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 선교통신 116호

아시아 나사랑 선교회

양한갑/최영인 선교사

추수 열매 가득한 메얀청 선교

메얀청 선교 센타에서 추수 열매들이 가득 차고 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뿌리고 가꾼 수고의 열매들입니다. 선교센타에 들어서면 곳곳에서 예수님의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이 무엇을 배웠고,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선교의 열매들이 많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한 아이들

      메얀청 선교선타에서 기숙하면서 훈련을 받고 있는 학생들의 90%가 불교 가정에서 온 아이들입니다. 그동안 아이들은 선교 센타의 규율에 따라서 싫어도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예배에 참석해야만 했습니다. 학부모들도 그 점에 대해서 이미 양해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동안 아이들의 모습 속에는 마지못해 복종하는 “억지”가 보여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은 전혀 달랐습니다.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밝아졌습니다. 나무에 붙은 매미들처럼 저에게 달려와 붙습니다. 기도하는 모습은 천사들 같습니다. 눈을 뜬 아이들이 없습니다. 모두 진지하고, 모두 신실합니다. 찬양 소리는 선교센타 건물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힘차게 부릅니다. 그러지 않았던 아이들입니다. 5분 이상 걸리는 긴 성경 구절도 일어나 줄줄 암송합니다. 예배를 드릴 때 분위기는 이 아이들이 불교신자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교회에서 만나는 주일학교 학생들과 같아 보입니다. 실제로 예수님을 영접한 아이들이 많아졌습니다.

교회 그림

     선교센타 벽에는 학생들이 그린 그림이 수북이 붙어있습니다. 주제를 주고 그린 그림이 아니라 자유롭게 그린 그림들입니다. 그런데 많은 그림들 가운데 여기저기에서 교회를 그린 그림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에 이미 [예배]가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교회들 그림 중에 유독 내 눈을 사로잡는 한 그림이 있었습니다. 예쁜 교회가 왼쪽에 서있습니다. 교회 뒤에는 높은 산들이 있고, 야자나무들이 있습니다. 교회 오른 쪽에는 작은 호수가 있고, 그 위에는 작은 배가 있습니다. 그리고 먼 산 위로 태양이 떠오르고, 그 위로 새들이 줄을 지어 날아갑니다. 참으로 평화로운 정경이었습니다.

      디나(Dinah) 사모에게 누가 이 그림을 그렸느냐고 물었습니다. “저기 있는 엄마의 딸이 그렸습니다.” “엄마?” “네.” 선교센타에 도착했을 때, 반갑게 내 손을 잡으면서 어서 들어오라고 했던 그 분이었습니다. 저는 부엌에서 일하는 새 아주머니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일하는 아주머니가 아니라 줄리(July)라는 여학생의 엄마였던 것입니다. 디나(Dinah)는 그 엄마가 딸이 그린 교회 그림을 보고 딸에게 예수님을 믿어도 좋다고 허락을 해줬다고 했습니다. 탠탠(Thein Thein)이라는 엄마에게 직접 확인을 했습니다. 엄마는 밝게 웃으며 딸이 그린 그림 앞에 섰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아직까지 불교신자이지만, 딸이 하나님을 믿는다면 반대하지는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 엄마의 손을 잡아주며 어머니도 예수님을 꼭 믿으라고 말했습니다. 엄마는 수줍게 웃기만 했습니다.

      디나가 다시 놀라운 말을 했습니다. 쥴리 엄마가 선교센타에 잠시 머물고 있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었습니다. “쥴리 엄마가 사는 마을에 자주 코끼리가 나타나서 밭도, 집도 다 부서 버립니다. 이번에도 코끼리가 나타나서 쥴리 집 대부분을 부서 버려서 쥴리 엄마가 잠시 센타로 와서 있는 것입니다.” “뭐라고? 코끼리?” “네, 코끼리요.” “메얀청에 코끼리가 출몰한다고?” “네에~~ 겨울(11월 다음해 2월)에는 먹이를 찾아 더 많은 코끼리들이 마을로 내려와요.” 아프리카도 아니고, 메얀청이 얼마나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쥴리 엄마에게 센타에 있고 싶을 만큼 편하게 있다가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메얀청 기드온

     메얀청 선교센타 안에 기드온이 있었습니다. 이름은 조윈툰(Zaw Win Tun)입니다. 10살 소년입니다. 그는 독실한 불교 신자였습니다. 메얀청 학교 옆에는 불교 사원이 있고, 교문 앞에는 불상 하나가 있습니다. 대부분 불교신자인 600명의 학생들은 교문으로 들어 서기 전에 그 불상 앞에 서서 두 손을 모으고 큰 절을 하고 학교 안으로 들어갑니다. 조윈툰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2주 전부터 조윈툰은 불상 앞에 서지 않았습니다. 불상을 쳐다보지도 않고 교문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늘 함께 등교했던 친구들이 불상 앞에 절을 하지 않고 지나치는 조윈툰을 붙잡고 “너 왜 그래?”라고 거친 말투로 시비를 걸었습니다. 그때 조윈툰은 담대하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나는 이제 하나님을 믿기 때문에 불상 앞에 더 이상 절을 하지 않을 거야.” 며칠 동안 친구들이 치근거리며, 불상 앞에 절을 하라고 강요했지만 조윈툰은 지금까지 절을 하지 않고 등교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를 불렀습니다. 칭찬, 칭찬,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조윈툰은 불상 앞에 다시는 절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나에게도 굳게 약속해 주었습니다.

높은 학구열과 좋은 성적표

     탕푸(Thangpu)전도사가 새 학기를 시작하고 받은 아이들의 첫 성적표를 보여주었습니다. 21명의 성적표는 정말 놀라웠습니다. 한 반에 60명에서 70명 학생들이 있는데, 우리 아이들의 대부분이 10등 안에 들어가 있는 우등생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선교센타의 분위기는 늘 “공부하자”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는 시간은 오후 3시. 그때부터 5시까지 디나 사모가 센타에서 과외 지도를 합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6시부터 7시까지 성경 공부를 하고, 7시부터 9시까지 두 번째 과외 지도를 합니다. 아이들의 성적이 향상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대기조에 줄을 선 메얀청 아이들

     메얀청 선교센타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성적 향상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좋아진다는 소문이 마을에 퍼지면서 많은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아이들도 제발 받아달라고 매일 찾아온다고 합니다. 현재 대기조에 있는 학생들만 7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센타가 작아서 더 이상 받을 수가 없다고 하자, 그러면 방과 후에 과외 지도만이라도 받게 해달라고 해서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하는 두 번째 과외 시간에는 외부 학생들도 와서 함께 공부를 하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기숙사 선교를 통한 복음 전파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부탕 부지 개발 계획

     처음에 가졌던 사부탕 한센 정착촌 건립 계획은 일단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사부탕 관청에서 한센인들의 전입을 허락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치료가 끝난 음성 한센인들이라고 했지만, 사부탕 마을에 한센인들이 들어오게 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결정입니다. 한센인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 사부탕 부지를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선교 프로그램을 모색 중입니다. 카친선교를 마치고 양곤으로 돌아왔을 때, 미얀마 이사들과 함께 사부탕을 방문해서 좀 더 구체적인 선교 프로그램들을 놓고 함께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저의 생각은 사부탕 의 총 부지는 7에이커입니다. 쌀농사를 지을 수 있는 매우 비옥한 논입니다. 미얀마에서는 1에이커에서 평균 100가마니의 쌀을 수확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7에이커에서 최대 700가마니의 쌀을 수확할 수 있고, 1년에 두모작을 할 수 있기 때문에 1,400가마니도 나올 수 있습니다. 한번만 쌀농사를 짓고, 나머지 기간에는 땅콩이나 채소를 재배하면 또 다른 수입원이 될 수 있습니다.

     그 큰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농부를 찾는다면, 미얀마 안에서 미얀마 선교비를 마련할 수 있는 큰 재원이 될 수 있습니다. 카친(Kachin)에 마크목사의 아버지가 있습니다. 과거에 공무원으로 일했고, 농사에 경험이 풍부한 분이라 이번에 카친에 갔을 때 그 분을 만나서 양곤으로 내려와 사부탕 농사 사역을 맡아줄 수 있는지 타진해 보려고 합니다.

모비 고아원 선교

     양곤에서 가까운 모비(Maw Bi)에 고아원 부지를 마련했습니다. 미국에 계시는 이산영교수님의 후원과 한국에 계시는 서원식집사님의 후원으로 100여평의 부지를 이번에 매입했습니다. 모비고아원 선교는 눈 에스더(Lun Esther)전도사가 담당하게 됩니다. 후원금이 더 지원이 되면 집을 짓고, 고아들을 받아 고아원 사역을 시작하게 됩니다.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더 단단해진 미얀마 선교부

     미얀마 선교부 제1기 스탭(아담목사/캅전도사)들이 사임을 하고, 마크(Mark)목사와 웡민탕(Aung Myint Thang)목사 그리고 메얀청에 탕푸(Thanpu)전도사와 모비 고아원에 눈(Lun)전도사가 제2기 미션 스탭으로 구성이 되면서 더 단단한 미얀마 선교부가 세워지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마크목사가 신학대학 교수로 있고, 웡민탕목사가 신학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어서 미얀마 선교에 필요한 인적 자원을 그때그때 수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두 목사가 신학대학과 목회 현장에서 인증 받은 다양한 경험과 훌륭한 리더쉽은 미래 미얀마 선교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미얀마 기독교를 위한 기도

     신학대학에 있는 미얀마 교수들이 한결 같이 미얀마 기독교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아웅상 수지가 새 리더가 되면서 미얀마가 급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기독교 신앙의 후퇴입니다. 그 영적 후퇴를 신학대학 현장에서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했습니다. 과거 군사독재시절에는 신학대학들의 문으로 젊은이들이 꽉꽉 밀려서 들어왔는데 지금은 들어오는 학생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신학대학 안에 있는 학생들마저 신학공부를 중단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 세상으로 나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신학대학들이 텅텅 비어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웡민탕목사가 운영하고 있는 양곤신학대학원에는 과거에 40명까지 대학원생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단 6명만 남았고, 새로 등록하는 대학원생은 없다고 했습니다.

     신학대학(학사과정)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신학대학들이 학생들에게 100% 무료 숙식과 학비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신학대학들이 대단한 일을 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미얀마 신학대학들의 문에는 썰렁한 바람만 스치고 지나갑니다. 미얀마의 기독교 미래가 걱정되는 이유입니다.

감사의 인사

     메얀청 선교를 위해서 많은 분들이 기도와 후원을 해주셨습니다.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별히 메얀청 선교를 전폭적으로 후원해 주시고 계시는 미국 선한목자교회 고태형목사님과 모든 교우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더 풍성한 추수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선교사와 미얀마 선교부 스탭들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카친 선교를 위한 기도 부탁

     1주일 동안의 메얀청 선교를 마치고 내일(8월 2일) 오전 카친(Kachin)으로 향합니다. 카친에는 1주일 동안 있습니다. 매일 평균 12시간 동안 서서 말씀을 전해야만 하는 강행군이 될 것입니다. 아직까지 허리 디스크로 인한 통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통증이 저로 하여금 24시간 기도하게 합니다. 그래서 은혜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선포하는 집회들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승리의 보고를 드릴 수 있도록 마크목사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