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웃는 자들에게

눅 16:14

    누가복음 16장 19-31절에는 “부자와 거지의 비유”가 있습니다. 부자는 날마다 좋은 음식을 먹으며 호화스럽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의 대문 앞에는 그 집에서 나오는 버려진 음식을 주워 먹고 사는 한 거지가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나사로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두 사람이 죽었는데, 부자는 지옥으로 갔고, 거지는 천국으로 갔습니다. 부자는 지옥의 뜨거운 불 속에서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소리쳤습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이여,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나사로를 보내 손가락 끝에 물을 찍어다가 내 혀를 시원하게 해 주십시오. 내가 이 불꽃 가운데서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의 간청은 거절되었습니다. 그러자 그 부자는 다시 애원했습니다. “그렇다면 나사로를 내 아버지 집에 보내 주십시오. 내 형제가 다섯인데 나사로를 보내 그들에게 경고하여 내 형제들만이라도 이 고통받는 곳에 오지 않게 해 주십시오.”라고 했습니다. 그의 두 번째 간청도 거절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아브라함을 통해서 그 비유의 결론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이 모세와 선지자들을 통해 주신 말씀을 듣지 아니하면, 비록 나사로가 살아서 그들에게 간다 할지라도 그들이 믿지 아니하리라.” (눅16:31)

    이 비유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들이 있습니다. 이 비유는 천국과 지옥의 비유가 아닙니다. 이 비유는 [경고의 비유]입니다. 그 경고를 받아야만 했던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아직 살아있는 부자의 [다섯 형제]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이 비유의 주인공입니다. 그렇다면 그 다섯 형제는 누구를 가리켰습니까? 예수님을 [비웃었던] 바리새인들이었습니다.

    이 비유를 주시기 전에 예수님께서 한 비유를 먼저 주셨습니다. 누가복음 16장 앞부분에 나와 있습니다. 한 부자에게 한 청지기가 있었습니다. 그 청지기가 부자의 재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부자는 그 청지기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 나쁜 짓을 정리하지 않으면 그를 당장 해고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자 그 청지기가 꾀를 냈습니다.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하나 불렀습니다. 한 사람이 주인에게 기름 100말을 빚졌다고 하자, 증서에 50말이라고 쓰라고 했습니다. 또 한 사람은 밀 100석을 빚졌다고 하자, 증서에 80석이라고 쓰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했던 것은 자신이 주인에게 해고를 당하게 되면, 자신에게 신세를 졌던 사람들이 자기를 절대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인은 그 꾀 많은 청지기를 지혜롭게 여겼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그 비유를 말씀하시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불의(세상)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집으로 영접하리라. 너희가 만일 불의한(세상) 재물에도 충성하지 아니하면, 누가 (하늘의) 참된 것으로 너희에게 맡기겠느냐? 집 하인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나니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느니라.” (눅16:9-13) 그 말씀을 듣고 있던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비웃었습니다. 오늘 본문입니다. “바리새인들은 돈을 좋아하는 자들이라 이 모든 것을 듣고 비웃거늘” (눅16:14) 바리새인의 그 비웃음이 오늘 본문 [부자와 거지의 비유]가 나오게 했던 결정적인 동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자와 거지의 비유 즉 [경고의 비유]에 등장하는 그 ’다섯 형제‘는 예수님을 비웃었던 바로 그 바리새인들을 가리켰던 것입니다.

    거지 나사로는 비록 병들고, 헐벗고, 굶주림 속에 살았지만, 그는 구원을 받고 천국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부자는 지옥으로 갔습니다. 왜 그가 지옥으로 갔습니까? 하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까? 아닙니다. 그가 아브라함에게 이렇게 외쳤습니다. “아버지, 아브라함이여,” 그도 하나님을 믿었다는 증거입니다. 아브라함을 “아버지”라 부르는 사람들은 흔히 자신을 ‘선민 백성’이라고 자부하며 살았던 유대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바로 바리새인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 선민 백성이 지옥에 갔습니까?

    예수님께서 그 답을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부자와 거지의 비유를 주시기 전에 매우 중요한 말씀을 하셨습니다. “율법의 한 획이 떨어짐보다 천지가 없어짐이 쉬우리라. 무릇 자기 아내를 버리고 다른 데 장가 드는 자도 간음함이요 무릇 버림당한 여자에게 장가드는 자도 간음함이니라.” (눅16:17-18) 즉 예수님을 비웃었던 그 바리새인들은 율법을 너무도 잘 안다는 잘난 서기관들이었고, 율법 학자들이었고, 그 율법을 철저히 지킨다고 자부했던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숨겨진 죄악이 있었습니다. 간음의 죄였습니다. 율법을 안다 하는 그들의 삶 뒤에는 더럽고, 추악하고, 타락한 누더기들이 가득 쌓여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 말하면서도 실제는 하나님보다 세상을 더 사랑하고, 불의한 사랑에 빠지고, 돈을 사랑하는 속물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부자와 거지의 비유를 통해서 그런 그들에게 엄한 경고를 하셨던 것입니다. 회개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갈 곳은 오직 지옥밖에 없다는 사실을 선포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부자와 거지의 비유는 [경고의 비유]였습니다.

    그 경고의 말씀을 듣고 바리새인들 중에서 주님 앞으로 나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상상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그들 중에는 회당장 야이로가 있었습니다. 회당장은 율법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자신의 죽은 딸을 살려달라고 예수님께 나왔습니다. 예수님을 향한 믿음이 그에게 있었다는 뜻입니다. 또 한 사람은 니고데모입니다. 그도 율법을 잘 아는 지성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한밤 중에 예수님을 찾아와 “내가 어떻게 해야 거듭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깨달았다는 뜻입니다. 그처럼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 앞으로 나왔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말씀을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말씀을 잘 듣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말씀대로 순종하며 사는 삶이 중요한 것입니다. 오늘 이 말씀을 듣게 되었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아직 기회”가 있다는 뜻입니다. 듣고도 깨닫지 못하는 ‘다섯 형제’처럼 살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입으로는 “아버지 하나님”하면서, 바리새인들처럼 뒤에서 죄를 범하는 ‘다섯 형제’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면 비웃지 마십시오.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 앞으로 나아오십시오. 부자는 아브라함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우리는 주님께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주님은 그 손을 절대 거절하지 아니하시고 잡아주실 것입니다. 구원은 주님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