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 선교통신 144호

동남아 한센 선교회

양한갑/최영인 선교사

그리스도 대사 Aung La N Sang

    한 스포츠맨이 지금 미얀마를 흔들고 있다. 웡라엔샨(Aung La N Sang)이다. 웡라는 1985년생으로 현재 33살이다. 세계종합격투기 One Championship에서 라이트급(61kg 이하) 세계 챔피언이 되었고, 체급을 올려서 미들급(72kg 이하)에서도 세계 챔피언이 되었다. 미얀마 스포츠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웡라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기 전에 세계 무술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보겠다. 한국에 씨름과 태권도가 있다면, 일본에 유도와 킥복싱이 있다면, 중국에 쿵푸가 있다면, 태국에 무에타이가 있다면, 미얀마에는 렉훼(Lethwei)가 있다. 렉훼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보면 레훼는 스포츠가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살인’ 무술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즉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신체가 곧 무기(병기)가 된다. 치아를 보호하는 '마우스 피스'도 착용하지 않는다. 어떤 보호장구도 허용하지 않는다. 권투 글러브도 끼지 않는다. 단지 주먹을 보호하기 위해서 약간의 붕대만을 감고 싸운다. 그래서 링은 피바다가 되고, 싸우다가 사망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런데 미얀마 사람들은 그 레훼에 푹 빠져 있다.

    태국 왕조 중에 아유타야(Ayutthaya) 왕국이 있었다. 아유타야의 인구는 1600년까지 약 30만 명이었고, 1700년에는 약 100만 명이 되어, 태국에서 가장 큰 도시가 되었다. 그런데 그 아유타야가 1767년에 버마군에 의해서 철저히 무너졌고, 결국 아유타야 왕국은 멸망하고 말았다. 그때 버마군은 태국 사람들에게 외치기를 "오직 버마인만이 불교를 믿을 수 있다."고 선언했다. 그래서 아유타야 왕국에 있던 모든 불상의 머리를 다 잘라버렸다. 지금도 태국의 아유타야에 가면 목이 잘린 부처들을 여기저기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 이후 태국의 반격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백전백패를 당하고 말았다. 태국이 그처럼 버마에게 무기력하게 연패를 당했던 이유는 바로 렉훼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모든 버마군들은렉훼를 몸에 갑옷처럼 장착했던 최고의 무술인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세계를 제패한 챔피언 웡라엔샨(Aung La N Sang)이 사용하는 기술이 바로 렉훼이다. 거기에 일본의 킥복싱과 태국의 무에타이까지 결합해서 신무기를 그의 몸에 장착시켰기 때문에 당분간 그를 이길 수 있는 적수는 없다고 말한다.

    웡라엔샨의 이야기로 돌아가겠다. 그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링에 오르면 제일 먼저 그가 하는 일은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이다. 그리고 경기가 끝나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면서 자신이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미얀마 카친(Kachin) 주(州) 미치나(Mythyina)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보석상인이었다. 부유했던 가정환경 때문에 웡라는 양곤으로 내려와 양곤국제학교(Yangon International School)에서 공부했다. 그리고 2003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 앤드류(Andrews) 대학으로 가서 과학농업을 전공했다. 그런데 2007년에 졸업한 이후에 웡라는 전공과는 달리 운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세계 챔피언이 되었다.

   웡라엔샨은 지금 국민 영웅이 되었다. 지난 주, 2018년 10월 28일에 미얀마 양곤에서 열렸던 ONE Championship에서 상대 레바논 선수 Mohammad Karaki를 1회 2분 21초만에 KO로 누르고 세계 챔피언 벨트를 지켰다. 미얀마가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승리한 후, 링 아나운서가 그에게 승리의 소감을 물었을 때, 전 세계로 중계되는 인터뷰에서 그는 놀라운 말을 했다. “더 이상 같은 민족끼리 죽이는 일은 중단해야 합니다. 싸우지 맙시다. 전쟁을 지금 중단하십시오. 우리는 하나입니다.”라고 말했다. 카친의 내전과 로힝야의 내전을 두고 한 말이라는 것을 미얀마 사람이라면 다 안다. 현재 미얀마에서 가장 존경받고 있는 사람은 바로 웡라엔샨이다. 그의 말 한 마디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그의 말 한 마디 때문에 1주일 전부터 미얀마에서 총소리가 멈췄고, 모두 휴전에 들어갔다.

    국민 영웅을 향해서 정치권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웅산 수치가 그를 불러서 그의 승리를 직접 칭송했다. 그러자 군부 최고 총사령관 민웡란(Min Aung Hlaing) 장군이 그를 불러서 “국민 영웅” 증을 주면서, 상금으로 1,000만 잣트(한화 약 800만원)를 주었다. 그러자 웡라엔샨은 카친 난민촌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써달라고 총사령관이 준 상금 전액을 카친 난민촌으로 보냈다. 그의 선행에 대해서 기자가 묻는 말에 웡라는 짧게 대답했다. “저는 챔피언 벨트만 있으면 됩니다. 하루 속히 난민들이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는 단순히 스포츠맨이 아니다. 미얀마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고 이끌고 가는 [그리스도의 대사]가 되었다. 그의 말 한 마디에 전쟁이 멈췄다. 하나님께서  골리앗 앞에 섰던 다윗처럼 그를 위대하게 사용하고 계신다. 그것은 웡라엔샨(Aung La N Sang)의 신앙 고백이기도 하다. 오늘 그를 소개한 것은 동남아한센선교회가 준비하고 있는 미얀마 스포츠 선교를 통해서도 그런 크리스천 리더, 그런 그리스도의 대사가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프로 축구 팀, 포항 스틀러스(Steelers) 최순호감독(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함께 미얀마 축구 선교를 시작하기 위해서 꼼꼼히 준비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축구는 렉훼(Lethwei) 만큼이나 미얀마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기는 국기(國技)이다. 미얀마 축구 선교를 통해서 제2의 웡라엔싼(Aun La N Sang)과 같은 세계적인 크리스천 축구선수들을 배출시키는 역사가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