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의 길을 걷는 사람들

요 16:1-23

    예수님은 제자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부르셨습니다. 제자들은 나름대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고향을 떠나, 가족을 떠나, 생업을 떠나 예수님을 따랐습니다. 그 세월이 무려 3년이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생과 3학년생은 다릅니다. 특별히 제자들은 3년 동안 예수님과 동고동락했습니다. 매일 말씀을 들었고, 매일 놀라운 기적을 목격했습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예수님을 따르게 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는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 보시기에 그들은 여전히 대학교 1학년생처럼 어설프고 연약한 제자들이었습니다. 연약함이란 단단하지 못한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넘어질 수 있고, 쉽게 무너질 수 있고, 쉽게 돌아설 수 있는 “아직은 아닌 상태”를 말합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1절에서 예수님은 그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문을 여셨습니다.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너희로 실족하지 않게 하려 함이니” (요16:1) 실족이 무엇입니까? 연약해서 쉽게 넘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에게 다가오는 고난과 죽음을 미리 보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고난과 죽음을 본 제자들이 쉽게 실족할 수 있다는 것을 아셨기 때문에 그 제자들에게 당신의 고난과 죽음에 대해서 수차례 말씀하셨지만, 제자들은 그 말씀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 [알지 못함]은 제자들에게 최대의 연약함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는 시간이 없었습니다. 고난과 죽음이 코앞으로 다가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는 [조금 있으면]이란 다급한 단어가 무려 일곱 번이나 반복되었습니다.

16절 [조금 있으면] 너희가 나를 보지 못하겠고,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17절 [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하겠고,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18절 [조금 있으면]이라 하신 말씀이 무슨 말씀이냐?

19절 [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하겠고,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이 대화에서 제자들은 그들의 결정적인 연약함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18절입니다. “조금 있으면 이라 하신 말씀이 무슨 말씀이냐?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알지 못하노라.”라고 했습니다. 바로 그것이 예수님께서 걱정하셨던 제자들의 연약함이었습니다. 그 [알지 못함]은 결국 [실족]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실족한 제자들은 스승을 부인했고, 스승을 배신했고, 스승을 떠났습니다. 앞에서 “내가 이것을 너희에게 이름은 너희로 실족하지 않게 하려 함이니”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을 무색하게 만들고 말았던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마지막 사순절 주간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 제자들처럼 아직까지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에 대한 의미를 바로 알지 못하고 고난주일을 맞이하고 있다면 그때 그 제자들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고난과 실패와 질병 앞에 서면 강풍에 쓰러지는 나무들처럼 맥없이 쓰러집니다. 이 땅에 살면서 고난은 당연히 있는 것입니다. 실패도 당연히 있는 것입니다. 질병도 당연히 있는 것입니다. “내가 그렇게 열심히 믿었는데, 내가 그렇게 열심히 기도했는데, 내가 그렇게 열심히 헌금했는데,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데,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느냐?”고 말하며 실족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모두 믿음의 연약함과 알지 못함에서 나온 쓰러짐입니다. 예수님의 걱정이 되지 마십시오.

    이제는 예수님의 대답에 주목하십시오. 19절과 23절을 연결해서 보겠습니다. “예수께서 그 묻고자 함을 아시고 이르시되 내 말이 조금 있으면 나를 보지 못하겠고 또 조금 있으면 나를 보리라 하므로 서로 문의하느냐? (그러나) 그 날에는 너희가 아무 것도 내게 묻지 아니하리라.”

라고 하셨습니다. “지금은 너희에게 일러 준 말로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으나, 그 날에는 그 어떤 의문도 없을 것이다.”라는 뜻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날이었고, “그 날”은 어떤 날이었습니까? “지금”은 십자가 처형 전날이고, 그 날은 부활하신 날을 가리킵니다. 특별히 저에게 ‘그 날’은 제자들이 오순절에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았던 날이라고 믿습니다. 성령 받은 이후에 제자들의 모습이 완벽하게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조금 후에‘와 ”그 후에“는 하늘과 땅처럼 달랐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시점을 붙잡고 살고 있습니까? ”조금 있으면“을 붙잡고 사는 성도는 늘 불안하고, 늘 걱정이 많고, 늘 염려 속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조금 후에 일어날 일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날 이후에]를 붙잡고 사는 성도는 설령 내일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불안하거나, 넘어지거나, 흔들리지 않습니다. 부활 신앙을 가진, 이미 영원한 승리를 붙잡고 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 이후에도 방문을 안으로 걸어 잠그고 덜덜 떨고 있었던 제자들이 그 날 이후에 즉 성령 받은 이후에는 세상 앞으로 나갔을 뿐만 아니라, 세상을 호령하는 사람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 변화된 제자들을 다시 보십시오. 내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것이 주님을 믿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아픕니다. 그것이 주님을 섬기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실패했습니다. 그것이 주님을 예배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죽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주님을 사랑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문제도, 질병도, 실패도, 죽음도 다 지나가는 것이지만, 우리 안에 계시는 주님은 영원히 우리 안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영원한 생명,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 이상의 기적을 바라는 것은 욕심입니다.

    축복과 기적을 바라고 예수님을 믿는 사람과 구원받아 예수님의 제자로 사는 사람의 삶은 다릅니다. 가룟 유다는 자신을 위해서 예수님을 따라갔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다른 제자들은 잠시 실족했지만, 다시 제자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들은 부귀와 명예를 위해서 예수님을 믿지 않았고, 예수님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순교의 제물로 기꺼이 드리는 제자들로 살았습니다. 그것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마지막 말씀의 핵심이었습니다. ”그 날에는 너희가 아무 것도 내게 묻지 아니하리라.” 베드로는 순교했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순교했습니다. 사도 바울도 순교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복음을 위해서 네 목숨을 내놓아야겠다.”라고 하실 때, 그들은 “왜 제가 죽어야 하지요?”라고 묻지 않았습니다. 고난과 죽음에 대해서 그들은 이제 그 어떤 질문도, 의문도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이 제자들이 걸어가야 할 길이고, 살아야 할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