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속에 계시는 하나님

왕하 19:15-19

        니느웨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더 하려고 합니다. 니느웨는 앗수르의 수도라고 했습니다. 요나가 그 니느웨로 갔을 당시 앗수르는 작은 소국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하나님의 경고를 받고 회개했던 니느웨 왕도 죽고, 선지자 요나도 죽었습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앗수르는 강국이 되어 갔습니다. 그들은 세계 정복을 위해서 잔인한 짐승처럼 사악한 이빨을 드러냈습니다.

        영국 탐험가 레이어드(Austen Henry Layard: 1817-1894)에 의해서 1840대부터 니느웨가 발굴되어 약 2,50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1846년에 니느웨에서 발굴된 검은 오벨리스크에는 BC 840년 경에 조각된 부조(浮彫)가 발견되었습니다. 그 부조에는 북왕국 이스라엘 10대 왕이었던 예후가 니느웨를 방문해서 샬마네제르 3세 왕 앞에 무릎을 꿇고 조공을 바치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예후가 그처럼 니느웨까지 올라가 왕 앞에 엎드렸던 것은 당시 동남쪽에 있던 아람 나라 하사엘 왕이 북왕국을 무섭게 공격해 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왕하 10:31-33) 영토의 절반을 빼앗긴 예후는 위기 탈출을 위해서 니느웨 왕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입니다. 북왕국 왕이 니느웨 왕 앞에 머리를 땅에 박고 예를 표했던 것은 이스라엘 역사에 굴욕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북왕국이 스스로 니느웨의 속국이 되었다는 의미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철기 무기와 대전차 부대를 보유했던 당시 앗수르 제국은 BC 740년 경에는 지금의 이라크와 터키 그리고 팔레스타인까지 점령했던 근동 지역의 최강자였습니다. 결국 앗수르 제국의 사르곤 2세는 북왕국을 BC 721년에 멸망시켰습니다. 제1대 여로보암(BC 931-909) 이후 약 200년 만에 북왕국 이스라엘은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앗수르 제국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남왕국 유다까지 점령하기 위해서 유다를 공격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전투가 히스기야 왕과의 전투였습니다. 당시 앗수르 제국의 왕은 산헤립이었습니다. 산헤립은 185,000명의 군대를 이끌고 예루살렘을 공격했습니다. 그때 히스기야가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했습니다. “그 앞에서 히스기야가 기도하여 이르되 그룹들 위에 계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는 천하 만국에 홀로 하나님이시라. 주께서 천지를 만드셨나이다. 여호와여 귀를 기울여 들으소서. 여호와여 눈을 떠서 보시옵소서. 산헤립이 살아 계신 하나님을 비방하러 보낸 말을 들으시옵소서. 여호와여, 앗수르 여러 왕이 과연 여러 민족과 그들의 땅을 황폐하게 하고 또 그들의 신들을 불에 던졌사오니 이는 그들이 신이 아니요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 곧 나무와 돌 뿐이므로 멸하였나이다. 우리 하나님 여호와여, 원하건대 이제 우리를 그의 손에서 구원하옵소서. 그리하시면 천하 만국이 주 여호와가 홀로 하나님이신 줄 알리이다 하니라.” (왕하 19:15-19) 하나님은 선지자 이사야를 히스기야에게 보내서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를 들으셨다고 전하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천사들을 보내어 앗수르 군대를 다 전멸시켜주셨습니다. “이 밤에 여호와의 사자가 나와서 앗수르 진영에서 군사 십팔만 오천 명을 친지라.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보니 다 송장이 되었더라.” (왕하 19:35)

        여기에서 언급해야 할 선지자 한 사람이 더 있습니다. 바로 나훔입니다. 나훔은 이사야와 함께 동시대에 선지자로 부름을 받았습니다. 요나는 니느웨의 구원을 위해서 갔다면, 100년 후에 등장했던 나훔(BC 640-612)은 반대로 니느웨의 멸망을 예언하기 위해서 갔습니다. 나훔의 예언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니느웨가 물로 멸망 당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범람하는 물로 그 곳을 진멸하시고, 자기 대적들을 흑암으로 쫓아내시리라.” (나 1:8, 2:8, 3:8, 3:14) 니느웨는 티그리스 강 동편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영국 탐험가 레이어드가 1846년부터 7년 동안 니느웨를 발굴해서 보니, 화산으로 폼페이가 땅속으로 들어갔듯이,  강물의 범람으로 니느웨 전체가 토사에 파묻혀 있음을 발굴하게 되었습니다. 그 강물의 범람을 이용해서 바벨론 제국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앗수르를 쳐서 멸망시켰던 것입니다. 그래서 앗수르 제국 역시 BC 616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나훔의 예언대로 되었던 것입니다.

        앗수르 제국의 멸망으로 남왕국 유다는 평화와 축복 속에서 살았을까요? 아니었습니다. 그와 같은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보호하심에도 불구하고 유다 백성은 온갖 죄악을 다 쓸어 담고 살았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을 용서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나훔 뒤에 보냈던 선지자가 예레미야였습니다. 예레미야는 남왕국 유다가 바벨론 제국에게 멸망 당하고, 70년 동안 바벨론의 포로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남왕국 사람들은 예레미야를 미친놈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북왕국이 BC 721년에 멸망했듯이, 앗수르제국이 BC 616년에 멸망했듯이, 예레미야가 예언했듯이 나훔 이후 즉 30년 후, 남왕국은 BC 586년에 바벨론 제국에 의해서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남왕국 1대 왕 르호보암 이후 350년 만에 유다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이스라엘의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습니까? 한 지도자를 세우시고 내리시고, 한 나라를 흥왕케 하시고 멸망케 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은 세계사 속에 그렇게 살아 계십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한 지도자를 세우시고 내리시고, 한 나라를 세우시고 허무시는 분이십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푸틴이나, 군사 쿠테타를 일으킨 미얀마의 민아웅흘라잉이나, 한국에 세워진 윤석열 새 정부나, 5월 9일에 세워질 필리핀의 새 정부나, 그 모든 국가의 역사의 뒤에는 하나님이 계십니다. 어제(4월 29일) 선교회 사무실에서 회의가 있었습니다. 사무실이 있는 강남 테헤란로의 한 차선을 시위대가 통채로 점령하고 커다란 확성기들을 틀고 수백 개의 깃발을 휘저으며 지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역사를 바꾸지는 못합니다. 촛불이 역사를 바꾸지는 못합니다. 역사를 바꾸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40년 전에 아내와 함께 자주 올라갔던 기도원이 있었습니다. 청와대 뒤 삼청동 꼭대기에 삼각산 구국기도원이었습니다. 바위로만 둘러싸인 갈멜산 같은 기도원이었습니다. 그곳에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금식하며 기도하시던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가 장기금식을 자주 했던 수원 칠보산 기도원 정상에도 구국기도원이 있었습니다. 한 여전도사님이 그곳에서 매일 무릎을 꿇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기도하시던 모습, 그분의 기도 소리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하카에 칼슨 선교사님 무덤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기도하던 미얀마 하카의 어머니들을 또한 기억합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서 두 손을 들고 기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국교회가, 한국 목회자들이, 한국 크리스천들이 그처럼 깨어서 하나님 앞에 두 손을 들고 기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2,500년 만에 땅 속에 깊이 묻혀 있던 니느웨가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얼굴을 내민 니느웨 성의 두께는 마차 3대가 한꺼번에 지나갈 수 있는 두툼한 철벽 두께였습니다. 그 성 길이는 12km였습니다. 쉽게 함락될 수 없는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성곽이었습니다. 그런데 나훔이 외쳤습니다. 그 니느웨가 물에 의해서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세계 최강의 대전차 부대를 보유했던 철군 앗수르 제국이 물에 전멸할 것이라는 그 말을 누가 믿었겠습니까? 그런데 그렇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셨기 때문입니다. 세계는 지금 핵 전쟁에서 우주 전쟁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가 코로나 앞에 완전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2022년 4월 30일 현재 전 세계에서 5억 1천만 명이 감염되었고, 625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미국은 약 8천만 명이 감염되었고, 약 100만 명이 사망했습니다. 감염자와 사망자 통계에서 미국이 1위입니다. 세계 2차 대전 때 미군(48만명) 사망자와 영국군(49만명) 사망자를 합한 숫자와 비슷합니다. 세계 최고의 의료과학을 가졌다는 미국도 코로나 앞에서는 무기력했습니다. 강대국들은 핵을 보유하는 일에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세계의 멸망은 핵 공격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핵이 아니라 물로 망할 수도 있습니다.

        국가의 위기를 당했을 때, 히스기야는 두 손을 들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지금 우리가 그 히스기야가 되어야 합니다. 새벽에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드리실 것입니다. 시편 46편에 있는 기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요 힘이시니 환난 중에 만날 큰 도움이시라. 그러므로 땅이 변하든지 산이 흔들려 바다 가운데에 빠지든지, 바닷물이 솟아나고 뛰놀든지, 그것이 넘침으로 산이 흔들릴지라도, 우리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 한 시내가 있어 나뉘어 흘러 하나님의 성 곧 지존하신 이의 성소를 기쁘게 하도다. 하나님이 그 성 중에 계시매 성이 흔들리지 아니할 것이라.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리로다. 뭇 나라가 떠들며 왕국이 흔들렸더니 그가 소리를 내시매 땅이 녹았도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니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와서 여호와의 행적을 볼지어다. 그가 땅을 황무지로 만드셨도다. 그가 땅 끝까지 전쟁을 쉬게 하심이여, 활을 꺾고 창을 끊으며, 수레를 불사르시는도다. 이르시기를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내가 뭇 나라 중에서 높임을 받으리라. 내가 세계 중에서 높임을 받으리라 하시도다. 만군의 여호와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니 야곱의 하나님은 우리의 피난처시로다.” (시편 46:1-11)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