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수 6:1-11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참 많습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하지 못하는 처지를 [진퇴양난]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보다가 이리저리 충돌하게 되는데 그것을 [좌충우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문제가 해결된다면 좋으련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상황만 더 악화될 때가 많습니다. 그런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면 됩니다. 세상은 결코 우리가 원하는 해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여리고 성은 정복될 수 없는 철옹성이었습니다. 성서고고학의 고증에 따르면, 여리고 성의 둘레는 1km였고, 성의 넓이는 1만평(8에이커)이었고, 성벽의 폭은 2m였고, 성벽은 이중으로 건축되었는데, 내벽의 높이는 5m였고, 외벽의 높이는 7m였습니다. 약 3,500년 전에 그 철옹성을 무너트리면 얼마 많은 병력과 무기가 필요했을까요? 이스라엘 백성은 황량한 광야에서 40년 동안 살다가 요단강을 건넜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가나안에서 처음 마주했던 것이 바로 그 철옹성이었습니다. 40년 만에 가장 강력한 적군을 만났던 것입니다. 강력한 지도자 모세가 이미 죽고 없었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에게 필요했던 것은 강력한 믿음 뿐이었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말씀이 여호수아에게 임하셨습니다. “내가 저 여리고성과 그 왕과 그 용사들을 이미 네 손에 넘겨주었다.” (수6:2) 그런데 그 높은 여리고성을 올려다보니 기가 막혔습니다. 어마어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특별히 여리고성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접근을 알고 성문을 굳게 걸어 잠갔습니다. (수6:1) 그들이 성문만 굳게 닫았겠습니까? 성 위에서 내려다보니 200만 명이 되는 이스라엘 백성이 구름 떼처럼 다가와 있었습니다. 여리고 왕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쟁을 준비하고 했을 것입니다. 초 긴장 대치 상황이 여리고를 덮치고 있었습니다. 여리고 성 안에서는 군사 회의가 열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진영은 달랐습니다. 용병을 준비하지도 않았고, 무기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전쟁을 하겠다는 것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전쟁]이 아니라 여리고로 [소풍]을 나온 사람들처럼 움직였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너는 여리고성 주변을 6일 동안 매일 한 바퀴씩 돌아라. 그리고 7일째 되는 날에는 제사장들이 나팔을 부는 가운데 그 날에는 성을 일곱 바퀴 돌아라. 그리고 제사장들이 양각 나팔을 길게 불면, 모든 백성이 큰 소리로 외치라. 그러면 성벽이 무너질 것이다.” (수6:3-5)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말씀대로 행했습니다. 그러자 그 말씀대로 견고한 성, 철옹성 여리고가 모래성처럼 무너졌습니다. 소리만 질렀을 뿐이었습니다. 정말 큰 함성 때문에 철옹성이 무너졌을까요?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믿음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너는 내가 그들의 조상에게 맹세하여 그들에게 주리라 한 땅을 이 백성에게 차지하게 하리라. 오직 강하고 극히 담대하여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령한 그 율법을 다 지켜 행하고, 우로나 좌로나 치우치지 말라. 그리하면 어디로 가든지 형통하리라.” (수1:6-7) “두려워말라. 강하고, 담대하라.”라는 말씀은 정신 무장을 강조한 말씀이 아닙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정신 줄을 놓지 말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정신을 집중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마음을 성찰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마인드 컨트롤(Mind control)을 잘하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으라는 뜻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시겠다는 뜻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답이라는 뜻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믿으면 성이 무너진다는 뜻이었습니다. “강하라고 담대하라.”는 말씀은 강한 믿음, 담대한 믿음을 가지고 전진하라는 뜻이었습니다. 적군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철옹성을 보고 쫄지 말라는 뜻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그들보다 더 강하다는 뜻이었습니다. 기적은 “네 믿음대로 될찌어다.”에서 시작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강하고 담대한 믿음입니다. 철옹성 여리고 성만 바라보고 한숨만 쉬고 있으면 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바라보면 답이 보입니다.

    지난번에는 중국에 가서 중세외국인학교 이용규이사장님을 만났고, 이번에는 이사장님이 필리핀을 방문해주셔서 함께 했습니다. 그분의 소중한 간증을 듣게 되었는데, 그 간증 속에는 복음이 있었습니다. 중국에서 27년 동안 학교를 경영해 오면서 얼마나 많은 고비가 있었겠습니까? 감당할 수 없는 큰 문제들을 만날 때마다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간증하면서 수차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중국에서 어려운 일을 만날 때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 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내 부르짖음에 아무런 대답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하라!“는 말씀인 줄 알고 무조건 했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놀라운 일들을 행해주셨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큰 도전이 되는 간증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말씀하시지 않으면, 말씀하실 때까지 매달리는데, 이용규이사장님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지 않으시면, 너는 잔소리하지 말고 무조건 순종하고 하라.”는 말씀으로 받고 행했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믿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처럼 믿음은 비이성적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그 믿음을 절대 이해할 수 없고, 결코 가질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다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비이성적으로 대응하면 답이 나옵니다. 믿음은 사람의 이성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사람의 이해를 얻은 후에 실행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어림없는 소리”라고 말하지만, 그 어림없는 일이 여리고성에서 일어났습니다. 하나님만을 믿고 나가는 사람에게는 길이 열립니다. 성벽이 무너집니다. 믿음이 없다면 무모한 일을 도모하지도 않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비이성적인 사람입니다. 저의 믿음을 자랑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른쪽 눈이 아직도 어두운 데 필리핀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내가 쓸개(담낭) 암이라는 판정을 받고, 서울대학병원에서 힘든 검진을 받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도, 그 아픈 아내를 서울에 남겨두고 저만 혼자 선교지로 돌아왔습니다. 참 매정한 남편이었습니다. 비이성적인 남편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알고 있었던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기도 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일을 하나님께 맡기고 “가라”하시는 곳으로 왔고, “하라”하시는 일을 붙잡았습니다. 그랬더니 저에게도, 아내에게도 여리고성이 무너지듯이 기적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어려움을 만나면, 혼란의 수렁으로 자신을 끌고 들어가지 마십시오. 은혜의 자리로 여러분의 자신을 이끌고 나아가십시오. 주님의 평강이 여러분의 마음을 주장하시도록 하십시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일까 아닐까 구별하려고 고민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의 뜻을 알기 전까지 아무 일도 하지 않겠다고 떼쓰지 마십시오. 그것은 당신의 생각이 관철될 때까지 하나님과 싸우겠다는 뜻밖에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찾겠다는 말 속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믿음이 아니라 고집입니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말씀하셨습니다. “6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성을 돌아라.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하루에 7번 돌아라.”하셨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하나님께도 한 번으로는 끝낼 수 없는 힘든 일이 있다는 말입니까? 하나님께서 정하신 시간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6일 동안 여리고성을 돌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 안에서 큰 일을 행하셨습니다. 여리고성을 무너트리는 것이 하나님의 목적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을 심령 안에 믿음의 성을 쌓는 것이 더 중요했고, 그 일을 위해서 시간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제7일에 하나님은 일어나셨습니다. 제7일이 무슨 날입니까? 안식일입니다. 하나님의 날입니다.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는 날입니다. 사람의 날이 아닙니다. 그 거룩한 날에 하나님께서 일어나셨습니다.

    그러므로 서두르지 마십시오. 내가 싸우려고 하지 마십시오, 여리고성 전투는 여호와의 전쟁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싸우시는 전투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하시도록 묵묵히 엎드려 기도만 하면 됩니다. 그것이 비이성적인 선택입니다. 기도에는 비이성적인 해결책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찌해야 할지 모를 때,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면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믿음에 답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답이십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 이해가 되십니까? 이해가 안 되는 그 일들을 행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