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 선교통신 제126호

동남아 한센 선교회

양한갑/최영인 선교사

 메얀청의 집단 항의에 대해서

집단 항의

    예수의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는 어디서나 핍박이 생깁니다. 그 핍박은 우리를 더 강한 그리스도의 군사가 되게 합니다. 그리고 그 핍박 때문에 순교를 하게 된다면 그것은 더 큰 영광이 됩니다. 제가 리안(Lian) 전도사에게 해 준 말입니다.

    메얀청에서 첫 세례자가 나왔습니다. 우리 측에서는 잃은 양을 찾은 기쁨이 넘치는 일이었지만, 불교신자들에게는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일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우리 아이들이 반드시 세례를 받고 크리스천이 되겠다고 부모들과 6개월 동안 싸운 일이 가정 싸움이 아니라 마을의 문제로 비화되었습니다. 불교 승려들이 뒤에서 세례식을 마을에서 뜨거운 이슈(불똥)가 되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 집단 항의는 학부모들로부터 나왔습니다. 몇몇 독실한 불교신자들인 학부모들이 기독교로 개종을 강요했다고 아이들을 당장 데리고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둘째 집단 항의는 가까운 이웃들로부터 나왔습니다. 과거에 문제를 삼지 않았던 일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메얀청에는 전기가 매우 약합니다. 선교 센타에는 150m 지하에서 끌어올리는 펌프가 있습니다. 이 펌프를 돌려서 물을 끌어올리려면 발전기를 돌려야 합니다. 전기가 끊어졌을 때 등유를 넣어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얻을 수 있지만, 150m에 있는 지하수를 끌어올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주는 전기가 들어왔을 때 발전기를 연결시켜서 지하수를 올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마을 사람들이 전기를 쓰는 시간에는 발전기를 돌릴 수가 없습니다. 전력이 부족하고 너무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발전기(generator)를 돌릴 수 있는 시간은 사람들이 전기를 다 쓰고 잠든 새벽 1시에서 4시 사이입니다. 지난 3년 동안 그렇게 했습니다. 발전기 소리가 너무 커서 이웃들에게 숙면을 방해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 번도 그것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한 밤 중에 끌어올린 그 물을 그들도 함께 나눠 먹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자기들을 위해서라도 그런 불편을 그들도 참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크리스천이 되기 위해서 부모들과 싸우고 있다는 소문이 마을에 퍼지자 그 이웃들이 태도를 바꾼 것입니다. 물은 안 먹어도 좋으니 새벽에 발전기를 돌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물이 부족하게 되어 겨우 밥하고, 세수하고, 화장실만 처리하게 되어 학생들이 이틀에 한 번만 샤워를 하게 되었습니다.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셋째 집단 항의는 마을 동장과 실세 유지들로부터 나왔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민원이 들어왔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영적 싸움을 할 때, 사탄은 멍청했던 사람도 똑똑한 사람이 되게 합니다. “저 사람이 저렇게 말을 잘 했던 사람이었나?”할 정도로 유창해집니다. 3년 전에 메얀청 선교를 시작하기 전에 저는 약 100명의 메얀청 유지들을 초대해서 점심을 대접하고 우리가 메얀청에서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서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마을 유지들은 그때 제가 했던 말들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그때 코리안은 오직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왜 당신은 우리 아이들에게 기독교로 개종하라고 강요하느냐? 당장 중단하라.”고 리안에게 말했습니다.

    미얀마로 오기 전에 리안전도사로부터 이번에 메얀청에서 세례식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너무 기뻐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세례식 때문에 메얀청 선교에 큰 위기가 왔다는 것을 미얀마에 들어와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지혜를 구했습니다.

   메얀청에 머물면서 그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리안전도사에게 메얀청에서 며칠 잘 수 있도록 정부의 허가를 받아보라고 했습니다. 옛날 군부와 같지 않고, 아웅산 수지 정부는 조금 나아졌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직까지 외국인은 미얀마 집에서는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자게 되면 체포됩니다.

제 부탁을 받고, 리안전도사는 며칠 동안 뛰어다녔습니다. 3일 동안 이리 가봐라. 저리 가봐라 하면 그곳을 갔습니다. 그러나 최종 답변은 [허락할 수 없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저는 오후 5시가 되면 메얀청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해결책 모색

    리안전도사 역시 메얀청 사람이 아니라 외부인이었습니다. 메얀청 사람들 중 99%가 버마족이라고 말씀드렸던 것은 리안 부부는 버마족이 아니라 친(Chin)족 출신이었기 때문입니다. 99% 버머족 불교신자들과 어린 리안(Lian)이 붙게 된 것입니다. 마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같았습니다.

   리안에게 내가 학부모들을 만날 수 있도록 그리고 동장과 메얀청 유지들을 만날 수 있도록 미팅을 잡아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반드시 그 미팅에 나올 수 있도록 설득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7월 17일 오전 10시에 메얀청 유지들과, 오후 2시에는 학부모들과의 미팅이 잡혔습니다. 리안전도사는 1주일 동안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꼭 참석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저는 양곤에 있는 백화점으로 가서 아주 좋은 론지(Longyi:미얀마 전통 옷)를 구입했습니다. 동장을 비롯해서 4명의 유지들이 참석한다고 해서 5개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부인들의 론지까지 고급스러운 것으로 5개를 구입했습니다. 학부모들을 위해서도 좋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미얀마은 정권이 바꿨어도 아직까지 군부독재정치의 통설이 남아있습니다. 동장과 유지들을 설득시킬 수 있다면, 마을 전체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항의까지 쉽게 잠재울 수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저는 동장과 유지들의 미팅에 올인을 했습니다. 그들의 입을 다물게 할 깜짝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오전 9시에 메얀청에 도착해서 리안에게 내가 하려고 하는 일들에 대해서 미리 말하고 통역할 때 실수 없이 잘하라고 준비시켰습니다. 약속된 오전 10시가 되었습니다. 유지들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10시 30분.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11시. 아무도 오지 않았습니다. 리안은 나에게 “목사님, 동장 집이 가깝습니다. 갔다 올까요?” “아니야. 가지마. 기다려.” “네.”

   11시 20분. 오토바이 한 대가 선교센타 앞에 도착했습니다. 동장이었습니다. 그리고 5분 안에 4명의 유지들이 모두 자신들의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났습니다. 아마도 동사무소에서 먼저 모여서 자기들끼리 회의를 하고 온 듯 보였습니다. 저는 선공 작전을 택했습니다. 세례식을 화제로 시작하면 제가 불리해 질 것 같아서 제가 먼저 준비했던 선물 꾸러미들을 풀어놓았습니다.

   첫 번째 선물은 태양광 발전기를 메얀청에 설치해주는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동안 한국에 있는 환경재단(Korea Green Foundation)과 수 십 차례 이메일을 교환했습니다. 환경재단은 태양광 발전기를 기증해주는 단체입니다. 이번에 미얀마에 와서도 5번 이상 환경재단 측과 이메일을 또 교환했습니다. 태양광 발전기 한 대의 가격이 약 미화로 500불 이상 갑니다. 저는 환경재단이 10대 이상 기증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경재단은 7월 24일에 오의석 PD를 서울에서 메얀청으로 파견해서 직접 메얀청 실태를 조사하게 됩니다. 그 이후에 기증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저는 되리라고 믿고 메얀청 유지들에게 그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엄청난 제안을 했습니다. “태양광 발전기를 기증하겠습니다, 그런데 조건이 있습니다. 메얀청 동사무소 측에서는 땅과 새 건물을 기증해 주십시오. 전기가 없는 마을 한 가운데에 Light House(사랑방)를 건축해주시면, 우리가 그 안에 전기를 넣겠습니다. 전기를 갖게 되면 아이들이 밤에 Light House에 와서 함께 공부도 할 수 있고, 어른들도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시지 않겠습니까?”

   태양광 발전기를 가질 수 있다는 말에 모두들 눈들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땅을 기증하고, 건물을 지으라는 말에 그들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3분 동안 자기들끼리 의논을 하더니 동장이 말했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태양광 발전기를 기증해 주시면, 저희 측에서는 땅과 건물을 제공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정말 놀라운 결과였습니다.

   두 번째 선물 꾸러미를 열었습니다. “메얀청에 식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건기 때는 물을 얻기 위해서 40분 이상 걸어가서 먹을 물을 길어 와야 합니다. 그래서 메얀청에 지하 150m 깊이에 있는 맑은 식수를 마실 수 있도록 마을 공동 지하수 펌프를 설치해 드리겠습니다. 장소는 유지되시는 여러분이 결정하십시오.” 그들은 순간적으로 박수를 쳤습니다. 메얀청은 지대가 아주 높습니다. 그래서 맑은 식수를 얻으려면 최하 150m 이상 땅을 파야 깨끗한 식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메얀청에 지하 펌프가 몇 개가 있는데 모두 50m, 100m 지하수라 대부분 더러운 물이 올라와 식수로는 쓸 수가 없는 지하수들입니다.

   저는 이미 미국 선한목자교회(고태형목사님)로부터 1주일 전에 지하수 개발비에 대한 후원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메얀청 유지들에게 11월에 내가 다시 메얀청에 왔을 때, 굴착 공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장소와 필요한 장비와 기술자를 대기시켜 놓으라고 말했습니다. 유지들은 감사,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모든 준비를 해놓고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리안에게 준비했던 최고급 론지를 가지고 오게 했습니다. 하나씩 주자 너무들 기뻐했습니다. 리안 사모에게 여자 론지를 가지고 오게 했습니다. “이것은 여러분의 아내를 위해서 제가 특별히 준비한 것입니다.” “아니, 제 아내 것 까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근사한 점심 식사를 대접했습니다. 리안에게 특별식으로 준비하라고 지시를 했기 때문에 훌륭한 요리가 나왔습니다. 모두들 맛있게 먹으면서 화두는 단연 태양광 발전기와 지하수 공사가 대화의 이슈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웃으면서 어디에 Light House를 짓지? 어디에 지하수를 파지? 등등.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모두들 일어났습니다. 리안에게 제가 준비한 마지막 선물을 가지고 오게 했습니다. 아침에 메얀청으로 오다가 구입한 부드러운 빵 [가스테라]였습니다. “오늘 이렇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빵은 여러분들의 자녀들과 손자들을 위해서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빵을 전달하기 전에 한 가지 부탁이 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여기 있는 리안이 여러분의 마을 더 잘 섬길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주십시오.”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리안에게 유지들에게 직접 가스테라를 주게 했습니다. 유지들은 리안에게 허리를 굽혀 빵을 받으면서, 아무 염려하지 말라고 하면서, 리안의 어깨를 힘차게 잡아주기도 하고, 두들겨 주기도 했습니다. 리안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마을을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떠났습니다.

   결국 그들은 세례식에 ‘세’자도 꺼내지 못하고 저희에게 허리를 굽혀 감사의 인사를 하고 떠났습니다. 사탄은 저희에게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번 회동을 통해서 저희는 동장과 유지들과 더 돈독한 관계를 맺을 수가 있었습니다.

   오후에 가졌던 학부모와의 회동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불교신자 학부모들이 세례식을 문제 삼아 회의를 주도하지 못하도록 제가 먼저 다시 선제공격을 했습니다. 제가 앞으로 그들의 자녀들을 위해서 하고 싶은 교육 프로그램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설명을 했습니다. 자기 자녀들을 위해서 그처럼 좋은 프로그램을 가지고 교육을 시켜주겠다는데, 불만을 내놓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지금 몇 가지 만족스럽지 못한 일만 보지 말고, 10년 후에 당신의 자녀들이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를 생각해 보라고 했습니다. 선교센타에 자녀들을 보낸 일에 대해서 결코 후회하지 않고 감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학부모들에게도 준비한 선물들을 주었습니다. 모두들 기뻐했습니다.

   회의마치고 돌아가면서, 한 어머니가 가방에서 검정색 비닐봉지 하나를 꺼내서 제게 주었습니다. “제가 정글에서 딴 꿀입니다. 100% 벌꿀입니다.” “와우~~~ 감사합니다.” 그때 리안이 말했습니다. “어제 세례를 받았던 San San Win(산산윈)의 어머니이십니다.” 너무 너무 기뻤습니다. 딸이 세례를 받도록 허락해 준 것도 감사한데, 토종꿀까지 가지고 왔으니 제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습니다. 컵에 조금 따라서 맛을 보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 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제 부친이 주셨던 바로 그 꿀맛이었습니다. 정말 맛이 있었습니다. 너무 너무 맛있다고 하니 산산윈 어머니가 더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집에 이런 꿀이 아주 많아요, 다음에 올 때에 더 많이 가져다 드리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가족이 되었습니다.

   메얀청 선교에 쓰나미처럼 밀려왔던 모든 문제들이 그렇게 다 물러갔습니다. 오직 한 가지만 제 마음에 슬픔으로 남았습니다. 킨마윈(Khin Ma Win) 엄마는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집에서 선교 센타까지 오는데만 “하루”가 걸린다고.... 킨마윈 엄마가 아랫 마을까지 내려올 수 없도록 그녀의 발목을 깊은 산중에 붙잡아 놓은 빗줄기가 더 야속하게 느껴졌습니다. 메얀청을 뒤로 하고 양곤으로 돌아오는 길. 비는 계속해서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내일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양곤으로 돌아왔습니다.

   메얀청 선교를 위해서 기도해주시고 계시는 모든 교회와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메얀청에서 많은 영혼을 구원할 수 있도록, 사탄이 더러운 방해를 하지 못하도록 또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