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기대거라.

요 16:33

 

    어느 날, 손자가 할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옛날에는 어떻게 사셨어요? 과학 기술도 없이, 인터넷도 없이, 컴퓨터도 없이, 드론도 없이, 휴대폰도 없이, 카톡도 없이, 페이스북도 없이?” 할아버지가 대답했습니다. “오늘날, 너희 세대가 인간미도 없이, 품위도 없이, 수치심도 없이, 존경심도 없이, 겸손도 없이 사는 것과 같았지. 너희는 우리를 늙었다고 말하지만, 우리야말로 참 행복한 세대였단다. 과외 공부도 없이 해질 때까지 들판에서 뛰어놀았고, 목이 마르면 페트병 물이 아닌 시원한 샘물을 퍼마셨고, 맨발로 뛰어다녀도 아무렇지도 않았고, 장난감은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서 놀았고, 친구가 부르지 않아도 친구 집으로 가서 밥을 먹고는 했었지. 우리는 그렇게 산 마지막 세대야. 그래서 우리는 한정판이란다.”

    가슴이 아려오는 손자와 할아버지의 대화입니다. 옛날에는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나가보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넓은 세계를 보고 오면 마음도 커지고, 꿈도 커지리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실망과 좌절만 가지고 돌아옵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제대로 된 세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속이고, 꼬이고, 틀어진 세상만 보고 옵니다. 요즘 미얀마와 필리핀을 보면서 느끼는 저의 솔직한 소회입니다. 드론 택시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인간이 화성에서도 살 수 있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어도 저에게는 놀라운 뉴스가 되지 못합니다. 그 우주선 안에도 타락한 인간이 타고 있고, 첨단 과학을 통해서 죄의 세계만 더 넓게 퍼질 뿐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세상을 여러 방법을 통해서 배우고, 여러 경험을 통해서 알아갑니다. 그러나 예수님께는 그런 것들이 필요가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이 세상을 다 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처럼 부모로부터 태어나신 분이 아니라, 천국으로부터 오신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육신을 가지셨지만, 인간의 육체를 잠시 입으셨던 하나님이셨습니다. 그 주님은 이 세상을 어떻게 보셨을까요? 누가복음 10장 3절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갈지어다.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어린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예수님은 이 세상을 이리들이 날뛰는 세계로 보셨던 것입니다. 가인이 아벨을 죽였을 때부터 이 세상은 그렇게 이리 떼들이 설치는 살인자의 땅이 되었습니다. 지금 미얀마와 필리핀이 그런 사악한 이리들에 의해 아벨의 피가 흐르는 땅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이리 떼로부터 양들을 떼어내기 위해서 [구별함]을 모세에게 지시하셨습니다. 레위기 10:10절입니다. “너희가 거룩하고 속된 것을 분별하며, 부정하고 정한 것을 분별하라.” 레위기 20:25절입니다. “너희는 나에게 거룩할지어다. 이는 나 여호와가 거룩하고 내가 또 너희를 나의 소유로 삼으려고 너희를 만민 중에서 구별하였음이니라.” 하나님은 개인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이라는 한 민족도 그렇게 구별시키셨습니다. 출애굽기 19:6절입니다.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 이 말씀들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구별함]은 곧 [거룩함]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민족을 그처럼 구별시키셨던 것은 그 민족만을 사랑하셨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 민족을 통해서 거룩한 백성이 되는 길을 모든 열방 민족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들을 모델로 삼으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민족은 그런 자신들의 주제를 망각하고 설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구별]을 [차별]로 바꿨습니다. 그들은 아브라함?이삭?야곱으로 이어지는 혈통만이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의 혈통이 아닌 민족은 모두 벌레 취급을 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오만을 질타하셨습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지뢰처럼 묻어 놓았던 차별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제거하셨습니다. 유대인들이 경멸했던 사마리아인에게 구원을 주시기 위해서 예수님은 친히 사마리아 지경으로 들어가 남편이 다섯 명이나 있었던 여인에게 영원히 목마르지 않은 생명수를 주셨습니다. 또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서 사마리아인은 원수가 아니라 선한 이웃임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외에도 유대인들이 차별했던 한센인들, 간음했던 여인들, 세리들, 장애인들을 치료해주시고, 그들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도록 품어주셨습니다. 유대인들은 그런 예수님의 행적을 보고 하나님이 구별해 놓으신 거룩한 것을 속된 것들과 섞어 버린 신성모독으로 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선포했습니다. 예수님이 오심으로 유대인의 역할은 거기서 끝났다고. 예수님이 오심으로 아브라함의 혈통이 아니라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영접한 자가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고 선포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12-13절 말씀입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이 선포로 인해 예수님은 유대인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셨습니다. 가는 곳곳마다 멸시를 당하셨고, 결국 그들의 손에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그들은 메시야를 죽인 살인자들이 되었습니다.

    불법을 행한 자들의 살인이 그 골고다에서 끝이 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예수님은 당신이 당한 것과 똑같은 환난과 죽임이 제자들에게도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4:9절입니다. “그 때에 사람들이 너희를 환난에 넘겨주겠으며, 너희를 죽이리니 너희가 내 이름 때문에 모든 민족에게 미움을 받으리라.” 또한 오늘 본문에서도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라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에게 무서운 환난이 있을 것이라고 예언하셨던 것입니다. 그러나 담대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대로 초대교회에 말할 수 없는 핍박과 고난과 죽음이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담대했습니다. 주님께서 담대하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죽이는 자들은 몇 명만 죽이면, 몇백 명만 죽이면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순교자들의 뒤를 따르는 또 다른 순교자들의 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은 수많은 사람을 죽였지만, “예수는 그리스도”라는 진리는 결코 죽일 수가 없었습니다. 왜 못 죽인 것입니까? 예수님께서 세상을 이기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필리핀 두테르테(Duterte), 미얀마 민아웅흘라잉(Min Aung Hlaing). 그들 밑에서 살인을 맡은 자경단(Killer)과 군경(軍警)들은 알아야 합니다. 그들은 결코 이길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 환난이 있으나 승리는 우리의 것이 될 것입니다.

    앞에서 손자와 할아버지와의 대화를 읽었습니다. 앞으로 태어나는 신세대는 지금보다 더 발전된 과학 문명을 말할 것입니다. 그들은 저녁 식탁에서 화성이 아니라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에 도착한 이야기를 하면서 흥분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신세대는 늙어가는 우리를 다시 원시인(原始人)으로 취급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이 더 안쓰럽습니다. 다가오는 세대는 지금보다 몇십 배, 몇백 배 더 악한 세대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시대 앞에서 우리 자녀들이 어떻게 서야 할까요? 그들이 과학과 흔들리는 세상에 빠져 믿음을 저버리지 않도록 말씀으로 단단히 키워야 합니다. 지금보다 더 악한 자들 앞에 서게 될지라도 우리 자녀들이 두려움 없이 담대히 앞을 향하여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특별히 지금 사악한 자들의 총에 죽어가는 필리핀 형제들과 미얀마 형제들에게 오늘의 말씀을 주고 싶습니다.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저에게는 이 말씀이 이렇게 들려왔습니다. “네가 환난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가 오면 내게 기대거라.” 제자들이 환난을 당하고, 순교의 장 앞에 섰을 때 예수님께서 주셨던 그 말씀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내가 세상을 이기었다.”는 말씀. “내게 기대라.”는 말씀. 그 말씀이 환난과 죽음 앞에 섰던 제자들에게 큰 평안이 되었고, 묵직한 담대함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을 너희에게 이르는 것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요 16:33) 예수님은 지금도 큰 어려움과 무서운 환난을 만난 이들에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내게 기대거라.” 우리가 지쳐있을 때 우리에게 기댈 수 있는 등이 되어 주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나의 인생길에서 지치고 곤하여

매일처럼 주저앉고 싶을 때

나를 밀어주시네

일어나 걸어라. 내가 새 힘을 주리니

일어나 너 걸어라. 내 너를 도우리.