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 명받은 자

마태복음 13:10-17

    예수님은 많은 비유(比喩:parable)를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13:34절은 “예수님께서 비유가 아니면 아무 것도 말씀하시지 아니하셨다.”라고까지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비유들 가운데 대표적인 비유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열 처녀의 비유, 달란트 비유, 열 드라크마 비유, 잃은 양의 비유,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 탕자의 비유,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 양과 염소의 비유, 값진 진주의 비유, 누룩 비유, 씨 뿌리는 비유, 등등.

    그 비유에 등장하는 주제어들을 잠시 주목해 봅니다. “처녀, 부자, 양, 염소, 진주, 누룩, 씨.” 여기에 생소한 단어들은 없습니다.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 없는 단어들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예수님께서 그처럼 쉬운 단어들을 사용하신 이유는 듣는 사람들의 이해 능력을 감안하셔서 그들의 귀에 쏙쏙 들어가도록 생활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물품이나, 짐승이나, 인물을 택해서 비유로 사용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틀린 추론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비유로 말씀하셨던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모든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없도록 비유를 사용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비유의 정의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비유란 천국의 비밀이다. 그래서 허락을 받은 자 외에는 그 천국의 비밀을 알 수 없다.”(마 13:11) 즉 허락받은 자 외에는 비유를 풀 수 없도록 암호(暗號)가 걸려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일반 사람들의 접근이 엄격히 통제된 곳에는 이런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접근 금지: 관계자 외 출입 금지(Restricted Area: Authorized Personnel Only)” 그 통제 구역 안으로 들어가려면 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받아야 합니다. 허가증이나 암호를 받지 않고는 통제구역의 출입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예수님의 비유에도 그런 철저한 보안이 걸려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11절, 13절, 17절에서 예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천국의 비밀을 아는 것이 너희에게는 허락되었으나 그들에게는 아니다. 그러므로 내가 그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것은 그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며, 들어도 듣지 못하며, 깨닫지 못함이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많은 선지자와 의인이 너희가 보는 것들을 보고자 하여도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들을 듣고자 하여도 듣지 못하였느니라.” 예수님의 비유를 쉽게 풀 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여기에서 두 가지 질문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 질문은 일반 사람이 그 비유를 쉽게 풀 수 없도록 예수님이 암호를 저장시키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 대답은 마가복음 4:12절에 있습니다. “이는 그들로 보기는 보아도 알지 못하며, 듣기는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여, 돌이켜 죄 사함을 얻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그처럼 비유는 [죄 사함]과 관련이 있었습니다. 죄를 회개하는 것도, 죄를 용서받는 것도 하나님의 허락하심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받으리라.”(행 16:31) 이 말씀 가운데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단어는 한 자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수백 번 들어도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끝까지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고 지옥을 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딱 한 번만 듣고 가슴을 치며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구원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수의 복음(福音)이 나에게 “기쁜 소식”으로 들렸다면, 그것은 하나님께 택함을 받은, 죄 사함을 받도록 허락하심을 받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두 번째 질문은 허락받은 자들에게만 보여주셨던 천국의 비밀은 무엇이었습니까? 천국의 비밀은 어느 저명한 목사의 강해 설교로 풀어지지 않습니다. 탁월한 성경 주석을 연다고 천국의 비밀이 술술 해독(解讀)되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자"에게만 그 천국의 비밀이 열린다고 하셨습니다. 성령님께서 그의 눈과 그의 귀를 열어주실 때 비로소 천국의 비밀을 알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 천국의 비밀이 무엇입니까? 그 천국의 비밀은 [내일]이라는 말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천국은 뒤에 있지 않습니다. 천국은 앞에 있습니다. 그래서 천국은 [내일]입니다. 그러나 많은 크리스천들이 그 [내일]을 보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천국의 비밀]을 알지 못한 채 교회를 다닙니다. 그런 크리스천의 특징은 [내일]이 없기 때문에, [과거]에 묶여서 살아갑니다. 과거의 실패, 과거의 상처, 과거의 고통만 붙잡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그들의 기도에는 원망과 불평과 분노가 두툼히 쌓여있습니다. 자신들이 그 과거를 양손으로 단단히 붙잡고 살아가면서, 하나님께는 왜 그 문제들을 해결해 주시지 않느냐고 항의합니다.

    제자들에게 주어진 [오늘]은 결코 녹녹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가난한 자가 되게 하셨을 뿐만 아니라, 그들에게 고통과 환난과 순교가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그 모든 것들을 이기고, 주어진 사명을 끝까지 잘 감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귀중한 가르침을 주셔야만 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천국의 비밀을 알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천국이 어떤 곳이고, 천국에서 누릴 영광이 어떤 것인지 제자들이 미리 볼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비유를 통해서 그 천국의 비밀, 천국의 신비, 천국의 기쁨, 천국의 영광, 천국의 상급을 미리 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후에 복음 때문에 모진 고난과 큰 환란을 받게 되었을 때, 그들은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찬송하며 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빌 3:13-14절입니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사도 바울은 “뒤에 있는 것” 과거에 있었던 모든 것을 다 잊고, 오직 앞에 있는 것만을 바라보면서 달려갔다고 고백했습니다. 천국의 비밀을 알지 못했다면, 그런 고백은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순교도 하나님께 허락을 받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영광입니다. 하나님께 허락을 받지 않은 사람은 모두 외인(外人)입니다. 하루는 하나님의 천사들이 아브라함의 천막을 방문했습니다. 세 천사는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하기 위해서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이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하려는 것을 아브라함에게 숨기겠느냐?” (창 18:17) 하나님은 당신의 비밀을 아브라함에게 숨기지 않으셨습니다. 아브라함과 하나님 사이에는 비밀이 없었습니다. 그처럼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비밀을 미리 알 수 있도록 “허락을 받은 자”가 되었습니다.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얼마나 큰 영광입니까?

    그 은혜와 축복이 우리에게도 임하여 있습니다. 우리가 죄 사함을 받고, 구원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면, 그것은 갚을 길 없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우리가 구원을 받았다면, 우리가 저 천국 백성이 되었다면 무엇이 불만입니까? 무엇을 더 받아야 웃을 것입니까? 무엇이 더 있어야 행복하다고 말할 것입니까? 과거에 붙잡혀 징징거리지 마십시오. 지금 가지고 있는 문제들만 보고 왁왁되지 마십시오. 내일이 보이지 않습니까? 천국의 기쁨이, 천국의 영광이 보이지 않습니까? 보이지 않는다면, 하나님께 그 은혜를 구하십시오. 하나님께 외인이 되지 마십시오. 하나님 앞에 “허락받은 자”가 되도록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십시오.

    당신은 누구입니까? 회장님, 사장님, 박사님, 선생님, 목사님, 선교사님이란 호칭을 듣는 것이 당신의 행복입니까? 그것이 당신의 목표입니까? 그 목표를 향해서 지금도 질주하고 있습니까? 사람들이 당신을 부르는 빛나는 호칭에 현혹(眩惑)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들에게, 아니 사탄에게 우리를 이렇게 소개하신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는 내가 보낸 사람이다. 그는 내가 허락한 사람이다.” 그와 같은 하나님의 인증(認證)을 우리가 받았다면, 그 보다 더 영광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신은 누구이어야만 합니까? 회장, 박사가 되기 이전에, “하나님께 허락받은 자”가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 허락받은 자가 되었다면, 이제는 그 단어들 앞에 감사와 순종으로 다음과 같은 단어들을 하나하나 올려놓으십시오. “나는 하나님께 [가난]을 명받았습니다. 나는 하나님께 [고난]을 명받았습니다. 나는 하나님께 [사명]을 명받았습니다. 나는 하나님께 [순교]를 명받았습니다.” 할렐루야! 언젠가 의사가 저에게 “암입니다.”라고 말한다면, 그래서 저를 아는 분들이 찾아와서 “어떻게...”라고 말한다면, 저는 그리스도의 군사로 담대히 외칠 것입니다. “나, 양 일병은 하나님께 [암]을 명받았습니다. 충성!” 내가 걱정하는 것은 이 땅에서 어떤 모습으로 죽느냐가 아닙니다. 하나님 앞에 어떤 모습으로 서느냐입니다. 예수님의 비유 속에 숨겨진 “허락받은 자"의 비밀을 안다면, 그 어떤 고난도, 그 어떤 역경도, 그 어떤 아픔도, 그 어떤 순교도 못 이길 것이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영광스러운 내일만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쁘지 않습니까? 감사하지 않습니까? 춤추고 싶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사도 바울의 고백을 가슴에 깊이 새깁니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빌립보서 3: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