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얀족(Kayan)

   미얀마에는 135개 부족이 있다. 그 들 중에서 오늘은 카얀족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그들은 오래 전부터 현재 샨(Shan)족과 카야(Kayah)족이 살고 있는 산악 지대에서 살고 있다. 미얀마 동쪽에 위치해 있고, 태국 국경과 인접해 있는 지역이다. 샨족 사람들은 그들을 파둥(Padaung)족이라고 한다. 그러나 카얀족은 자신들을 카얀족으로 불러주기를 원한다.

   카얀족은 여성들이 목에 놋쇠로 만든 긴 링을 끼고 사는 부족으로 유명하다. 5살이 되면 부모들은 여자 아이의 목에 놋쇠 링을 끼워주기 시작한다. 나이가 들면서 그 링의 높이는 점점 길어진다. 링을 끼워주는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다른 부족들과 차별을 두기 위해서. 남자들에게 밉게 보이게 해서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들짐승들이 공격했을 때 제일 먼저 목을 보호하기 위해서 등등. 마지막에 있는 설이 많은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고산 지대에 살았던 카얀족은 호랑이를 비롯해서 자주 무서운 들짐승들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수십 년 동안 목에 링을 차고 있으면 목이 길어진다는 말이 있지만 그것은 착시 현상이다. X-Ray를 찍어 본 결과, 목이 길어지는 것이 아니라, 목뼈는 그대로 있고, 어깨에 있는 쇄골 뼈가 링의 무게에 눌려 밑으로 주저앉아 내려가 있는 것이다. 노인들은 어깨 쇄골 뼈가 갈비뼈 상부까지 내려가 있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될 때까지 그들이 감내해야만 했던 고통은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아픔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사슴처럼 긴 목을 하고 웃는 카얀족의 여인들의 미소는 웃는 것이 아니다.

   현재 카얀족은 샨(Shan)주에 약 4만명이 살고 있고, 카야(Kayah) 주에 약 2만명이 살고 있고, 태국에 약 600명이 살고 있다. 태국 매홍손(Mae Hong Son)에 있는 카얀족은 더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미얀마 사람들이 왜 태국으로 넘어가서 살고 있을까? 

   약 22년 전, 미얀마 군부가 카얀족이 사는 마을을 급습해서 마을 불태우고, 남자들을 잡아 죽이고, 무서운 탄압을 시작했다. 그때 많은 카얀족 여인들이 국경을 넘어 태국으로 피난을 갔다. 태국 정부는 그 카얀족을 난민촌이 아니라 별도의 장소에 수용했다. 그리고 태국 정부는 목이 긴 특이한 카얀족을 통해 관광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 그 지역을 관광지로 개발했다. 그래서 카얀족이 있는 난민촌은 1995년부터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지금도 외국 관광객들은 목이 긴 카얀족이 태국에 있는 한 부족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미얀마 난민들이다. 관광객은 미화 10불을 내고 마을 안으로 들어가 카얀족 사람들을 만난다. 카얀족 사람들은 관광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생계비를 번다. 그들의 한 달 수입은 월 60불 정도이다. 태국 사람들은 카얀족을 그곳에 가두고 인간 동물원으로 만든 것이다.

   미얀마에서는 1850년대부터 이태리에서 온 수녀들이 카얀족을 대상으로 선교를 시작했다. 그래서 현재 샨(Shan)주와 카야(Kayah) 주에는 약 306개 카얀족 부락이 있는데, 그 중 209개 마을에 천주교회가 있고, 32개 침례교회가 있고, 44개 불교사원이 있다. 약 80%의 카얀족이 천주교인 혹은 기독교인이다.

   미얀마 군부가 행한 일들을 보면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전통]이란 굴레 속에서 무거운 놋쇠 링을 목에 차고 살아가는 카얀족이 그 모든 결박을 던져버리고 자유롭게 살 수 있기를 기도한다. 또한 태국으로 피난을 갔던 카얀족 난민들이 자신들의 고향으로 속히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