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기쁨이 되는 것

요한복음 6:1-71

 

  요한복음 6장에는 엄청난 긴장과 반전 그리고 슬픔과 분노가 들어 있습니다.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밀고 당기는 일들이 이어져 있습니다. 일반 대중과 예수님 사이에서, 제자들과 예수님 사이에서 일어났던 긴박했던 일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요한복음 6장을 읽다 보면, 민망해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부끄러워서 입이 다물어지고, 죄송해서 무릎이 꿇어집니다.

    예수님이 갈릴리에 나타나자 구름 떼처럼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사도 요한은 그 사람들이 몰려온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큰 무리가 따르니 이는 병자들에게 행하시는 표적을 보았음이라.”(요6:2)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요한복음 6:26절에서 예수님은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요,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부터 긴장이 흐릅니다. 예수님께서 “진실로 진실로” 라고 하시면서 하신 말씀이기 때문에 그것은 진실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요한복음 6장 안에 있는 "진실"로 우리는 좀 더 깊이 들어가 봐야 합니다. 요한복음 6장에서 일어났던 세 사건은 모두 다른 장소에서 일어났습니다. 첫 번째 장소는 가버나움 건너편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두 번째 장소는 갈릴리 호수였습니다. 제자들이 밤 중에 배를 타고 갈릴리 호수로 들어갔을 때, 갑자기 거센 풍랑이 일어나 죽게 되었습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물 위로 걸어오셔서 제자들을 도와주셨습니다. 세 번째 장소는 가버나움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곳에서 생명의 떡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도 요한은 그 세 가지 사건들 가운데 갈릴리 호수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사건처럼 매우 간략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첫 번째 사건과 세 번째 사건을 분리하지 않고, 중간에 짧게 쉼표 하나 찍고, 두 이야기를 한 이야기로 잇고자 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첫 번째와 세 번째 사건은 모두 떡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첫 번째 기적에서 일반 대중은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이신 예수님의 능력을 보고, 예수님을 왕으로 삼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이 “Wonderful”이라고 감탄했던 그 오병이어 떡을 “썩는 양식”이라고 하셨습니다. 요한복음 6장 27절입니다. “썩는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 그 말씀을 들은 사람들이 질문했습니다. “영생하는 양식이요? 그것이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다. (요6:48)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요6:51)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얻으리라.(요6:54) 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이다.” (요6:55) 그러자 사람들은 예수님을 정신이상자로 여기고 등을 돌렸습니다. 사도 요한은 여기에서 매우 충격적인 사실을 전합니다. 등을 돌리고 떠났던 그들이 단순히 일반 대중이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였다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6장 66절입니다. “그때부터 그의 제자 중에서 많은 사람이 떠나가고, 다시 그와 함께 다니지 아니하더라.”

   그런데 사도 요한은 그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줍니다. 등을 돌리고 떠나는 제자들을 보시고,  예수님께서 남아 있던 제자들에게 물으셨습니다. “너희도 가려느냐?” (요 6:67) 그때 베드로가 대답했습니다. “주여,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겠습니까?” 요한에게는 그 베드로의 말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 역시 그의 말에 그 어떤 칭찬도 해주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베드로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예수님은 곧바로 충격적인 말씀을 하셨습니다. “내가 너희 열둘을 택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러나 너희 중의 한 사람은 마귀니라.” (요 6:70) 이 말을 듣는 순간 사도 요한이 크게 분노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단지 “너희 중에 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사도 요한은 그 다음 절에서 곧바로 그 한 사람이 바로 "가룟 유다”라고 밝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 6:71)

   사도 요한은 이 사건을 통해서 과연 누가 예수님의 참 제자인가를 우리에게도 묻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관심은 등을 돌리고 떠났던 그 수천 명의 제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제자’라고 말했지만, 그들은 단지 ‘군중’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대중에게는 한없이 친절하셨습니다. 그들의 접근을 항상 용납하셨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셨습니다. 그러나 열두 제자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열두 제자들이 원하는 것들을 주기보다는 그들이 갖고자 했던 것들을 모두 빼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로부터 그들이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을 빼었습니다. 제자들이 그들의 배와 그물을 버리고 주님을 따르게 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서 가족을 빼었습니다. 주님보다 부모와 자식과 형제를 사랑하는 것은 주님께 합당한 일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마 10:37) 예수님은 제자들에게서 배낭을 빼었습니다. (마10:10) 제자들이 무소유로 살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서 화려한 경력도 빼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쌓은 사회적 경력은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을 배설물로 버리도록 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서 희망도 빼었습니다. 바울은 소아시아를 희망했지만, 마게도니아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서 그들의 생명까지 빼었습니다. 주님 때문에 세상에서 미움을 받고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하셨습니다. (마24:9) 제자들은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택하실 때, 보셨던 제자의 자격 기준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출신을 보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학식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가진 재물이나 사회적인 지위도 보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리더십도 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이 보셨던 것은 주님께서 버리라고 하시면 기꺼이 버릴 수 있느냐? 없느냐? 그들의 포기와 순종을 보셨습니다.

   예수님은 일반 대중과 달리 제자들에게 너무도 엄격하셨습니다. 제자들로부터 “완전한 포기”를 받아내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가끔 사람들은 “주님을 위해서 나는 이런 것, 이런 것을 포기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부분적인 포기는 포기가 아닙니다. 생명까지 드리는 포기가 완전한 포기입니다. 그래서 “완전한 포기”를 드린 제자들은 왕창 망가진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도 바울처럼 그 인생이 박살이 나고 맙니다.

   저는 지금 미얀마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이 말씀을 적고 있습니다. 미얀마로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미얀마는 저에게 많은 것을 포기하게 합니다. 포기가 없이는 갈 수가 없는 땅입니다. 또한 미얀마에 있으면 어떤 강한 압박감이 옵니다. 그래서 기도가 절실해집니다. 수술실로 들어가는 한 환자와 가족들이 서로의 감정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의사로부터 최선을 다 해보겠지만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마지막”은 환자와 환자 가족들에게는 “절실함”으로 이어집니다. 돈이 많습니까? 그것이 무슨 힘이 됩니까? 사회적으로 출세했습니까? 그것이 무슨 해답이 됩니까? 세상의 권세와 명예를 다 손에 얻었습니까? 그것이 새생명을 주겠다는 보장을 해 줍니까? “마지막”이라는 말 앞에 서면, 그 모든 것들이 다 필요가 없습니다. 절실함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절박한 순간에 이르게 되면 모두 절실해집니다.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그냥 기도합니까? 아닙니다. 절실하게 기도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야 예수님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왜 제자들로부터 그 모든 것을 빼었는지 말입니다. 사람은 아무 것이 없어야 절실해집니다, 제자들이 그 “절실함”을 갖고 살도록 다 빼앗았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가진 것이 없으셨습니다. 가난한 나사렛 목수의 아들로 태어났기 때문에 평생 가난했던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는 분이셨지만, 모든 것을 갖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는 절실함을 갖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께서 기도하실 때, 이마에서 떨어지는 땀이 핏방울처럼 떨어졌습니다. (눅 22:44) 예수님은  당신의 능력으로 해결하실 수 일이었지만, 예수님은 오직 하나님만을 절실히 의지하는 모범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것입니다. 제자들에게 꼭 필요했던 절실함이었습니다.

   불 중에는 모닥불이 있습니다. 모닥불은 많은 사람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습니다. 크리스천의 삶이 그래야 합니다. 그러나 제자의 삶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제자는 모닥불이 아니라 화산이 터져서 쏟아지는 펄펄 타오르는 용암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 정도의 용암이 아니라면 이 타락한 세상을 녹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주님이 떠나신 후에 절실히 기도했고, 그들의 절실함 위에 성령의 뜨거운 불이 임하셨던 것입니다. 그 절실함, 그 간절함이 우리에게도 있어야 합니다. 오병이어 기적만을 바라는 이기적인 대중은 지금 현대 교회 안에도 우글우글 넘칩니다. 그들은 곧 떠날 것입니다.

   이제 이 말씀을 마치면서, 다시 한번 사도 요한에게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요한복음 6장에서 사도 요한이 우리에게 간절히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습니까? 오병이어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했던 것입니까? 아니었습니다. 거친 파도 위로 걸어오셨던 예수님의 초자연적인 능력을 전하고자 했던 것입니까?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등을 돌리고 떠났던 대중의 무지를 전하고자 했던 것입니까? 아니었습니다. 요한의 결론은 마지막 절에 있었습니다. 열두 제자들 가운데 예수님을 팔 “마귀”가 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그 말씀을 하셨던 예수님의 슬픔이 얼마나 크셨을까를 전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요한의 성품이 매우 온유하고, 매우 사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요한복음 13장 23절에 보면 요한이 예수님의 품에 기대여 있는 모습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 중에서 요한을 특별히 사랑하셨다 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요한복음 6장에 그려진 요한의 모습은 그런 사랑스런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등을 돌린 제자들이 아니라, 예수님을 “팔 자”를 향한 그의 분노가 폭발했던 모습이었습니다. 그것은 요한이 숨기고 있었던 그의 본성이었습니다. 요한의 본성은 온순한 성품이 아니라 우레처럼 크게 폭발하는 성품이었습니다. 마가복음 3장 17절은 요한의 본성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세베대의 아들 야고보와 야고보의 형제 요한이니 이 둘에게는 보아너게 곧 우레의 아들이란 이름을 주셨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누가복음 9장 54절에서 “야고보와 요한이 이를 보고 이르되 주여, 하늘에서 불을 내려다가 이 사람들을 다 태워 버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라고 했습니다. 그 불같은 성품을 가졌던 사람이 바로 요한이었습니다.

   왜 요한은 그처럼 분노했을까요? “너희 중에 한 사람이 마귀다”라는 말씀을 하셨을 때 예수님의 얼굴이 너무도 슬퍼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감람산으로 가려면 깊은 계곡을 건너야 합니다. 그 계곡을 "기드론 골짜기"라고 합니다. ‘기드론’은 ‘어두운’이란 뜻입니다. 예루살렘 성에서 사람이 죽으면 이 기드론 골짜기를 지나 건너편 언덕에 시신을 묻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에서 전염병에 걸리게 되면 그들은 기드론 골짜기를 건너 멀리 가서 살아야만 했고, 다시는 그 기드론 골짜기를 건너서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올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드론 골짜기는 눈물의 골짜기요, 슬픔의 골짜기였습니다. 요한복음 6장에는 성난 갈릴리 바다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요한복음 6장에는 그 슬픔의 기드론 골짜기도 있었습니다. 그 골짜기로 예수님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썩는 양식을 위해서는 살지 말라.” 이 말씀이 여러분에게는 어떻게 들리십니까?

“너희도 가려느냐?” 이 말씀이 여러분에게는 어떻게 들리십니까?

“너희 중에 하나는 마귀다.” 이 말씀이 여러분에게는 어떻게 들리십니까?

    예수님은 제자의 이름을 숨기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사도 요한은 그 제자의 이름을 큰 나팔로 공개했습니다. 요한복음 6장에는 그처럼 예수님의 슬픔과 사도 요한의 분노가 혼란스럽게 섞여 있었습니다. 우리는 누구이어야만 합니까? 당신은 군중입니까? 제자입니까? 제자라면 당신은 주님께 기쁨이 되는 제자입니까? 아니면 슬픔이 되는 제자입니까? 이 찬양의 가사가 그 답입니다.

1.

나 주님의 기쁨 되기 원하네. 내 마음을 새롭게 하소서.

새 부대가 되게 하여 주사 주님의 빛 비추게 하소서.

내가 원하는 한 가지 주님의 기쁨이 되는 것

내가 원하는 한 가지 주님의 기쁨이 되는 것

2.

겸손히 내 마음 드립니다. 나의 모든 것 받으소서.

나의 맘 깨끗게 씻어주사 주의 길로 행하게 하소서

내가 원하는 한 가지 주님의 기쁨이 되는 것

내가 원하는 한 가지 주님의 기쁨이 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