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ALM선교통신

ALM 선교통신 166호 딸라교회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양한갑님 | 2020.03.24 05:12 | 조회 25

선교통신 166

동남아한센선교회

양한갑/최영인 선교사




딸라 교회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저는 지금 이 선교통신을 딸라교회 사무실에서 전송하고 있습니다. 꿈을 꾸는 것만 같습니다. 어제 저녁에 동사무소로부터 한 직원이 집으로 와서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통행증을 주고 갔습니다. 그 통행증으로 제가 갈 수 있는 지역은 먹을 것과 약을 구입하기 위해서 집으로부터 약 5km까지 갈 수 있는 제한된 통행증이었습니다. 저녁에 아내와 기도하면서, 일단 통행증을 하나라도 받았으니, 믿음으로 교회까지 가보자고 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교회로 떠나려는 저에게 아내가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이미 구입해 놓은 쌀을 차에 가득 실고 가보라고 했습니다. 제가 얼마나 정신이 없었는지, 쌀을 사놓고, 그 쌀을 딸라(Tala)로 가지고 갈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머리 속에는 온통 어떤 길로 가야 딸라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까만 생각했습니다. 아내의 제안대로 쌀을 차에 가득 실었습니다. 차가 곧 주저앉을 것만 같았습니다.

 

   12년 동안 늘 다녔던 길이었는데, 그 짧은 길이 4개 행정구역을 통과한다는 것을 모르고 다녔습니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종로구, 동대문구와 같은 네 개 구()를 통과해야만 했습니다. 첫 번째 Antipolo, 다음은 Marikina, 다음은 Quezon City, 교회가 있는 마지막 구는 Caloocan이었습니다. 각 구()의 경계선에는 어김없이 검문소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 검문소에서 걸렸습니다. 칼로오칸(Caloocan)에 있는 딸라교회로 가는 길이라고 말하지 않고, 가까운 마리키나(Marikina)에 있는 교회를 간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검문했던 이들은 제 말을 믿고 통과시켜주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퀘존시티 검문소는 달랐습니다. 안티폴로(Antipolo) 통행증은 안티폴로를 이미 벗어났기 때문에 더 이상 쓸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라고 했습니다. 운전면허증에 있는 제 주소를 보더니, 당장 유턴해서 안티폴로로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군인에게 사정했습니다. “뒤에 실은 쌀가마니들을 보십시오. 어제 저녁에 교회 전도사로부터 문자가 왔는데,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쌀 한 톨 받지 못해서 가난한 교인들이 굶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이 쌀을 가지고 오늘 반드시 교회로 가야 합니다. 여기에서 제일 높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십시오. 교회 성도들이 굶고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군인은 자기가 상관을 만나보고 올테니 차를 옆으로 대고 기다리라고 했습니다잠시 후, 그 군인이 앞에서 손을 힘차게 흔들며 빨리 오라고 했습니다. 저보다 더 기뻐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사람 앞에 도착하니, 그는 저에게 경례를 붙이면서 통과를 허락받으셨습니다. 가셔서 좋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정말 눈물 나게 감사했었습니다


   마지막 칼로오칸 검문소가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검문소가 어느 지점에 설치되어 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딸라를 약 5km 앞두고, 눈 앞에 검문소가 보였습니다. 거기서부터는 눈을 감고 운전을 해도 갈 수 있을 만큼 그 금방 지리를 다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차를 돌려서 검문소를 피해 미로처럼 연결된 다른 샛길들을 돌고 돌아 결국 딸라교회에 도착했습니다. 꿈만 같았습니다.

 

   텅 빈 예배당. 정말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났습니다. 여기저기에서 뛰어다니던 아이들의 모습과 두 손을 들고 찬양했던 성도들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집을 나서면서 전도사들에게 교회로 가는 중이니 교회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기도하라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본 전도사들은 몇 십 년 전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이산가족들처럼 기뻐했습니다.

 


전도사들에게 지시한 전달 사항

 

1. 내일 325일부터 1주일에 두 번 (수요일과 주일) 교회에서 각 가정에게 쌀 5kg412일 부활절 주일까지 일곱 번 배급한다.


2. 65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1개월분 비타민 C 한 병씩을 전달한다.


3. 온라인 학습도 못하고, 집 안에만 갇혀 있는 어린이들에게 매주 주일 3회에 걸쳐서 특별 선물꾸러미를 전달한다. 선물꾸러미 속에는 각 주일학교 담임선생님이 직접 손으로 쓴 성경 구절과 격려의 메시지가 담긴 사랑의 편지를 함께 넣어서 전달한다.


4. 사회적 격리로 방문자가 없는 한센병원 환자들을 위해서 매주 1회, 총 세 번 특별 간식을 전달한다. 선물꾸러미 속에 성경구절과 격려의 메시지가 담긴 예쁜 카드를 만들어서 넣어서 전달한다.


5. 다시 교회에 모여서 예배를 드릴 때까지 모든 성도들은 다니엘처럼 교회를 향해서 매일 다섯 번 기도한다. 기도 시간은 오전 6, 9, 오후 12, 3, 6시이다.


6.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교회 Hotline을 통해서 알린다.

 


딸라 동사무소로부터 특별 운송 차량 허가증 받음


   평상시에 딸라 동사무소 동장 마르코스(Marcos)와 가까운 친분이 있었기에 동사무소로 그를 찾아갔습니다. 그에게 모든 검문소를 통과할 수 있는 특별 운송 차량 허가증을 부탁했습니다. 딸라에서 안티폴로까지는 행정 구역이 너무 멀어서 특별 허가증 발급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동장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딸라에 오지 못하면, 교회 성도들이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412일까지 교인들에게 나눠 줄 쌀을 안티폴로에서 딸라까지 운송하려고 합니다. 당신 구역 안에 있는 주민을 돕는 일입니다. 허락해 주십시오.” 동장은 동사무소 서기에게 “Travel Pass”를 발부하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 허가증에는 제 이름과 교회 안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과 제 차량 번호와 함께 제 차량은 안티폴로에서 딸라까지 구호 식량을 운송하는 차량이라는 내용이 쓰여 있었습니다. 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차에 쌀을 실고 안티폴로를 떠나면 딸라까지 무사히 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기적이 일어나도록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딸라 성도들을 돌 볼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오늘 살벌했던 검문소들을 통과해서 딸라까지 올 수 있었던 것처럼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이 코로나 위기도 그렇게 통과해서 무사히 넘어가게 될 것을 믿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여호와의 샬롬이 풍성하기를 기도합니다.


2020. 3. 24. 


 

 



 

 

 

 

twitter facebook google+
169개 (1/9페이지) rs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양한갑님
13
2020.04.02 10:39
양한갑님
31
2020.03.11 03:20
양한갑님
135
2019.12.02 01:08
양한갑님
113
2019.11.19 01:16
양한갑님
131
2019.11.04 13:11
양한갑님
190
2019.09.04 02:37
양한갑님
232
2019.08.30 12:39
양한갑님
196
2019.08.09 02:01
양한갑님
209
2019.07.13 04:29
양한갑님
173
2019.06.27 14:27
양한갑님
174
2019.06.26 23:21
양한갑님
282
2019.04.07 02:51
양한갑님
299
2019.03.31 00:33
양한갑님
283
2018.12.26 03:49
양한갑님
267
2018.12.24 09:13
양한갑님
252
2018.12.24 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