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M 선교통신 151호

동남아 한센 선교회

양한갑/최영인 선교사

   모세는 그의 생을 마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가 여호와께서 행하신 그 모든 큰 일을 너희 눈으로 보았느니라.”라고 했습니다. (신 11:7) 미얀마 28차 선교 현장에서 일어났던 많은 일들이 그와 같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행하신 큰 일들이 너무도 놀랍고, 너무도 기묘한 일들이었습니다. 한국만한 넓은 땅에서 이름 하나와 사진 한 장만 가지고 팔라퐁(Phala Phone)을 하루 만에 찾을 수 있었던 것은 홍해가 열렸던 기적과 버금가는 일이었습니다.

   미국에 있어야 할 웡라응산(Aung La N Sang)이 갑자기 카친으로 오게 되어 그를 만날 수 있게 된 것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팔라퐁을 찾기 위해서 저를 미치나(Myitkyina)로 보내셨고, 그 시간에 하나님은 웡라응산을 미국으로부터 미치나로 보내셨고, 또 그 시간에 푸타오(Putao)에 있는 와리보(Wa Le Bow)목사를 미치나로 보내셔서 저를 만나도록 해주셨습니다. 그들과의 회동은 제 일정 안에는 없었던 일들이었습니다. 그 만남들을 통해서 카친 선교는 더 넓은 지경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잠 16:9) 그 말씀이 카친 선교 현장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메얀청 선교 위에도 하나님의 풍성한 축복이 있었습니다. 배고픈 메얀청 한센인들에게 생명의 빵을 공급하기 위해서 빵 선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빵 공장이 완공되면, 내년 6월부터 약 600 가구 앞으로 매주 사랑의 빵이 전달될 것입니다. 빵 공장 설립을 위해서 좋은 부지를 알아보라고 리안(Lian)전도사에게 지난 9월에 부탁했는데, 10월에 리안이 흥분된 목소리로 “목사님, 선교센타 바로 옆에 좋은 땅이 나왔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메얀청에 파는 땅은 많지만, 사고 싶은 땅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리안의 소식은 저에게 큰 기쁨이 되었습니다. 주인을 만나 값을 흥정해 보고, 좋은 값이면 11월에 가서 계약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 11월에 주인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주인은 부지에 관계된 서류를 가지고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는 메얀청 직전 동장이었습니다. 그의 이름으로 된 등기 서류가 없다면 그의 땅을 매입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12월 말까지 요구한 모든 서류를 만들어서 오겠다고 했습니다.

   기도가 많이 필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땅을 사고 안사고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직전 동장이 저를 속이고 그 땅을 팔려는 낌새를 탐지했습니다. 그 문제를 잘 처리하지 않으면 직전 동장의 보복성 방해로 인해서 메얀청 선교가 많이 힘들어 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리안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뒷조사를 조심스럽게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리안 역시 메얀청에서는 외지 사람이었기 때문에 메얀청 내부에서 그런 정보를 깨는데는 나름대로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 동장이 중요한 정보를 주었습니다. 현 동장은 그 사람도 주인이지만, 그 사람 외에 그의 두 형제도 주인으로 등재된 땅이라고 했습니다. 즉 직전 동장 혼자서 그 땅을 팔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땅을 사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리고, 직전 동장에게는 없었던 일로 하자는 말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지혜롭게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보자고 리안에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미치나에 있을 때, 리안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 며칠 전에 좋은 땅이 나왔습니다. 저희 선교센타 건너편 땅인데, 지난 번 땅보다 몇 배나 더 크고 좋습니다. 그런데 값이 너무 비쌉니다.” 부지의 위치와 크기와 값을 물었습니다. 지난번 땅 값은 400만 잣트인데, 새 땅 값은 1,200만 잣트라고 했습니다. 3배나 더 비싼 가격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지의 위치와 활용성을 계산했을 때 놓칠 수 없는 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카친 선교를 마치고 양곤으로 내려왔을 때, 제일 먼저 그 땅 주인을 만났습니다. 양곤 근처에서 가구점을 운영하는 사람이었는데, 사업을 확장하면서 급전이 필요해 그 부지를 급하게 팔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그 부지에 관한 등기 서류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하자가 없는 땅이었습니다.

   그래서 값을 흥정했습니다. 그가 가지고 온 계약서에는 5년 전에 800만 잣트를 주고 그 땅을 구입한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땅 값이 많이 올랐지만, 돈이 급하게 필요해서 파는 것이니 1,200만 잣트에서 한 푼도 깎지 말아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투기용으로 사는 땅이 아니고, 메얀청 한센인들을 위한 빵 공장을 건립할 목적으로 사는 것이니 100만 잣트만 깎자고 했습니다. 주인은 가난한 메얀청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한다고 하니 자신도 기부하는 마음으로 100만 잣트를 내려서 1,100만 잣트에 팔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계약이 성사되었습니다. 1,100만 잣트는 그 다음 날 해결이 되었습니다. 미국 선한목자교회 변진해집사님께서 400만원을 헌금해 주셨고, 그 날 밤 여수 애양원교회에서 600만원을 헌금해 주셔서 완불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미리 준비해두셨던 분들을 통해서 Bread of Life Family 빵 공장 부지가 그렇게 마련되었습니다.

   어려운 숙제도 함께 풀어졌습니다. 직전 동장에게 그가 숨기고 있었던 비밀을 언급하지 않고, 너무 좋은 땅이 나와서 그 땅을 구입하기로 했으니 양해를 구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1,100만 잣트에 그 땅을 사기로 했다면 아주 좋은 거래를 한 것이라고 하면서 오히려 저를 축하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과 원수 되지 않고 쉽게 해결이 되었습니다.

   맑은 시냇물이 졸졸 노래하며 흘러가듯이 이번 미얀마 28차 선교는 그 어떤 막힘도 없이 시냇물처럼 순조롭게 흘러내려갔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모든 일을 하셨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감사를 드립니다. 미얀마 28차 선교에 동행해 주셨던 송재선장로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송장로님의 소개로 양곤에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분들께서 미얀마 선교에 필요한 여러 도움을 주시겠다고 약속해주셨습니다. 그 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 미얀마 선교를 위해서 금식하시며 기도해 주셨던 많은 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