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빙수 할로할로(Halo-Halo)

필리핀은 현재 우기를 지나 건기 시즌으로 접어들고 있다. 무더운 날에 생각나는 것이 바로 팥빙수이다. 필리핀에도 우리와 같은 팥빙수가 있다. 할로할로(Halo-Halo)가 그것이다. `할로(Halo)`는 "섞었다(mixed)"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뜻처럼 열대 과일들이 가득 섞인 빙수를 말한다. 먼저 얼음을 갈아서 그릇 바닥에 깔고, 그 위에 각종 열대 과일을 올려놓는다. 따로 정해진 과일은 없다. 식성에 따라 좋아하는 과일들을 잘라서 넣는다. 망고, 작후르트, 바나나, 스타 애플, 멜론, 삶은 고구마, 삶은 팥과 여러 콩들, 볶은 쌀을 넣고, 마지막으로 설탕과 코코넛 밀크를 붓고, 제일 꼭대기에는 보라색을 띤 우베(Ube) 아이스크림을 올려 놓는다. 끝!

다양한 과일 대신에 제리와 팥과 콩을 넣고 차가운 맛에 먹는 서민용(?) 할로할로는 대략 한국 돈으로 2,000원 한다. 맛있는 과일들이 듬뿍 들어간 귀빈용(?) 정통 할로할로는 약 5,000원 한다.

할로할로는 필리핀 문화와 종교를 말해주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혈통 뿐만 아니라 신앙적인 면에서도 혼합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오직 예수 신앙이 아니라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할로할로"식 혼합 신앙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