어떻게 저를 아십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빌립이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었을 때 내가 너를 보았노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나다나엘은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오. 당신은 이스라엘의 임금이로소이다.”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짧은 대화이지만, 이 대화 속에는 수수께끼 같은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꼼꼼히 다시 잃어보면 나다나엘이 던진 질문에 대해서 예수님은 마치 동문서답처럼 거리가 먼 엉뚱한 대답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나사렛에서 무슨 좋은 일이 일어날 수 있겠느냐고 비아냥거렸던 나다나엘은 그 대답을 듣자마자 무릎을 땅바닥에 꿇고 주님께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나다나엘이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었을 때는 그가 가나에 있었을 때였습니다. 그때 그가 그의 정원에 있었는지 혹은 뒷산에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의 정원 혹은 그의 집 주변에는 수 백 그루의 무화과나무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수 백 그루의 무화과나무들 가운데 나다나엘이 기도할 때만,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할 때만 갔던 지정해 둔 한 무화과나무가 있었습니다. 그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나다나엘은 늘 하나님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 무화과나무에 대해서, 그 비밀 장소에 대해서 나다나엘은 그 어떤 사람에게도 말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그의 비밀 장소를 사람들 앞에서 공개하셨을 때 그는 순간 숨을 쉴 수가 없었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는 비밀 장소였기에 그는 곧바로 예수님을 향해서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메시야이십니다.”라고 고백했던 것입니다.

    예수님도 그런 비밀 장소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공개하지 않은, 오직 열 두 제자들하고만 공유하셨던 한 비밀 장소가 있었습니다. 요한복음 18:1-2절은 그 비밀 장소를 이렇게 표시해 놓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제자들과 함께 기드론 시내 건너편으로 나가시니 그 곳에 동산이 있는데 제자들과 함께 들어가시니라. 그곳은 가끔 예수께서 제자들과 모이시는 곳이므로 예수를 파는 유다도 그곳을 알더라.” (요18:1-2) 예수님께서 홀로 하나님께 기도하실 때마다 자주 가셨던 비밀 장소였습니다.

    그래서 나다나엘은 예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고 그의 삶 전부를 주님께 드렸습니다. 그의 본명은 [바돌로매]였습니다. “돌로매의 아들”이란 뜻이었습니다. 평범한 사람의 아들이 가질 수 있는 이름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에게 새 이름 [나다나엘]을 주셨습니다. 그 이름의 뜻은 “하나님의 선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처럼 고귀한 이름을 그에게 주셨던 것은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에 이미 그는 “준비된 제자”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다나엘을 만나기 전에 그에게 예수님이 부여해 주셨던 높은 평점을 다시 한번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고,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가운데 ‘참으로’는 헬라어로 “알레소스(?ληθ??)”입니다. ‘알레소스’는 ‘정말로, 참으로, 진실로’라는 의미보다는, “가짜가 아닌 [참](true) 이스라엘 사람, 잡다한 것이 섞이지 않은 [순](純) 이스라엘 사람, 간사함이 없는 [바른](upright) 이스라엘 사람이란 뜻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 나다나엘이 이미 ”준비된 제자“가 되어 있었음을 말해주는 대목입니다. 그처럼 ‘알레소스’(?ληθ??) [참] 제자를 찾으셨을 때 예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셨겠습니까? 그러나 나다나엘의 죽음을 보셨을 때는 주님께서 보좌에서 벌떡 일어나셨을 것입니다. 전승에 의하면, 나다나엘은 소아시아 지방 아르메니아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칼로 그의 전신이 벗겨지며 죽는 순교를 당했습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예수님의 [참] 제자였습니다.

    당신의 무화과나무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하나님만이 아시는 당신의 비밀 장소는 어디입니까? 영성의 뿌리가 깊이 내려지고 있는 그곳은 어디입니까? 당신에게 그 비밀 장소, 무화과 나무는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곳에서 [참] 제자, [순] 제자, [바른] 제자가 되는 준비를 날마다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이제 교회에 희망을 걸지 않습니다. 목회자에게도 걸지 않습니다. 크리스천들에게도 걸지 않습니다. 교회들이 진리와 본질을 떠나 더러운 세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들이 욕망의 노예가 되어 리더십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크리스천들이 빛을 잃고 거리에 버려진 소금처럼 사람들의 발에 짓밟히고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다나엘이 더욱 그리워지는 시대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만 다니는 크리스천이 아니라 제대로 된 “알레소스(?ληθ??)” [참] 제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삶 가운데 설령 어려움이 많아도 빛으로 살아야 합니다. (마5:14-16) 깊은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는 별들이 되어야 합니다. (단 12:3) 세상 사람들처럼 명품을 찾는 허접한 가짜 크리스천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 앞에 명품이 되는 ‘알레소스’ [참] 크리스천이 되어야 합니다. 이 시대를 위해서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서 나다나엘처럼 “준비된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 "준비된 제자"가 되기 위해서 늘 하나님과 교제하는 당신의 비밀 장소, 당신의 무화과나무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그림 속에 있는 나다나엘의 순교 장면)

한 사람이 오른손에 칼을 들고 있고, 왼손에는 순교자 나다나엘의 전신을 벗긴 

사도(Apostle)의 살 껍질을 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