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데스다에 내린 구원

요 5:1-47

    베데스다 연못에는 수많은 병자들이 있었습니다. 베데스다는 단순한 연못이 아니라, 기적이 일어나는 특별한 연못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기적이 천사가 내려왔을 때 제일 먼저 연못에 들어가는 사람에게만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중요한 핵심은 그 천사가 언제 내려올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침에 올지, 오후에 올지, 저녁에 올지, 한밤중에 올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 전설은 병자들로 하여금 한 시도 베데스다를 떠날 수 없게 했습니다. 1등이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은 환자들로 하여금 베데스다의 포로가 되게 했고, 그 1등을 놓친 순간부터 그들의 삶은 절망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그 어리석은 베데스다의 경쟁을 많은 사람이 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1등하기를 원하는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램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1등을 출세의 보증 수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금메달을 받은 선수는 웃고, 은메달을 받은 선수는 시상대에서 조차 고개를 숙입니다. 어쩌다 이런 세상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1등 최고 주의]를 상징했던 베데스다는 없어져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그 베데스다에 오셨던 것입니다.

    베데스다에서 일어났던 진짜 기적은 병자가 고침을 받았던 기적이 아니었습니다. 그 병자는 자기를 고쳐준 분이 누구였는지도 몰랐다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베데스다에 일어났던 진정한 기적은 첫째, 그 처절한 경쟁이 벌어졌던 곳으로 예수님이 친히 찾아오셨던 것이 기적이었습니다. 병자들이 초대해서 오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먼저 찾아 주셨습니다. 둘째는 주님께서 병자의 필요를 정확히 알고 계셨다는 것이 기적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병자에게 필요한 것이 [일등]으로 연못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38년 동안 갖고 있던 장애에서 일어나 스스로 걷는 것임을 아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에게 “연못으로 데려다 줄까?”라고 묻지 아니하시고, “네가 낫고자 하느냐?”라고 물으셨던 것입니다. 우리의 필요를 정확히 알아주시는 것이 기적입니다. 셋째는 그 병자가 베데스다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그곳에 머물고 있었다는 것이 기적이었습니다. 깊은 병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가 앓아 누운 지가 38년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에게도 분명 가족이 있었고, 친구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당시 그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긴 질병에 모두가 떨어졌던 것입니다. [나가떨어짐]. 그것은 희망을 포기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 병자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30년 전에도 그 자리에 있었고, 20년 전에도 그 자리에 있었고, 10년 전에도 그 자리에 있었고, 1년 전에도 그 자리에 있었고, 어제도 그 자리에 있었고, 오늘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38년이 지난 바로 “그 날”에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38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이 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적으로 이 이야기를 여기에서 접을 수는 없습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38년 된 병이 고침 받았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병자의 이야기는 요한복음 5장 전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요한복음 5장은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는데, 1부는 1절에서 15절까지로서 한 병자에게 일어났던 기적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2부인 16절부터 47절까지는 그 병자를 고쳐준 일로 인해 예수님께서 율법주의자들에게 박해를 받으시는 장면과 그들의 시비에 대해서 반박하시는 예수님의 메시지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5장에서 반복되었던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자리를 들고”입니다.

 8절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9절 “곧 나아서 자리를 들고 걸어가니라.”

10절 “네가 자리를 들고 가는 것이 옳지 아니하니라.”

11절 “그가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하더라.”

12절 “너에게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한 사람이 누구냐?”

    그 〈자리〉는 병자가 38년 동안 가지고 다녔던 무거운〈거적〉을 말합니다. 그 병자가 그 거적을 들고 일어나 걸어 간 것이 큰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 무거운 거적을 들고 일어나 걸었던 날이 안식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안식일에는 물건을 드는 일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문제를 공론화 시킨 장본인이 누구였습니까? 그렇습니다. 예수님이셨습니다. 예수님은 일부러 그 문제를 돌출시키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베데스다로 가셨고, 은밀히 한 병자에게 접근하셨고, 그에게 기적을 베푸신 후에, 안식일의 규정을 깨트리게 하는 말씀을 하셨던 것입니다.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그 병자도 성난 군중을 향해서 항변하기를 “나는 그분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었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율법주의자들은 안식일 계율을 깨트리게 했던 예수님을 신랄히 비판했고, 공개적으로 핍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격분한 율법주의자들을 향해서 예수님의 반박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나도 일한다. (17절) 아버지께서 행하시는 그것을 아들도 그와 같이 행한다. (19절) 아버지께서 죽은 자들을 일으켜 살리심 같이 아들도 자기가 원하는 자들을 살린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심판을 맡기셨다. (22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 (24절) 나는 사람에게서 증언을 취하지 아니하노라. 다만 이 말을 하는 것은 너희로 구원을 받게 하려 함이니라. (3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이에나처럼 달려드는 그 폭도들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으셨습니다.

    이제 요한복음 5장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요한복음 5장의 진짜 무게는 1부가 아니라 2부에 실려 있습니다. 즉 요한복음 5장의 핵심은 1부에 나오는 38년 된 한 병자를 고쳐준 이야기가 아닙니다. 5장의 핵심은 그 기적을 행하신 후에 그 병자에게 “네 자리(거적)를 들고 일어나 가라.”고 말씀하신 2부가 이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예수님께서 의도적으로 안식일 규정을 깨트리셨던 것은 안식일의 주인이 율법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며, 또한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심을 선포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특별히 요한복음 5장의 2부에서는 [구원]을 선포하신 메시지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 말씀의 절정이 5장 24절입니다.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 구원의 복음이 선포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기적이 일어납니다.”가 맞습니까? “예수님을 믿으면 구원을 받습니다.”가 맞습니까? 한 대형 교회 벽면에서 이런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거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예수 믿고 축복 받으세요. 예수님 믿으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분명 잘못된 전도 표어입니다. 비성서적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이유가 기적 때문입니까? 아니면 구원 때문입니까? 두 개를 다 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에게 그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 아니라 탐욕스런 사람입니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으니 둘 다 모두 갖겠다는 사람입니다. 한 개만 택해야 합니다. 돈과 하나님을 함께 섬길 수 없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이유는 오직 하나, 바로 [구원]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기적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입니다. 우리가 이 병으로 죽으나, 저 병으로 죽으나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예수님이 있고 없고는 다릅니다. 우리에게 구원이 있고, 없고는 하늘과 땅처럼 다릅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베데스다로 내리는 기적을 바라보면서 살아갑니다. 나에게 축복이 임하시기를, 나에게 대박이 임하시기를 고대하면서 예수님을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데스다를 찾아가셨던 이유는 그런 기적을 주고자 하심이 아니었습니다. 구원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어느 쪽으로 가실 것입니까? 기적이 내린다는 베데스다로 가시겠습니까? 아니면 구원을 주시는 예수님께로 가실 것입니까? 베데스다는 전설이 만들어낸 허상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뜬구름을 잡으려고 허구인 베데스다로 달려가지 않아야 합니다. 베데스다에 내린 것은 [기적]이 아니라 [구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