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스 크리스찬

약 1:22

   요즘 한국 사회에서 넘쳐나는 용어들이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가짜 뉴스, 위장 전입, 차명 계좌, 학력 위조, 합성사진, 짝퉁, 거짓 예언, 등등. 이 모든 것들의 핵심은 남을 교묘히 속이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는 거짓이 없으십니다. 하나님은 거짓을 용납하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십계명에서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 하지 말라.”(출 20:16)고 하셨습니다. 요한계시록에서도 거짓말 하는 자들은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무엇이든지 속된 것이나 가증한 일 또는 거짓말하는 자는 결코 그리로 들어가지 못하되, 오직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만 들어가리라.” (계 21:27) 그처럼 거짓은 죄였습니다.

   그런데 남을 속이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입니다. 그래서 고린도전서 3장 18절은 “아무도 자신을 속이지 말라.”라고 하셨습니다. 갈라디아서 6장 7절은 “스스로 속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야고보서 1장 22절도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무슨 의미들일까요? 죄인인데 죄인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자신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것이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양심의 소리를 묵살하는 것이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받으셔야 할 영광을 가로채는 것이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하나님보다 자신을 더 높이는 일이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이 여호와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야고보서 1장 22절은 구체적으로 한 실례를 들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말씀만 알고, 말씀대로 살지 않으면 그것이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좋은 예가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하와입니다. 뱀이 하와에게 물었습니다.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하와가 대답했습니다. “동산 나무의 열매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 그러자 뱀이 말했습니다. “너희가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 그 말을 듣고 하와가 그 나무를 주목했습니다. 먹음직해서 침이 흘러내렸습니다. 보암직해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하와는 그 금지된 과실을 따서 먹었습니다.

   이 사건을 야고보서 1장 22절이란 현미경을 통해서 보면 어디에서 잘못되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사탄이 먼저 거짓말 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사탄이 그 금지된 과실을 직접 따서 하와에게 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먹고 싶은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금지된 과실을 직접 따서 먹은 사람은 하와였습니다. 그 과정이 야고보서 1장 22절 말씀과 일치합니다. 하와는 하나님께서 하셨던 말씀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100점짜리 암기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너희는 말씀을 행하는 자가 되고,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하와에게 적용하면, 그녀는 하나님의 말씀을 완벽하게 암기하고 있었지만, 그 말씀대로 행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으로 결론을 내린다면, 하와는 말씀만 듣기만 하고, 그 말씀대로 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탄에게 속았던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속인 것이 된 것입니다. 그것이 죄가 되었습니다.

   하와의 모습 속에 우리의 모습이 있습니다. 크리스천이라면 집에 몇 권의 성경책이 있을 것입니다. 불경(佛經)이 아니라 성경(聖經)이기 때문에 자신은 크리스천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성경을 읽고, 그 말씀을 묵상하고, 그 말씀을 암송하기 때문에 자신은 괜찮은 크리스천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매주 교회에 출석해서 담임목사의 설교를 집중해서 듣기 때문에 자신은 꽤 모범적인 크리스천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말씀대로 살지 않는다면 하와와 다를 바 없이 우리도 우리 자신을 속이는 자가 됩니다.

   자기 자신에게 속지 말라는 뜻은 자기 자신을 너무 믿지 말라는 뜻입니다. 자기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뜻은 자기 자신을 너무 칭찬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지나치게 관대할 때가 많습니다. “괜찮아! 너는 지금 잘 하고 있는 거야. 힘내. 너는 할 수 있어. 의싸!” 자신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일은 좋습니다. 그러나 하와처럼 “이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야. 사탄이 한 것이야.” 아담처럼 “내가 아니야. 금지된 열매를 딴 사람은 하와였어. 나는 그녀가 준 열매를 단지 먹었을 뿐이야.”라고 한다면 그것은 모두 자신을 속이는 일이 됩니다. 야고보서의 핵심은 “행함이 없는 믿음은 그 자체가 죽은 것이다.”입니다. (약 2:17)

   야고보는 한 걸음 더 들어가서 말합니다. 말씀을 듣고 행함이 없는 사람은 거울을 본 후에 거울 앞에서 떠난 사람과 같다고 했습니다. (약 1:23-25) 즉 거울 앞에 서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거울에서 떠나면 그 순간부터 자신의 모습은 사라지고, 기억도 하지 않고 사는 것과 같다고 한 것입니다. 예배당에서 말씀을 들을 때는 거울 앞에 서있는 것처럼 모든 말씀이 확실하게 보이지만, 예배당을 떠나면 그 순간부터 그 말씀은 사라져 보이지 않고, 세상과 타협하면서 살아가게 되는데, 그것이 자신을 속이는 일이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1. 마음의 의자에서 똑똑한 자아를 내려놓으십시오.

   사람의 마음 안에는 한 의자가 있습니다. 그 의자에 ‘자아(自我)’라는 것이 앉아서 나를 주장하게 되면 우리는 쉽게 속고 맙니다. 자아(自我)만큼 우리 자신을 잘 아는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내가 나에게 말합니다. “너, 말씀 보았지? 그 말씀을 암송했지? 그런데 지금은 눈 감아. 지난주일 설교 잘 들었지? 그 말씀을 기억하고 있지? 그런데 지금은 귀 막아.” 자아(自我)는 하나님의 말씀은 다 좋지만, 현실에서 그 말씀대로 살 수는 결코 없다고 우리를 쉽게 설득시킵니다. 그 자아를 마음의 의자에서 냉정하게 내려놓아야 자신에게 더 이상 속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의 자아를 철저히 내려놓았던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갈 2:20) 이 말씀이 우리에게 도전이 되는 것은 그 말씀이 바울의 “고백”이 아니라, 바울의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말로만 그렇게 고백했던 것이 아니라, 주님이 왕이 되시는 삶을 살았습니다. 우리가 말씀대로 살지 못하는 것은 자아(自我)가 여전히 우리를 통치하도록 자아에게 내 마음의 의자를 내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자아를 얼마만큼 신뢰하십니까? 바울은 똑똑한 사람이었지만, 그 똑똑한 자아를 믿지 않았습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입니다. “아무도 자신을 속이지 말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이 세상에서 지혜 있는 줄로 생각하거든 어리석은 자가 되라. 그리하여야 지혜로운 자가 되리라. 이 세상 지혜는 하나님께 어리석은 것이니, 기록된 바 하나님은 지혜 있는 자들로 하여금 자기 꾀에 빠지게 하시는 이라 하였고, 또 주께서 지혜 있는 자들의 생각을 헛것으로 아신다 하셨느니라.” (고전 3:18) 하나님은 자아(自我)를 신뢰하는 자들에게는 스스로 “자기 꾀”에 빠지도록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자아의 생각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분명히 알게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을 밝히 알았기에 바울은 자신의 자아(自我)를 비롯해서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배설물로 다 버렸습니다. (빌 3:8-9) 내 안에서 자아가 죽어야, 내 안에서 그리스도께서 사신다는 것을 바울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마음의 의자에서 자아(自我)를 내려놓으십시오. 그러면 스스로 자신에게 속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그리스도로 채우십시오.

   깊은 명상과 자아 성찰을 통해서 자기 자아(自我)를 내려놓는 것으로 “끝”이라면 그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은 단순히 “비웠다.”라는 뜻이 아니라, 깊은 명상과 수도를 통해서 해탈(解脫)하여 최고의 경지인 열반(涅槃)에 들어감으로써 고통이 넘치는 사바세계(裟婆世界)로 윤회(輪廻)하지 않고 그 어떤 것도 소유하지 않은 완전한 무(無)의 존재가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즉 부처가 된다는 뜻입니다. 신(神)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런 공(共)의 세계는 없습니다. 그래서 불교는 남을 속이고, 자신을 속이는 종교입니다. 사도 바울이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고 자기 자신을 죽였던 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그런 공(空)을 가리킨 말이 아닙니다. 야고보서 1장 26절은 그런 불교의 공(空)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자기 마음을 속이면 이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라.” 그러므로 불교의 수도는 헛된(worthless) 자아 성찰을 할 뿐입니다.

   사도 바울이 자신을 날마다 쳐 복종시키며 자신을 비웠던 것은 그런 공(空)을 위함이 아니라 “채움”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바울은 자신을 죽이고, 그의 빈 공간을 예수님으로 채웠습니다. 그때부터 바울은 공(空) 속에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사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내 마음의 주인이 되셨으니, 그 안에 거짓이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통치하시기 때문입니다.

3. 말씀을 꺼내서 하나 하나 실천하십시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말씀을 듣고 행하지 않는 것은 자기를 속이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항상 동일한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가라사대(God said...)”라는 믿음과 순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믿음과 순종은 항상 심플합니다. “어떻게 그 어려운 일을 할 수 있었습니까?”라고 물으면, 그들의 대답은 항상 동일합니다. “하나님께서 그 일을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으니 그 말씀에 순종할 뿐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믿음과 순종은 항상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갑니다. 야고보서 역시 믿음과 순종이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갔습니다. 약 1:18절입니다. “그가 피조물 중에 우리로 한 첫 열매가 되게 하시려고 자기의 뜻을 따라 진리의 말씀으로 우리를 낳으셨느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약 1:21절입니다. “마음에 심어진 말씀을 온유함으로 받으라.”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를 말씀으로 낳았고, 우리 마음에 말씀을 심으셨으니 그 말씀을 온유함으로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가라사대”라고 하시면, 그 말씀이 어떤 말씀이든 겸손히 받으라는 뜻입니다. 가리지 말고, 빼지 말고, 판단하지 말고, 목숨으로 순종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처럼 말씀에 붙들려 사는 사람은 남을 속이고, 자신을 속이는 일은 결코 하지 못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거짓을 허락하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다나엘을 이렇게 칭찬하셨습니다. “보라, 이는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요 1:47) 이 말씀에서 “간사함”의 헬라어는 ‘도로스(δ?λο?)’입니다. ‘도로스’는 무고한 사람을 잡기 위해서 덫을 놓았다거나, 남을 속였던 경력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예수님께서 나다나엘을 제자로 삼으셨을 때 그의 외모나, 실력이나, 경력이나, 리더십을 보지 않았습니다. 나다나엘 안에 간사한 것이 없는, 거짓이 없는 그의 순결한 마음을 보시고 뽑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속을 들려다 보시고 우리 안에서 그 속임, 거짓, 간사함 ‘도로스(δ?λο?)’를 찾을 수 없었다면 얼마나 기뻐하시겠습니까?속임이 없는, 거짓이 없는, 간사함이 없는 나다나엘과 같은 그런 순결한 크리스천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