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으로 일어나라

눅 18:35-43

    여리고에 한 시각장애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비록 보지 못하는 장애인이었지만 청각장애인은 아니었습니다. 그의 귀에 갑자기 엄청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사람들의 급한 발걸음 소리와 웅성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졌습니다. 난리가 난 듯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그 시각장애인은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난리가 났다면 피해야 하는데 피할 길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소리쳤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도대체 지금 무슨 난리가 일어난 것입니까?” 그때 한 사람이 그에게 말해주었습니다. “나사렛 예수가 이곳으로 오고 있오!” 그 시각장애인의 호흡이 순간 멈춰버렸습니다. 그에게는 죽기 전에 단 한 번만이라도 예수님을 만나고 싶다는 소원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예수님 앞으로 안내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처럼 사모했던 예수님이 자기가 있는 곳으로 오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너무 흥분해서 숨을 쉴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는 앞을 보지 못하는 장애인이었지만, 여리고에 있는 그 어떤 사람보다 예수님을 향한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살았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뜨거운 열정이 그로 하여금 벌떡 일어나게 했습니다. 그리고 크게 소리치게 했습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우리는 여기에서 그의 외침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는 단순히 기적만을 바라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다윗의 자손 예수여!”라고 외쳤습니다. 당시 “다윗의 자손”은 [메시야]에 대한 칭호였습니다. 구약에는 세상을 구원하실 메시야가 다윗의 혈통을 통해서 온다고 예언되어 있었습니다. (사무엘하 7:12-16). 그러므로 그의 외침에는 위대한 신앙고백이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나사렛 예수”라고 말할 때, 그는 “다윗의 자손 예수여!”라고 바꿔서 말했던 것입니다. 즉 그 분은 나사렛 목수의 아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 메시야 예수!”라고 외쳤던 것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예수님을 ‘나사렛 출신’이라는 예수님의 인성(人性)만을 보았지만, 시각장애인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었던 즉 예수님의 신성(神性)을 보았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장애인을 낮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천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들의 생각이 틀린 것입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고, 들을 수 없는 음성을 들을 수 있고, 알 수 없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가복음 10:46절은 그 시각장애인의 이름이 [바디매오]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런 바디매오를 모른 체하고 지나가실 예수님이 아니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멈춰 서셨습니다. 그리고 그를 데리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바디매오가 가까이 오자 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원하느냐?” 바디매오가 대답했습니다. “주여, 보기를 원하나이다.”

바디매오는 다시 한번 위대한 고백을 했습니다. “주여!”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으셨습니다.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 (마7:21) 바디매오의 “주여!”는 구원을 받을 만한 믿음의 신앙고백이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당시 여리고를 지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중이셨습니다. 사람들에게 배신과 버림을 받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위해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중이셨습니다. 그 마지막으로 가는 길에서 주님은 한 시각장애인으로부터 그처럼 위대한 신앙고백을 받으셨던 것입니다. “주여,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당신은 오실 메시야이십니다. 당신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주님께서 그의 고백을 얼마나 기뻐하셨을까요? 그래서 예수님은 곧바로 선포하셨습니다. “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눅18:42) 천국이 그에게 임했습니다. 그 순간, 그의 눈이 열렸습니다. 할렐루야! 오늘 본문은 그의 마지막 모습을 이렇게 기록했습니다. “그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예수를 따르니라.” (눅18:43) 여리고의 한 거지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여기에서 바디매오가 놀라운 기적을 끌어냈던 그 핵심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예수님이 여리고에 오셨다는 말을 들었을 때 바디매오는 소리쳤습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러자 사람들이 떠들지 말라고 그를 꾸짖었습니다. 그가 거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장애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무시해도 될 존재로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 짓밟아도 될 존재로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 너 같은 천한 거지는 입 닫고 멀리 떨어져 있어야만 하는 존재로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 꾸짖어도 될 존재로 여겼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바디매오는 입을 닫지 않고 더 크게 외쳤습니다. 그의 고백은 두 번째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 어떤 핍박을 받아도 우리의 신앙고백은 그처럼 변함이 없어야 합니다. 그것이 진짜 믿음입니다. 바디매오가 그렇게 외치고 있을 때, 그 여리고 거리에 도대체 몇 명이나 운집해 있었다고 생각되십니까? 저는 1,000명 이상 있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니 수백 명이라도 괜찮습니다. 그 수백 명이 한꺼번에 소리친 어마어마한 목소리보다 바디매오 한 사람이 외친 목소리가 더 컸던 것입니다. 데시벨(DB:소음측정기)로 측정했다면, 그의 외침은 음속 전투기의 굉음처럼 하늘을 찢어버리는 엄청난 소리였을 것입니다. 수백 명의 소리를 뚫고 나온 바디매오의 그 외침이 예수님의 마음을 찢어 놓았던 것입니다.

    바디매오의 외침은 수백 명의 함성을 압도하는 소리였습니다. 그의 믿음은 모든 믿음을 넘어가는 [압도적인 믿음]이었습니다. 저는 설교할 때마다 많은 성도 가운데 그 “압도적인 눈빛”을 발산하면서 말씀을 듣는 성도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불타는 눈”이라는 말이 가장 적절할 것입니다. 설교자의 마음까지 제압하는 “불꽃 눈빛”입니다. 바디매오는 시각장애인이었지만, 그의 영안은 불타는 “불꽃”이었습니다.

    압도적인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모든 사람을 제압하고, 사탄까지 제압할 수 있는 큰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입을 닫지 않아야 합니다. 뒤로 물러서지 않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들으셨을 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소리로 외쳐야 합니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절규로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 있는 믿음의 절규를 해야 합니다.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제야 바디매오의 그 절절했던 외침이 우리의 가슴에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본문에 나타난 진정한 기적은 한 시각장애인이 앞을 보게 되었다는 기적이 아닙니다. 구걸해서 살던 한 거지가 정상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는 기적이 아닙니다. 앉아서 살던 사람이 일어나 걷게 되었다는 기적이 아닙니다. 그가 여리고를 떠나 예수님을 따라가는 제자가 되었다는 것이 진정한 기적이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당시 골고다를 향해서 올라가셨던 예수님께서 여리고에서 바디매오를 당신의 제자로 삼아 그를 데리고 십자가 앞으로 데리고 가셨다고 저는 확신합니다.그래서 여리고에서부터 골고다까지 예수님과 동행했던 바디매오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500명 제자들 가운데 나타나셨는데, 그 부활의 증인들 속에 바디매오도 분명 그곳에 있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그처럼 바디매오는 여리고의 거지에서 부활의 증인으로 거듭났습니다. 그것이 이 이야기 속에 있는 진정한 기적입니다. 필리핀 딸라 골짜기에서도, 미얀마 메얀청 골짜기에서도 바디매오와 같은 “불꽃 성도들”이 나오기를 기도합니다. 소리치는 성도, 절규하는 성도, 막을 수 없는 성도, 포기하지 않는 성도들이 불같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바디매오는 여리고의 [거지]가 아니라 여리고의 [불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