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아십니다.

시편 139:1-10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살펴보셨으므로 나를 아시나이다. 주께서 내가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오며, 나의 모든 길과 내가 눕는 것을 살펴보셨으므로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 주께서 나의 앞뒤를 둘러싸시고 내게 안수하셨나이다. 이 지식이 내게 너무 기이하니 높아서 내가 능히 미치지 못하나이다.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스올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주할지라도,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

    이것은 다윗의 시편입니다. 제목은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라고 되어 있습니다. 즉 성가대 지휘자와 찬양대가 선창하면, 회중이 따라서 불렀던 예배 찬양이었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은혜로운 찬양이었을까요?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었습니다. 다윗의 절절한 신앙고백이었습니다. 그의 고백 하나 하나가 우리의 가슴에 큰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이 고백에서 다윗은 몇 가지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했습니다. 첫 번째 단어는 “아신다”라는 단어입니다. 세 번 반복했습니다. “나를 아신다. 나를 아신다. 나를 아신다.” 한국어 번역은 모두 동일하게 “아신다”로 번역했지만, 영어 성경(NIV)는 모두 다른 단어로 번역했습니다. 첫 번째 ‘아신다’는 “search”로 번역했습니다. “살펴본다. 탐색한다.”라는 의미입니다. 마치 서치라이트로 깊은 밤에 숨겨진 사물들을 밝히 살피는 것과 같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세히 살펴서 아신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아신다’는 “perceive”로 번역했습니다. “감시하다. 키질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앉고, 일어서고, 눕고, 가는 모든 길과 모든 행위를 24시간 감시하시고, 키질해서 우리의 속속을 아신다는 뜻입니다. 세 번째 ‘아신다’는 “discern”으로 번역했습니다. “식별하다. 간파하다.”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말하기 전에 우리의 혀 뒤에 있는 모든 말까지 다 아시는 하나님이시라는 뜻입니다. 숨겨놓은 생각까지 낱낱이 간파하시니 하나님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라고 다윗은 고백했던 것입니다.

    두 번째 주목해야 할 단어는 “주께서”입니다. 이 단어도 세 번 반복되었습니다. “주께서 나를 살펴보셨으므로,” “주께서 내가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주께서 나의 앞뒤를 둘러싸시고,”라고 했습니다. 내 인생의 중심을 어디에 두고 사느냐는 매우 중요합니다. 내 삶을 주장하고, 내 삶을 주관하고, 내 삶을 통치하는 것이 무엇이냐를 확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사람입니까? 돈입니까? 출세입니까? 성공입니까? 명예입니까? 우리를 주장하고, 우리를 주관하고, 우리를 통치하시는 분은 “주께서”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삶의 주관자는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다윗은 그것을 분명하게 알게 되었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지식이 내게 너무 기이하니 높아서 내가 능히 미치지 못하나이다.” (6절) 그 깨달음은 은혜입니다. 축복입니다. 그 깨달음 후에 다윗은 그의 삶을 하나님께 전적으로 드리기로 확정하고 이런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스올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주할지라도,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 (7-10절) 할렐루야!

    사실, 다윗이 이 시편을 쓸 때 그의 상황은 평안하지 못했습니다. 사울 왕의 추격을 피해서 항상 도망자 신세로 안전지대를 찾아 숨어들어가 살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사울 왕을 공격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사울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을 때도 다윗은 사울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항상 뒤로 물러가 숨어서 살았습니다. 그 피신 생활에서 그가 터득한 것은 적의 동태를 살피고, 적의 동선을 미리 탐지하는 능력이었습니다. 그래야 사울왕의 습격을 미리 알고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의 눈은 갈수록 매서운 매의 눈이 되었습니다. 그때 다윗이 하늘을 우러러 보면서 깨달았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이렇게 탐색하시고 계시는 구나. 내가 그 하나님의 눈 앞에서 피할 수가 없구나.”라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다윗처럼 우리도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바라보고 계신다는 생각으로 바꿔야 합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의 모든 것을 감시하시고, 탐색하시고, 분별하시고, 키질하시고, 결정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말하기 전에 우리 혀 뒤에 있는 비밀한 말까지 이미 다 아시고 계십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100가지 중에서 99개를 보여주고, 마지막 한 개는 뒤로 꼭꼭 감출 수 있지만, 하나님은 그 마지막 한 개까지 알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눈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아시고, 어디든지 계십니다. 우리는 가끔 “하나님은 나를 정말 모르신다. 하나님은 내 고통을 정말 모르신다.”라고 말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하나님께 그 말은 불신앙이 되고, 반역이 됩니다. 하나님의 [아시고]를, 우리가 [모르고]로 바꿨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불신앙이고, 반역입니다.

    우리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갑니다. 그 살벌한 경쟁에서 이기려고 정보 수집을 해야하고, 상대를 정확히 파악하고, 공약해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깊은 속셈을 간파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신의 한 수를 생각합니다. 참 골치 아픈 세상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 이유가 없습니다. 앉고, 일어서고, 눕는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 맡기고 살면 됩니다. 그것이 다윗이 깨달은 진리였습니다. 전부를 “아시는”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그 분만을 믿고 나아가면 된다고 다윗은 믿었습니다. 그 믿음으로 나아갔던 다윗에게 하나님은 항상 승리를 주셨습니다.

    저 또한 그 믿음을 가지고 다시 선교지로 돌아왔습니다. 다윗이 말했습니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주할지라도” 참으로 처절한 그의 인생을 말해준 대목이었습니다. 다윗이 말했던 “바다”는 사해도 아니고, 갈릴리도 아니고, 지중해였습니다. 유대인에게 지중해는 세상의 끝이었습니다. 그래서 요나도 그 “세상의 끝”으로 도망가기 위해서 욥바 항구에서 배를 타고 지중해로 나아갔던 것입니다. 다윗은 사울의 추격을 피하기 위해서 그 세상의 끝으로 가기 위해서 새벽 날개를 치고 나아갔다고 했습니다. 그처럼 처절한 상황이었지만, 다윗은 그 위기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신다고 고백했던 것입니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주할지라도,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 (10절)

    1월 22일. 저는 그처럼 새벽 날개를 타고 먼 바다를 건너 필리핀으로 돌아왔습니다. 삼겹살, 곰탕, 추어탕, 짜장면, 구수한 된장찌개가 있는 서울 한복판이 그립지 않습니다. 몸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다시 땅끝 선교지로 오게 되니 여기가 좋았습니다. 여기에 비록 짜장면은 없어도 하나님의 오른 손이 저와 함께 하십니다. 그래서 좋습니다. 하나님이 가라 하시는 땅에 있으니 좋고, 하나님이 하라 하시는 일을 다시 잡으니 행복합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아십니다. 그래서 염려가 없습니다. 그래서 힘이 됩니다.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은 나의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 앞에서 항상 [거룩한 삶 (Kadosh Adonai)]을 지키며 사는 일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윗의 고백을 다시 쓰고 나갑니다.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 (4절) 내 혀의 뒤에 감춰놓은 다음 말까지 이미 눈치 채고 계시는 하나님이시라는 고백입니다. 그렇다면, 입을 열어 무슨 말을 하나님께 할 수 있을까요? 아무 말 하지 않아도 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오직 “하나님, 아시지요!”입니다. 하나님이 아시고 계시면 됩니다. 그러므로 모든 것을 아시는 그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맡기고 나아가십시오. 다음은 하나님께서 하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임재 안에 머물러 있기만 하면 우리의 삶은 매우 간단해집니다. 하나님께서 다 하시기 때문입니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요한복음 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