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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M 통신 196호 필리핀 선교 소식

양한갑님 | 2021.08.19 08:12 | 조회 37

ALM 통신 제196

동남아한센봉사회

양한갑 최영인 선교사



필리핀 선교 소식 

 

필리핀 선교부 이사 글랜(Glenn Maypa)목사 소천

     글랜목사를 처음 만났던 해는 2007년이었습니다. 20081월에 필리핀 선교부를 창립했을 때 창립 이사로 함께 해서 현재까지 13년 동안 우리들 곁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델타 코로나에 감염되어 병원에 입원한 지 3일 만에 818일 오전 830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3일 전에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으니 기도를 부탁한다는 연락을 받고 기도를 해오고 있었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딸라교회에서 필리핀 전도사들을 훈련시키고 있는데, 오전 10시쯤 전화 벨이 울렸습니다. 수업 중이었지만 전화를 받았습니다. 글랙목사가 방금 전에 소천했다는 전화였습니다. 너무 큰 충격이었습니다. 결국 목회자 훈련을 끝까지 못하고 오후 1시까지만 하고 마쳤습니다.


    글랜목사는 2008년 당시 마닐라에서 5,000명 교인이 출석하는 대교회 담임목사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저에게 와서 놀라운 말을 했습니다. “교회를 사임하려고 합니다. 이미 구원받은 성도들을 위해서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 목회만 하는 일보다, 거리로 나아가 걸으면서 내 발길이 닿는 대로 가서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글랜목사는 그 말대로 6개월 후에 교회를 전격 사임하고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대형교회 담임목사 때보다 훨씬 더 활기가 넘치는 전도자가 되었습니다. 말할 때마다 주먹을 불끈불끈 쥐고 말했습니다. 길거리에서 전도를 하게 되니 살 것 같다고 했습니다. 글랜은 그런 목사였습니다. 그런 목사와 필리핀 한센 선교를 함께 하고 있어서 너무 행복했었습니다. 딸라교회에도 몇 번 와서 말씀을 증거해 주었습니다. 병원에 있는 한센 환자들에게도 서슴없이 다가가 손을 잡고,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 기도를 해주었던 그는 진정한 목자였습니다. 그런 소중한 친구를 잃었습니다.


   글랜목사의 소천 소식을 전해준 사람은 같은 필리핀 선교부의 이사인 애드미(Edmee) 박사였습니다. 여자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Joshua, 지금 어디에 있어요? 집이예요?” “아니요. 지금 딸라교회에서 전도사들을 교육하고 있어요.” “Joshua. 지금 그런 일을 할 때가 아니예요. 당장 수업을 그만하고 집으로 가서 나오지 마세요. 필리핀은 지금 너무 너무 심각합니다. 제발, 딸라는 가지 마세요.”라고 했습니다. “알았어요. 수업을 빨리 끝내고 가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런 대화를 하고 나서 애드미 박사는 울면서 글랜목사의 소천 소식을 전해주었던 것입니다. 저의 건강을 염려해주는 필리핀 선교부의 이사님들이 있어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지만, 그 중의 한 분이 먼저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장례식도 없습니다. 델타 코로나 환자들은 병원에서 곧바로 화장터로 보내져서 가족들은 유골함만 받게 된다고 합니다. 충격에 빠진 글랜목사 사모와 자녀들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얼린다(Erlinda) 할머니 

    딸라교회에 얼린다(80) 할머니가 계십니다. 주일예배 때마다 찬양만 하면 강단 앞으로 나와서 춤을 추웠습니다. 항상 기뻐했고, 항상 감사했고, 항상 찬양했던 할머니였습니다. 주일예배가 마치면 항상 저를 안아주었던 사랑스런 할머니였습니다. 제가 서울에 있을 동안 그 할머니가 자리에 눕게 되었습니다. 전도사들에게 양목사는 언제 돌아오느냐?”고 묻고는 했습니다. 저는 전도사들에게 할머니에게 과일을 전달하면서 일찍 돌아가지 못해 미안하고, 빨리 돌아가도록 할테니 할머니도 빨리 자리에서 일어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했습니다. 필리핀으로 돌아와서 딸라에 갔을 때, 얼린다 할머니 소식을 물었습니다. 살아계신다고 했습니다. 방문을 하겠다고 했지만, 전도사들이 말렸습니다. 남의 집 방문은 필리핀 사람들에게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주일은 예배만 드리고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주일(815예배 후에는 노인들만 4명 심방하겠다고 했습니다. 여전히 가정 방문이 허락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1년 이상 저를 기다렸던 어른들을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제일 먼저 얼린다 할머니를 찾아갔습니다. 뼈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제 목소리는 알아들었지만, 눈빛은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하나님, 이제는 당신의 딸의 영혼을 품어주십시오.”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글랜목사의 소천 소식이 있던 날, 전도사들을 위한 교육을 마치고, 제 방에서 책상 정리를 하고 있는데, 바농전도사가 노크하고 들어왔습니다. “목사님, 방금 전에 얼린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순간 두번째 충격을 받았지만 얼린다 할머니의 소천 소식은 하나님께 감사를 드려야 할 소식이었습니다. 지난 주일예배 후에 무리를 해서 할머니를 찾아가 기도를 해주었던 일이 그 분을 위한 저의 마지막 목회가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양목사는 언제 오냐?”고 했던 할머니는 끝내 저를 그렇게 보고 가셨습니다. 너무 힘든 하루였습니다.

 

필리핀 코로나 상황

   델타 변이에 이어, 람다 변이까지 상륙해서 현재 필리핀은 어지럽습니다. 하루 확진자가 13,000~14,000명 나오고 있습니다. 필리핀 마닐라는 더 강화된 지역사회 검역과 도시 격리가 시행되고, 통행금지까지 몇 개월째 유지되고 있지만, 격리에 지친 시민들이 법을 어기고 거리로 나아와 현재 108,777명이 경찰에 체포되어 벌금을 내고 귀가 했다고 합니다. 시민도 지치고, 경찰도 지치고, 의료진도 지치고, 소상공인들도 모두 지쳐있습니다. 도시 격리 조치 때문에 곳곳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수십 명 경찰들을 배치해 놓았지만 그들이 뭘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모든 차를 잡습니다. 그리고 문을 내리라고 합니다. 질문도 없습니다. 차 안을 슬쩍 체크하고 가라고 합니다. 왜 세웠는지 모르겠습니다. 범인을 잡는 검문도 아니고, 체온 체크도 아니고, 어디를 가느냐고 묻지도 않고, 그렇게만 하고 차를 보내줍니다. 경찰들도 지쳐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코로나가 확산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외출을 삼가고, 각별히 주의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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