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서 내 곁에 서서

딤후 4:17

 

   몇 개월 전부터 카친 목회자들에게 팔라퐁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아이를 찾을 가능성이 1%도 없다고 했습니다. 한국과 면적이 같은 카친에서 ‘팔라퐁’ 이름 석자와 사진 한 장만 가지고 그 아이를 찾을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솔직했습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가난한 필리핀 사람들은 부자들 앞에 서면 숨을 쉬지 못합니다. 미얀마 사람들은 총을 든 군인들 앞에 서면 숨을 쉬지 못합니다. 그들이 그런 사람들 앞에서 숨을 쉬지 못하는 것은 돈이 없기 때문이 아니고, 힘이 없기 때문이 아니고, 용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챔피언 웡라응산(Aung La N Sang)을 만나고 싶다고 했을 때도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감히 그 사람을 만날 수 있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를 지키는 사람들이 우리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웡라응산은 1985년생으로 이제 33살입니다. 그런데 카친 사람들은 청동으로 그의 동상을 거대하게 제작해서, ‘카친의 심장’이라고 말하는 Kachin National Park에 세웠습니다. 눈이 부시도록 당당하게 서 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제우스(Zeus) 동상 같았습니다. 카친 사람들은 살아있는 젊은 친구를 그렇게 영웅으로 추앙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가능하다는 그를 만났습니다. 그와 약 15분 동안 대화를 하면서 우리는 금방 친해졌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웡라응산은 제 어깨 위에 그의 손을 얹고 찍어줬습니다. 사람들은 그 사진을 보고 “와우! 옛날부터 잘 아는 사이냐?”고 물었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그와 친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에게 격려의 메시지와 사인을 부탁했을 때, 그는 주저하지 않고 해주었습니다. 그가 쓰는 내용을 옆에서 지켜보았습니다. 그는 이렇게 썼습니다. “Be a powful Christian Fighter. (강한 크리스천 화이터가 되라!)” 철자를 틀리게 쓰고 있었습니다. “powerful”이라고 써야 하는데, ‘er’을 빠트리고 “powful”이라고 썼습니다. 웡라응산은 사인을 마치고 한번 읽어보더니, “Oopsss.. ‘powerful’ 철자가 틀렸습니다. 다시 써드리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때 제가 “아닙니다. 충분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말 농담 삼아 웃으면서 그에게 말했습니다. “이것은 당신이 신(神)이 아니라는 증거입니다. 영웅도 이런 실수를 합니다. 하하하.” 그러자 웡라응산도 깔깔 웃으면서 “Yes, Pastor, You are right. I am a man. (네, 맞습니다. 저는 그저 사람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에게 내년 3월에 도쿄에서 있는 자신의 챔피언 방어전 경기를 위해서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잘못 쓴 철자 하나 때문에 깔깔 웃으면서 금방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누가 우리의 영웅입니까? 그 어떤 영웅도 하나님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을 향해 담대한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그 어떤 누구도 우리에게 대단한 존재가 될 수 없습니다. 거인 골리앗 앞에 섰던 어린 다윗의 믿음이 그것이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남에게 없는 것을 나 혼자 갖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을 내 주변에 쫘악 깔아놓는 것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일들을 다 할 수 있는 돈이 콸콸 넘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우리에게 결코 [든든함]이 될 수 없습니다. 

   모세가 광야 가데스에서 12명의 정탐꾼을 가나안으로 보냈습니다. 40일 동안 정탐을 하고 돌아온 그들은 두 그룹으로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열 명은 “가나안은 큰 땅이었고, 성읍은 견고했고, 거민은 신장이 장대했고, 그들은 대장부였고, 우리는 메뚜기 같았다.”라고 했습니다. (민 13:28-33) 그들은 아낙 자손을 보고 주눅이 들어 돌아왔습니다. 싸워보지도 않고 그들은 이미 패배자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여호수아와 갈렙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옷을 찢으며 외쳤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 하나님께서 그 약속의 땅을 우리에게 주시리라. 여호와를 거역하지 말라. 그 땅의 거민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은 우리의 밥이다. 그들의 보호자는 그들에게서 떠났고, 여호와는 우리와 함께 하시느니라. 그들을 두려워 말라.”(민 14:8-19)라고 했습니다. 

    믿음은 용기를 낼 때 더 강해집니다. 하나님께 받은 믿음을 상자 속에 잘 보관하고 있으면 그 믿음은 어디에도 쓸데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믿음은 꺼내서 강력한 무기로 사용할 때 큰 역사가 일어납니다. 열 명의 정탐꾼은 거인 아낙 자손만 보았습니다. 그들과 붙으면 비극적인 결말만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들은 믿어야 할 것은 믿지 않고, 믿을 필요가 없는 것은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모세가 자신들을 약속의 땅이 아니라, 죽음의 땅으로 인도했다고 원망했습니다. 가슴이 답답해 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2019년에 상대하게 될 사람들을 바라보지 마십시오. 우리와 늘 함께하시는 하나님만을 바라보십시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골리앗의 이마 즉 골리앗의 약점을 찾아 그 목표점을 향해 힘차게 돌을 던져서 명중을 시켰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트렸던 것은 그의 실력이 아니라 그의 믿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골리앗은 돌이 아니라 다윗의 믿음 때문에 나가떨어졌습니다. (삼상 17장) 그러나 골리앗을 잃었지만, 블레셋 왕은 항복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퇴를 했을 뿐이었습니다. 블레셋 왕은 다시 전열을 정비해서 이스라엘을 공격했습니다. 그때 블레셋 왕이 선봉대장으로 내세웠던 사람이 [라흐미]란 장수였습니다. 라흐미는 골리앗의 친 동생이었습니다. (삼하 21장) 라흐미 역시 골리앗처럼 거인이었습니다. 블레셋 왕은 라흐미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거인들을 함께 선봉에 배치하고 이스라엘을 다시 공격했습니다. 그때 이스라엘 군인 중 엘하난이 라흐미를 쳐서 죽였고, 다윗의 형 삼마의 아들 요나단이 또 다른 거인들을 쳐서 죽였습니다. 그들은 무명의 용사들이었지만, 거인들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나아가 싸워 이겼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다윗을 본받아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 싸웠다는 증거였습니다. 

   2019년도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돈도, 사람도, 기술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윗처럼 주님께서 우리 곁에 늘 함께 계시고, 우리에게 이길 힘을 주신다는 확고한 믿음과 담대한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위대한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순교가 눈앞에 다가와 있음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디모데후서는 바울이 순교하기 전에 쓴 그의 마지막 서신입니다. 바울은 그 서신에서 순교를 바라보지 않고, “서서” 그를 지켜보고 계시는 주님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마치 스데반 집사가 순교할 때, 그를 돌로 치는 자들을 보지 않고, 하나님의 우편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던 예수님을 바라보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바울의 마지막 고백입니다. “주께서 내 곁에 서서 나에게 힘을 주심은 나로 말미암아 선포된 말씀이 온전히 전파되어 모든 이방인이 듣게 하려 하심이니 내가 사자의 입에서 건짐을 받았느니라.” (딤후 4:17) “주께서 내 곁에 서서 나에게 힘을 주신다.”는 그의 고백이 우리에게 너무도 큰 힘이 됩니다. 우리와 동행하시는 주님과 늘 동행하는 2019년 365일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