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 통신 177호

동남아한센봉사회

양한갑/최영인선교사

8월 선교 보고

필리핀 코로나 확진자: 143,749명 (8월 12일 현재)

   8월 초부터 하루 평균 코로나 확진자가 6,000명, 7,000명으로 증가하면서 8월 18일까지 2주간 동안 마닐라 전체 도시를 다시 봉쇄시켰습니다. 주변 지방 도시까지 포함시킨 봉쇄이기 때문에 약 2,000만 명이 통행증이 없이는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8월 11일 하루 확진자는 총 4,444명이었고, 지금까지 총 누적 확진자는 143,749명이 되었습니다.

서민들의 절규

   필리핀의 도시 봉쇄로 빚어지는 상황은 다른 나라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필리핀은 빈부의 격차가 심한 나라들 중에 하나입니다. 긴 도시 봉쇄로 인해서 빈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서민들까지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작은 회사들과 가게들은 이미 문을 닫았고, 직원들에게는 해고통지서가 전달되었습니다. 봉쇄가 풀려도 일터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먹고 사는 일이 막막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물가는 2배 이상 뛰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에 두번째 봉쇄령을 공포하면서 정부의 예산 부족으로 정부 지원은 더 이상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굶주림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이 큰 사건, 사고들을 일으켜 큰 사회 문제로 이어지지 않을까 큰 염려가 됩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리더십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해할 수 없는 리더십 때문에 필리핀의 미래는 점점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조금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대(大)를 위해서는 소(小)가 희생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그의 정치 철학인 것 같습니다. 중국과 일본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의 임상 실험을 필리핀 환자들에게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대신 성공하면 치료제와 백신을 필리핀에 제일 먼저 제공해달라는 조건이었습니다. 어제 러시아 푸틴대통령이 세계 최초로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는 발표를 내놓자, 두테르테는 즉시 푸틴대통령에게 전화해서 그 백신 시험을 필리핀에서 해달라고 요청했고, 성공하면 그 백신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외교일까요? 국민의 생명은 대통령의 것이 아닙니다. 필리핀 환자들은 중국, 일본, 러시아 실험실에 필요한 실험용 쥐들이 아닙니다.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에 있는 스카보로(Scarborough) 섬 영유권을 놓고 수십 년 동안 싸워왔습니다. 독도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싸우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2016년 국제재판소는 스카보로 섬의 영유권이 필리핀에 있다고 최종 판결을 했습니다. 필리핀이 승소한 것입니다. 그런데 한 달 전에 두테르테는 중국 시진핑에게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을 주면, 스카보로 섬을 중국에 넘겨주겠다고 했습니다. 국제재판소에서 찾은 자국의 영토를 스스로 중국에게 팔아버리는 통큰 장사(?)를 한 것입니다. 그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한 신문사, 방송국들은 모두 문을 닫게 했습니다. 이미 실행되고 있는 [테러방지법]때문에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생명을 보장받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잘못된 리더십 때문에 필리핀의 정치, 헌법, 국방, 경제, 의료, 교육, 사회 모든 것들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8월 24일 개학을 앞두고 혼란

   지난 3월부터 필리핀 학교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온라인 대체 수업도 없었습니다. 가정에 컴퓨터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300만명 학생들은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현재까지 6개월 동안 집 안에 갇혀 있습니다. 필리핀 교육부는 오래 전에 발표했던 대로 8월 24일에 개학하는 일정을 강행하겠다고 합니다. 2,300만 명 학생들 전체를 1년 유급시키게 되면 진학과 진로를 앞둔 학생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필리핀 의료진들은 하루에 6,000명 이상 늘어나는 최악의 현재 상황에서 학생들이 등교해서 대면 수업을 하게 된다면 방역본부는 더 이상 코로나를 통제할 수 없게 된다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8월 24일에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모르겠습니다.

딸라교회 소식

   코로나 양성 확진을 받고 격리 입원했던 딸라교회 Jigs 형제가 어제(8월 11일) 12일 만에 퇴원했습니다. 잃어버렸던 감각과 후각 기능까지 다시 돌아왔습니다. 딸라교회 온 교인들과 여러분들의 간절한 기도를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셨습니다. 현재까지 교회 안에 다른 감염자는 없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의 기도를 응답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나 필리핀 정부의 통제로 8월 1일부터 모든 교회 모임이 정지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주일예배를 비롯해서 모든 목회 프로그램을 가질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문서선교는 계속 할 수 있어서 [생명수] 4호가 곧 인쇄되어 온 교우들에게 배부될 것입니다.

미얀마 선교

   발바닥 수술을 받아서 걷지 못했던 리안전도사의 건강이 회복되어 정상적인 목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8월 첫 주일부터 주일예배를 다시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은 코로나 봉쇄 기간 동안에도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선교센타에서 함께 지냈습니다. 리안전도사가 집중적으로 영성 훈련을 시킬 수 있었던 기간이 되었습니다. 미얀마는 7월부터 학교가 정상적으로 열려서 현재 모든 학생들이 등교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가지 걱정스런 소식이 있습니다. 첫째는 마을에 과격한 안티(Anti) 기독교인들이 생겨서 크리스천들이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한 중년 남자가 정글 칼을 가지고 나아와 메얀청에 있는 크리스천들을 다 죽이겠다고 했습니다. 메얀청은 불교 마을인데 왜 크리스천들이 들어와서 신경을 거스르게 하느냐고 했답니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칼을 휘두르는 바람에 몇 사람이 크게 다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정글로 숨어 버려 추적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리안전도사에게 학생들과 주일예배에 나오고 있는 학부모 교인들의 안전을 각별히 신경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두 번째 소식은 저희 학생들 가운데 두 명이 고등학교 졸업시험을 쳤습니다. 그런데 모두 불합격했습니다. 메얀청고등학교에서 합격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시험은 한국의 수능시험처럼 국가에서 주관하는 시험인데 사법고시처럼 합격하기가 어렵습니다. 졸업시험에 떨어지면 고등학교 졸업장이 없게 되고, 공무원도, 대학 진학도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학생들의 실력에 따르는 결과이기도 하지만, 미얀마 정부의 교육 시스템에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합격을 쉽게 하지 못하도록 고난도 문제를 출제해서 정부 요직에 쉽게 올라오지 못하도록 조기에 차단하는 시스템입니다. 매년 미얀마 전국에서 고3 학생들이 졸업을 치르게 되는데 합격률은 10%가 되지 않습니다. 즉 고등학교까지 공부하도록 해놓고, 졸업생 90%를 [중졸]로 만들어 그들이 높은 곳으로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얀마를 이끌고 가는 리더들은 두 그룹입니다. 천재이거나 부잣집 자녀이거나. 천재는 모든 시험을 쉽게 통과하고, 부잣집 자녀들은 어렸을 때부터 특별 과외를 받아 무난히 졸업시험에 합격하게 됩니다. 그 두 그룹 출신들이 양곤대학에 진학하고, 대학 졸업 후에는 국가 중요 요직에 오르게 됩니다. 리안전도사에게 졸업 시험에서 떨어진 학생들을 잘 위로해 주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발이 묶인 선교사

   필리핀 정부는 현재까지 모든 외국인의 필리핀 입국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국민, 외교관 그리고 필리핀인과 결혼한 배우자 및 자녀들만 입국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어제(8월 11일) 서울 이태원에 있는 필리핀 대사관을 방문해서 비자 신청을 했지만, 신청 자체를 받아주지 않아 헛걸음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언제쯤 열리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필리핀과 미얀마 현지 목회자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선교사 없이 성도들을 잘 보살펴주기만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최영인선교사 건강

   처음보다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의사가 처음부터 3개월에서 6개월 치료 기간을 생각하라고 했었는데, 1주일 전 검진에서 6개월까지 투약을 해야만 한다고 했습니다. 약이 독해서 약을 복용하고 있는 동안에는 외출이 어렵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방문을 원하시는데 아직까지 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속히 회복해서 외출도 하고, 반가운 분들과 만나서 맛있는 음식도 함께 먹고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최영인선교사의 건강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끊임없는 후원에 감사를 드립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모든 교회 목회와 성도들의 사업 그리고 가정들이 다 어려움 속에 있는데 그래도 끊임없이 후원해주셔서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서 100배로 갚아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기도 제목입니다.

- 딸라교회에 더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지 않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 필리핀에서 코로나 확산이 속히 감소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 필리핀 대통령과 위정자들이 국민을 위해서 바른 정치를 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 굶주림 속에서 생존의 위협을 겪고 있는 필리핀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 등교하지 못하고 있는 2,300만명 필리핀 학생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 필리핀 입국이 하루 속히 열리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 미얀마 메얀청에 있는 크리스천들의 안전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 졸업시험에 불합격한 학생들이 재도전하는 믿음과 용기를 갖도록 기도해주십시오.

- 힘든 선교지를 지키고 있는 필리핀과 미얀마 목회자들을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 최영인선교사의 건강 회복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 한국교회, 이민교회들의 승리 목회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