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파키타(Sampaguita)는 필리핀 국화이다. 영어 이름은 자스민(Jasmine)으로 통한다. 물을 적게 먹고 더운 나라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동남아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필리핀은 1937년에 하얀 옷을 입은 이 삼파키타를 나라 꽃으로 삼았다. 향이 진해서 향수를 만드는 원료로도 사용되고, 가정에서는 오래 전부터 곪은 상처와 뱀에 물렸을 때 독을 제거하는 치료제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좋은 약이 많기 때문에 삼파키타를 그런 약제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대신 크게 세 가지 용도로 삼파키타는 필리핀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받는다. 첫째는 성전에 바치는 꽃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성당 주변에는 항상 삼파키타를 파는 꽃 장수들로 넘친다. 둘째는 귀한 손님이 왔을 때 목에 걸어주는 화환으로 사용한다. 세째는 차 안에 걸어두는 향수로 사용한다. 그래서 저녁이 되면 거리에서 운전자들에게 삼파키타를 파는 어린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삼파키타의 화려한 자태는 오래가지 못한다. 하얀 입을 연 후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삼파키타는 죽는다. 특별히 삼파키타는 낮에는 입을 꼬옥 다물고 있다가 자정이 가까이 될 무렵 입을 활짝 열고 진한 향을 다 뿜어내고 숨을 거두는 밤에 피는 꽃이다. 슬픈 꽃 같지만, 세상 떼를 묻히지 않고 하루만에 생을 마감하는 순결한 꽃이다. 그처럼 삼파키타의 잎새 하나는 하루만 살다가 가지만, 샴파키타는 1년 내내 꽃을 피우는 나무이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이 땅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찐하게 뿜어내며 살다가, 주님 앞에 순결한 모습으로 서게 되는 주님의 아름다운 [삼파키타] 신부들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